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수능] 올해 수능 어려웠다…국수영 모두 변별력 갖춰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1.15 18:38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려운 국어
-수학도 변별력 있어…가형 ‘고난도 문항’은 평이
-절대평가 영어영역, 작년보다 1등급자 적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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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 수학, 영어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돼,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난도가 높았던 국어영역이 대입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웠던 국어영역…킬러문항 31번

    1교시 국어영역의 경우, 어렵게 느끼는 수험생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난도는 어려웠던 작년 수능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우주론’을 다룬 과학 지문의 31번 문항이 대표적인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시 상담교사단은 “지난 9월 모의평가 때보다는 조금 어려웠고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만점자 비율이 1% 아래로 떨어지면 어려웠다고 평가하는데, 작년 수능 국어영역은 만점자 비율이 0.61%로 어렵게 출제됐다.

    입시전문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독서에서 과학과 철학을 융합한 지문이 출제되고, 문학에서 현대소설과 시나리오가 복합된 지문이 제시됐다”며 “또한 독서와 작문 영역을 통합한 신유형 문제를 비롯해 고난이도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체감 난도가 특히 높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문의 길이가 길었던 것도 어려웠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상위권의 등급을 가르는 문제로는 31번(홀수형)이 꼽혔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국어교사는 “31번 문항은 EBS 강의와 교재가 연계되긴 했지만, 사회과학분야의 지문으로 수험생들이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며 “추론력과 사고력이 밑바탕이 돼야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17번, 26번 등의 문항이 어렵다고 분석됐다.

    특히 입시전문가들은 31번 문항의 ‘보기’에 주목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1번 문항은 ‘보기’ 자료 내용이 길고, 이를 지문과 연계해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며 “수험생들이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을 소요했을 것”이라고 봤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도 “‘보기’ 내용이 수험생에게 부담을 줄 정도로 정보량이 많을 뿐 아니라, 제시문을 이해하는 수준에 가깝다”고 평했다.

    한편, 김춘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지문과 보기에 오자가 있어 수험생 개인별로 정오표가 배부됐으나, 문제 풀이에 크게 지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문제를 푸는데 전혀 영향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만찮은 수학영역…가형 ‘고난도 문항’은 평이

    2교시 수학영역의 난도는 어려웠던 작년 수능과 비슷해 충분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가형의 경우, 고난도 문항이 작년에 비해 쉽게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학영역은 작년 수능과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분석된다. 교사단은 수학영역 나형과 가형 모두 “지난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봤다. 다수의 입시 업체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나형과 가형의 만점자 비율은 각각 0.11%와 0.10%로 변별력을 갖춘 편이었다.

    다만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가형의 경우 작년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봤다. 고난도 문항이 비교적 쉽게 출제된 게 이유다. 임 대표는 “전년보다 쉽게 출제됐으며, 올해 6월과 9월 모평보다도 쉬웠다”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에 있어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 평가팀장도 “가형은 다소 쉬웠다”며 “이전 시험과 패턴이 비슷해 기출 풀이를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익숙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했다.

    가형에서 변별력을 가를 문항은 21번과 30번으로 분석됐다. 김 소장은 “21번은 적분법을 이용해 함수를 찾는 문제”라며 “기출문제를 꾸준히 공부한 학생은 어렵지 않게 풀이했을 문항”이라고 했다.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30번 문항은 작년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풀이했다. 손 교사는 “작년과 비교해 30번은 학생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도 “30번을 비롯한 고난도 문항의 난이도가 평이해 1등급 구분 점수가 작년 기준 92점보다 올라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수학영역 나형의 고난도 문항도 21번과 30번이 꼽혔다. 특히 21번 문항은 수험생이 처음 접하는 신유형이다. 손태진 풍문고 수학교사는 “21번은 함수의 적분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고 풀이했다. 우 평가팀장은 30번 문항에 대해 “기존 기출에서 자주 보는 유형이지만, 계산이 다소 복잡해 어려움을 겪은 학생이 많았을 것”으로 봤다.

    ◇작년보다 어려운 영어영역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영역은 작년보다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됐다. 평가원은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등급 간 변별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교사단은 영어영역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봤다. 교사단의 유성호 숭덕여고 영어교사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변별력을 더 갖췄다. 전반적으로 9월 모평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작년 영어영역은 90점 이상의 1등급이 10.03%에 달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전문가들도 작년보다 영어영역이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평가팀장도 “작년 수능처럼 글이 쉽게 읽히고 정답이 바로 도출되지는 않아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시간에 쫓겼을 가능성이 크고,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도 몇 문항이 고난도로 출제돼 1등급을 받는 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해 평가원 시험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대비를 한 학생에게는 체감적으로 두드러지게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임 대표는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EBS 연계는 주로 쉬운 지문에서 출제됐고, 반면 배점이 높은 문항에서는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영어영역은 고난도 문항이 다수 출제된 게 특징이다. 이를 비롯해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주제 추론 유형의 23번, 문법성 판단 유형의 29번, 빈칸 추론 유형의 33번, 쓰기 문제 37번이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다”며 “해당 문항에서 시간을 많이 쓴 학생은 시간이 부족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28번 어법 유형이 대동사 문제가 상당한 난도로 출제됐다. 기본적인 풀이법이 적용되지 않는 39번 문장삽입 문장, 반의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42번 장문어휘 문항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교사단은 밑줄친 유형의 함축적 의미를 묻는 21번 문항을 까다로운 유형으로 꼽았다.

    한편, 수험생 59만4924명이 응시한 올해 수능은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시행됐다. 이의신청 접수기간은 19일 오후 6시까지며, 수능 성적표은 내달 5일에 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