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THE 인터뷰] 킨볼 국가대표 된 체육교사 4인

세종=최지은 기자

2018.10.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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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재밌고, 못해도 즐겁고
모두가 행복한 스포츠 '킨볼' 함께하실래요?

세 팀이 지름 1.22m 가벼운 공 주고받는 게임
'잘 가르쳐보자'며 모임 결성, 국가대표까지 돼
"아시아컵 메달 목표… 킨볼, 더 많이 즐겼으면"

지난 4일 오후 11시. 세종 도담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코끝에 훅 밀려왔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선생님 네 명이 숨을 몰아쉬며 지름 1m가 넘는 공을 빠르게 던지고 있었다. 뉴스포츠 '킨볼(Kin-Ball)' 연습 현장이다. 체육 담당인 김준도(30·도담고)·양승택(27·소담중)·이재우(28·어진중)·이지현(27·도담중) 선생님은 지난달 킨볼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됐다. 보기 드문 '교사 국가대표팀'이 탄생한 것이다. 오는 13일 중국에서 열리는 '2018 중국 아시아컵 킨볼대회' 출전을 앞둔 이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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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볼 국가대표 선생님들이 서브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우·양승택·이지현·김준도 선생님. / 세종=김종연 기자

"모두가 즐거운 체육 시간 만들고 싶었어요"

킨볼은 네 명씩 구성된 세 팀이 경기하는 특이한 구기 종목이다. 지름 1.22m, 무게 900g인 가볍고 큰 공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겨룬다. 서브(상대편에게 공을 보냄)와 리시브(상대편의 공을 받음)를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배구와 비슷하다. 한 팀이 공을 놓치면 나머지 두 팀에게 1점씩 준다. 세트당 15점씩 총 3세트를 진행한다.

규칙이 간단하고 기본 기술을 배우기 쉬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김준도 선생님은 "운동을 잘하는 학생뿐 아니라 모두가 즐겁게 참여하는 체육 수업을 하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여러 스포츠를 살펴본 결과 킨볼이 제격이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학생이나 운동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땀 흘리며 운동하는 재미'를 알게 됐다. 이재우 선생님은 "여학생·남학생 할 것 없이 틈만 나면 자발적으로 체육관을 찾는다"며 "반 대항전을 열기도 하는데, 함께 작전을 짜고 서로 응원하면서 학교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졌다"고 말했다.

이지현 선생님은 '협동심과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킨볼의 장점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서브를 할 때 세 명의 몸이 공에 닿은 상태에서 나머지 한 명이 힘껏 쳐서 멀리 보내야 해요.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하죠. 또 선두를 달리는 팀은 3등인 팀을 공격하지 못해요. 규칙에 배려가 깃들어 있죠."

킨볼의 매력에 빠진 네 선생님은 지난 3월 세종시 체육 교사 킨볼 동호회 '킨더 조이'를 결성했다. 그때 "국가대표에도 도전해 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양승택 선생님은 "직접 선수로 뛰면서 학생들에게 킨볼을 더 생생하게,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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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택(왼쪽)·김준도 선생님이 슬라이딩 시범을 보이고 있다. 공을 받을 땐 몸의 어느 부분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수업에 훈련에… 몸이 스무 개였으면"

선생님들은 학교 수업 준비 등 업무와 킨볼 연습을 함께하다 보니 몸이 스무 개라도 모자랐다고 했다. 모임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오후 9시에 만나 자정이 넘어까지 훈련하기 일쑤였다. 주말에는 1박 2일로 연습을 하기도 했다.

"공을 칠 때 주로 사용하는 팔꿈치나 손목이 항상 부어 있어요. 양승택 선생님은 몸을 사리지 않고 슬라이딩을 해 왼쪽 골반에 늘 피멍이 들죠. 훈련한 다음 날은 거의 몸을 일으킬 수가 없을 정도로 온몸이 쑤셔요. 하지만 한번 시작한 도전인 만큼 책임을 지고 잘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이재우 선생님이 말했다.

결국 동아리 결성 두 달 만에 '2018 조마코리아 킨볼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됐다. 유독 더웠던 지난여름에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덕분에 지난달엔 최종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선생님들이 국가대표가 된 후 학교에서 킨볼의 인기는 한층 높아졌다고 한다. 양승택 선생님은 "학생들도 '국가대표'에게 배운다는 자긍심을 갖게 됐다. 사인을 해달라는 학생들도 있다"며 웃었다.

이들의 목표는 오는 13일 중국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아컵 킨볼대회'와 내년 프랑스의 '킨볼 월드컵'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다. "응원해 준 학생들의 목에 값진 메달을 걸어주고 싶습니다. 또 더 많은 학생이 체육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킨볼 확산을 위해 노력할 거예요!"(김준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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