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감동 더한 연극 2편… 가을 나들이로 어때요?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11.12 08:41

국립극단이 준비한 '가족과 함께 볼 만한 연극'
두 이주 여성 이야기 '텍사스 고모', 진정한 자유 찾는 과정 '록앤롤'

  • 때 이른 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칼바람을 피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몸과 마음이 축축 처지기 십상. 이럴 때 평소 즐기지 못했던 문화생활을 하며 활력을 되찾으면 어떨까. 국립극단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데다 재미와 감동까지 더한 연극 '텍사스 고모'와 '록앤롤'을 선보인다.

    '텍사스 고모'는 지난해 안산문화재단이 주최한 'ASAC창작희곡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연극으로, 이주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풀어내 심사위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나이도, 출생 국가도 다르지만 같은 아픔을 나누게 된 두 명의 여성이 극을 이끌어간다. 한 명은 30여 년 전 주한미군과 결혼해 미국 텍사스로 떠났다가 고국으로 되돌아온 중년 여성, 또 한 명은 환갑을 넘긴 한국 남자와 우리나라에서 살림을 차리게 된 10대의 키르기스스탄 여인이다. 둘은 기존보다 더 행복한 삶을 꿈꾸며 이민 길에 올랐지만 새로운 터전에서의 삶은 예상과 다르다. 이주 여성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적 편견 탓이다. 두 여성이 마음속에 품었던 희망은 어느새 절망으로 변한다.

  •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텍사스 고모(왼쪽)’와 ‘록앤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텍사스 고모(왼쪽)’와 ‘록앤롤’. /국립극단 제공
    ▲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텍사스 고모(왼쪽)’와 ‘록앤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텍사스 고모(왼쪽)’와 ‘록앤롤’. /국립극단 제공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했던 이주 여성들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윤미현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연극에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겪는 아픔까지도 섬세하게 표현됐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다문화 시대에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텍사스 고모'는 오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지는 '록앤롤'도 눈여겨볼 만하다. 록앤롤은 영국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손에서 탄생했다. 톰 스토파드는 미국의 저명한 연극·뮤지컬상인 토니상을 네 차례나 수상하며 '현대 연극계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록앤롤은 전 세계적으로 민주화, 자유화 바람이 불던 1960~1990년대로 시곗바늘을 돌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주인공은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청년 얀. 그는 사회주의 국가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금지된 음악인 로큰롤에 심취했다는 이유만으로 심문을 받는 등 온갖 고초를 겪는다.

    연극은 주인공의 삶을 통해 관객들에게 시대에 따라 변하는 정치사상과 진정한 자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짜임새 있는 구성, 박진감 넘치는 전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에 연극이 진행되는 150분간 지루할 틈이 없다.

    '록앤롤'은 해외에서 이미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6년 초연 당시 영국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가 주최하는 '이브닝 스탠더드 시어터 어워드'에서 최우수작품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두 작품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