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전략 싸움은 이제부터…“가채점 결과 제대로 분석해야”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1.16 11:04

-가채점 점수를 기준으로 대학별고사 응시여부 결정
-논술은 ‘기출’ 중심으로
-성적대에 따라 정시 전략은 달라져

  • /조선일보DB
    ▲ /조선일보DB
    어제(15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졌지만, 당장 이번 주말부터 대학별고사가 시행되며 본격적인 전략 싸움이 시작된다. 전 과목이 상당한 난도로 출제돼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입시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대학별고사 응시와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시전문가들에게 수능 이후 고민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대학별고사 볼까 말까”…가채점 점수가 기준

    먼저 수험생들은 가채점 점수를 기준으로 수능 이후에 시행되는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성적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추정치’로 정시 지원 가능성을 따진다는 것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수험생 본인에게 유리하게 발표된 기관의 자료만을 참고하지 말고, 여러 기관의 자료를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시 진학 가능 대학이 수시 지원 대학의 수준보다 높을 경우, 수험생의 선호도에 따라 대학별고사에 불참할 수 있다. 이 실장은 “대학별고사를 포기하고 정시 입시를 준비할 때는 수시 진학 카드를 포기하는 것이므로 정시 합격 가능성에 대해 충분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시나 정시나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의 수준이 비슷할 때, 수험생의 고민이 가장 커진다. 이때는 수시에 지원한 곳이 자신의 원하는 학과나 학교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수시에서 지원한 학과나 대학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정시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서다. 이 평가실장은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과 동일한 모집단위를 정시에서 또 다시 지원할 건지, 다른 학교와 학과를 지원할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정시로는 수시 지원한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성적이라면, 대학별고사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한다. 물론 지원한 수시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거나, 기준 자체가 없는 전형인 경우다. 이 평가실장은 “이제 수험생이 통제할 수 있는 합격변수는 대학별고사 실력뿐”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기출문제와 모의평가 문제를 익혀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논술 준비는 어떻게”… 기출 중요

    논술고사는 대표적인 수능 이후 치러지는 대학별고사다. 논술 전형은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 낮고 논술의 영향력이 커, 이번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 학생들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했다면, 각종 논술 자료를 활용해 준비해야 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최근 대학은 학교 홈페이지에 ‘선행학습 영향 평가 결과보고서’등을 통해 논술 기출 문제를 기재하고, 출제 배경, 채점 근거, 논제 해석에 대한 방향 등을 실어 놓고 있다”며 “대학별로 논술특강, 논술백서 등 논술 대비법을 안내하고 있으므로 이도 참고할 것”을 조언했다.

    인문 논술의 주요 평가 항목으로는 주어진 글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제시문의 이해 및 분석력’,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논리적 서술 능력’, 단편적인 지식을 종합해 새로운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 사고력’ 등이 있다. 오 평가이사는 “상투적인 견해나 예를 드는 것보다는, 주어진 제시문과 논제를 잘 이해해 자신의 생각을 일관적으로 정리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연계 논술은 크게 수학 및 과학 논술로 나눌 수 있다. 수학 논술은 미적분 단원과 극한, 벡터, 확률 등의 출제 비중이 높은 편이고, 과학 논술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교과 중 선택해 응시하는 경향이 있다. 오 평가이사는 “자연계 논술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수능 수학, 과학 문제를 객관식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주관식 서술형으로 푼다고 생각하고 풀이 과정을 자세하게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시로 원하는 대학 가려면”…성적대별 전략 달라

    정시를 지원하는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정시 기회가 사실상 세 번이 아닌 두 번이다. 상위권 대학이 주로 가군과 나군에 몰려있어서다. 난관을 극복하려면 ‘추가모집’까지 고려하는 게 핵심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험생 본인보다 상위에 있는 수험생이 다른 군으로 합격해 빠져야, 자신의 합격 가능성이 커진다”며 “그러므로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경쟁자들이 빠져나갈만한 다른 군의 대학이 있는지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위권 수험생은 대학의 ‘전형방법’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일부 중위권 대학의 경우 학과별로 수능 반영비율이 다르기에, 자신의 강점 영역을 높은 비율로 반영하는 대학과 학과를 찾아야 한다. 우 평가팀장은 “예를 들어 표준점수는 3점 정도 차이나더라도, 대학별 환산점수로는 1점도 차이가 안 나는 대학도 있다”며 “단순히 점수 차이를 따지는 게 아니라, 지원한 대학과 학과 내에서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위권 수험생이라면 ‘수능 반영 영역 수’에 유의해야 한다. 일부 대학의 경우 3개 또는 2개의 영역만 반영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수능영역대별 성적을 파악해, 유리한 대학을 찾는 게 중요하다. 특히 우 평가팀장은 “성적이 좋지 못한 수험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본인 수준보다 높은 대학 중 미달이 발생할만한 대학과 학과를 찾는 것”이라며 “자신의 눈높이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부터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