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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뿔 뽑지 말자" 스위스 국민투표 반대로 무산

오누리 기자

2018.11.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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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4.7% "안전과 직결된 문제"
가축 존엄성 놓고 찬반 의견 팽팽

'가축에게도 존엄성이 있다. 가혹한 방법으로 소뿔을 뽑지 말자.'

이 같은 주장이 담긴 법안이 스위스에서 국민투표 끝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위스 방송 SRF 등 현지 언론은 '가축의 존엄성'이라는 법안의 국민투표 결과 54.7%가 반대했다고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법안에는 소의 뿔을 뽑지 않는 농가에 보조금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르맹 카폴(66)이라는 스위스 농부가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했다. 스위스에선 누구나 법안을 제안해 18개월 동안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는 자신의 뿔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소의 행복과 존엄을 위해 뿔을 제거해선 안 된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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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한 농부가 소의 뿔을 제거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스위스에서 키우는 소의 4분의 3은 뿔이 제거되거나 태생적으로 뿔이 없다. 뿔이 나기 시작할 때 소에게 진정제를 놓고 뜨겁게 달군 쇠로 지지는 식으로 뿔을 제거한다.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과정이 잔인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해왔다.

반대 측은 소뿔 제거가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맞섰다. 소뿔을 그대로 두면 소들끼리 싸울 때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사람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소 한 마리당 연 190스위스프랑(약 21만6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도 반대 사유로 들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것이다. 찬반 의견은 투표 직전까지 팽팽하게 갈렸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지만 찬성 측은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아르맹 카폴은 스위스 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소의 처지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는 대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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