불수능 뚫고 '만점'… 이들의 공부 비법은?
손현경, 오푸름,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2.10 10:35

- 수능 만점자 3人을 만나다

  • (왼쪽부터) 신보미양, 이정수양, 김수성씨. / 이신영·임영근 기자
    ▲ (왼쪽부터) 신보미양, 이정수양, 김수성씨. / 이신영·임영근 기자

    지난달 15일 치른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역대 최고 수준의 '불수능'으로 평가된 가운데 만점자는 총 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지옥을 뚫은 비결은 뭘까. 수능 만점자 3인을 만나 들어봤다.

    비법 1. 신보미양, 좋아하는 과목으로 자신감 찾아라

    신보미(서울 대원외고 3)양은 국어·수학 나·영어·생활윤리·사회문화 만점자다. 모의평가에서도 꾸준히 고득점을 받은 신양이지만 모든 게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수능 직전 치른 10월 모의평가에서 지금껏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점수를 보자마자 저의 공부법이 잘못된 건 아닌지 의심했어요. 하지만 그간 해온 노력을 믿고 흔들리지 말자고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이번 수능에서 국어 영역이 특히 어려웠지만, 그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신양은 "평소 시험을 볼 때 되도록 시계를 보지 않는 편"이라며 "시간에 쫓기지 않아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문에 담긴 정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연습도 도움이 됐다. 구체적으로는 머릿속에서 지문을 도식화했다. "대개 첫 문단은 기본적인 설명이고, 다음은 첫 문단을 부연하는 문단이라고 도식화합니다. 이런 연습은 특히 정보가 많은 지문일 때 효과적이에요. 세부적인 내용이 사실인지 묻는 '일치문제'를 풀 때, 보기가 몇 번째 문단에 있는지 쉽게 떠올리죠."

    신양은 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살펴 보완에 힘썼다. 특히 수능 직전에는 부족한 단원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었다. 예컨대, 수학 영역에서 '도형등비급수'가 약해 해당 유형의 문제만 매일 20개 이상 푸는 식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능 시간표를 따라 공부하되, 약점을 더 공부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학습시간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긍정적인 마인드도 만점 비결 중 하나다. 공부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그는 "평상시에 책 읽는 걸 좋아한다"며 "국어 영역의 지문을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 아닌 '독서'처럼 생각했다. 문학은 작품으로, 비문학은 새로운 정보를 담은 글로 여기며 흥미를 높였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는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마라'고 조언했다. "친구들이 저와 다른 교재를 푸는 것만 봐도 불안해할 정도로 저는 쉽게 흔들리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수험생활을 거치며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준비하세요."

    비법 2. 이정수양, 매일 철저히 시간 관리를 하라

    이정수(경기 안양 백영고 3)양은 국어·수학 가·영어·물리I·지구과학I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양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이다. 중학교 때부터 수학에 흥미를 느껴 고등학교 과정을 스스로 선행할 정도였다. 이후 영재고에 진학한 이양은 고 2 올라갈 무렵 전학을 결정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정시 공부에 몰두하려는 의도에서다. 본격적으로 수능을 준비한 2학년 때부터는 기출문제를 전부 찾아서 풀었다. 그는 "평소 수학 실력을 탄탄히 다져온 덕분에 심화학습을 하고 다른 과목 공부를 좀 더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3 때는 자투리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중에서도 점심 때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친구들이 교내식당에 갈 때, 이양은 매일 아침마다 어머니가 챙겨준 도시락을 텅 빈 교실에서 혼자 먹었다. 그는 "수능 시험장이라고 생각하며 조용한 교실에서 도시락을 간단히 먹고 남는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했다"고 전했다.

    철두철미했던 그도 슬럼프는 피할 수 없었다.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고난도 문제를 풀면서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이양은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그는 "덕분에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양은 이번 수능뿐 아니라 올해 1년 동안 치른 6번의 모의평가에서 전 영역 만점을 2번이나 받았다. 그는 "수능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고 싶다면 무엇보다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며 "몸과 마음이 힘들다고 며칠간 공부를 놓으면 그동안 쌓은 실력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법 3. 김수성씨, 문제 꼼꼼히 분석하는 습관 들여라

    지난해 수능 국어·수학 가·영어·물리I·화학I에서 1등급을 받았던 김수성(19·경기 용인 서원고 졸)씨가 이번 수능에서는 같은 영역 '만점 성적표'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안정지원했던 대학 대신 최상위권 의대에 진학하고자 6월부터 재수에 도전했다. "재수를 시작하고 나서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고 3 때와 비교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영역별 학습계획을 다시 세웠어요."

    김씨는 지난해 수능을 준비할 때와는 다른 전략을 짰다. 그는 "5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재수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영역·난도별 매뉴얼 노트'를 만들었다. 특히 수능·모의평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출제의도, 경향, 오답 풀이 등을 노트에 꼼꼼히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이해가 안 가는 문제나 지문은 따로 모아두고 지속적으로 살폈다.

    그는 문제를 보면 '어떻게 하면 빨리 풀 수 있을까'보다는 그 자체를 분석하려는 연습을 했다. 문제 안에 힌트가 숨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부분 문제풀이에 집중하다보니 문제를 분석하는 노력은 부족하다"며 "만약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문제를 꼼꼼히 읽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재수는 '자기 관리'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씨는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성적은 물론이고 학습 계획, 입시 전략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주변 사람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