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진학 선택, ‘수저’ 영향 심해졌다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1.30 10:10

-한국교육개발원, ‘가정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중학생의 고등학교 유형별 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의 변화’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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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정부출연 교육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이 가정배경에 따라 진학하는 고등학교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특목고에 진학할 확률이 높았으며, 반대로 지위가 낮을수록 특성화고에 진학할 가능성이 컸다. 이러한 경향은 10년 전에 비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은 30일 제 12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정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중학생의 고등학교 유형별 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의 변화’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교육종단연구2005’와 ‘한국교육종단연구2013’의 중학생 자료 중 고등학교 진학 결과가 확인된 1만680명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가정배경은 특수목적고 및 특성화고 진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가정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한 단계 증가하면, 일반고 대비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할 상대적 확률은 각각 약 1.41%, 2.84%p 증가했다. 반면, 특성화고에 진학할 확률은 약 11.62%p 감소했다.

    특히 가정배경이 고등학교 진학에 미치는 영향은 10년 전에 비해 커졌다. 가정의 지위가 높아지며 특목고에 진학할 확률과 특성화고에 진학하지 않을 확률은 2005년일 때보다 2013년일 때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논문은 “지난 10년간 중학생의 고등학교 유형별 진학 결과의 차이가 가정의 사회ㆍ경제적 배경에 정치하게 종속된 결과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부모의 교육기대가 클수록 특목고에 진학할 확률은 높아졌지만, 특성화고에 진학할 가능성은 작아졌다. 사교육 참여는 특목고에 진학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반면, 특성화고 진학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은 현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연구가 이뤄진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외고ㆍ국제고ㆍ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일반고와 입시 동시 실시 등) 고교교육 혁신방안은 지난 10년간 특수목적고 및 자율형 사립고가 명문대 입시를 위한 예비고, 입시 명문고, 귀족학교 등을 확대 재생산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경제ㆍ사회 양극화 및 격차 심화에 따른 교육 분야의 대응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본 연구의 주된 관심변수인 가정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고등학교 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심화됐는지 아니면 개선됐는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