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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거치고 '학위 인증' 가능… 대학은 지금 블록체인 '열풍'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2018.10.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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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으로 변화 꾀하는 대학가

'미래의 인터넷'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기술 중 하나로 여겨지는 블록체인(Block Chain)은 인터넷에 빗대어진다. 인터넷으로 정보 공급자와 소비자가 혁명적인 수준으로 교류할 수 있었듯이, 블록체인도 그만한 파급력을 지니리라는 전망에서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공공 거래 장부로, 중립적이며 위·변조가 불가능하게 거래를 기재하며 제3자가 거래를 보증하지 않아도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등은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교육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고등교육 기관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을 선도적으로 받아들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대학은 블록체인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그 스스로 블록체인 테스트베드로 탈바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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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연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인 YBL에서 열린 세션 모습. 최근 들어 국내 대학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이 주축이 된 블록체인 사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②세계 최초의 원격 대학인 영국의 오픈 유니버시티(Open University)는 개별 강의를 작은 단위의 학위로 만들어 블록체인에 공증한다. /YBL 제공₩오픈 유니버시티 홈페이지 갈무리
◇학교 통하지 않고 '학위 인증' 가능… 학습자가 커리큘럼 짜는 시대 올까

해외에서 주목받는 사례는 단연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학위 인증 서비스다. MIT는 러닝머신과 공동으로 개발한 '블록서츠(Blockcerts)'를 통해 지난해 111명의 졸업생에게 블록체인 기반의 졸업장을 시범적으로 발급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제3자의 도움 없이도 각자의 신원을 증명할 수 있다는 데서 고안한 것이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여현덕 조지메이슨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석좌교수는 "취업이나 대학원 입학 등으로 졸업이나 성적을 증명해야 할 때 지금은 학교를 꼭 거쳐야 한다. 학교에서 발급한 서류 원본을 제출하거나, 학교에서 직접 기록을 보내는 식"이라며 "하지만 기록을 블록체인으로 공유하면 학교라는 중개 기관 없이도 확인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념을 활용하면 학습자별 포트폴리오도 구상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원격 대학인 영국의 오픈 유니버시티(Open University)는 개별 강의를 작은 단위의 학위로 만들어 블록체인에 공증한다. 블록체인으로 단순히 학위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학습자가 이수한 상세 과목까지 볼 수 있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신뢰도가 높은 일종의 '평생 생활기록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서로 다른 강의를 듣고 인증을 받아도 한 번에 모아서 확인할 수 있어서다. 유인식 유비온 에듀테크센터장은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교육 프로그램 참여 등 학습자가 해온 모든 활동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대학에 의존하기보다는 학습자가 자신의 수요에 맞춰 여러 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학습 이력을 관리하는 평생교육 트렌드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교육이 학습자가 직접 커리큘럼을 짜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간 단계 줄여 '행정 효율화'… 여유 비용으로 교육의 질↑

블록체인은 분야를 막론하고 행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P2P(개인 간 거래)로 수요자와 공급자가 가까워져 중간 단계를 대폭 줄일 수 있어서다. 이 점에 착안해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은 블록체인을 도입해 막대한 행정비용을 낮추고, 그것의 성과를 학생과 교수진에 나누는 형태인 최초의 블록체인 대학교를 고안했다. 조슈아 브로기 울프대학교 CEO는 "울프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는 학생과 교수진이 행정인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만날 수 있다"며 "행정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학생은 적은 등록금으로 교육받을 수 있고, 짧은 계약기간으로 인해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인 교수진은 보다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지만, 블록체인으로 행정 효율을 꾀하려는 국내 대학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학교 행정을 비롯해 학생 복지 등을 중점으로 캠퍼스 블록체인 생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한양대는 국내 최대 규모인 블록체인 연구원을 세웠다.

◇국내 大, 학생 중심으로 블록체인 테스트베드化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연구진이 아닌 재학생과 졸업생 위주로 블록체인 실험이 활성화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학교생활에서 실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블록체인 응용 프로그램(디앱·DApp)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학생 중심으로 활발하다. 학내에서 블록체인 학회를 운영하는 이현제 YBL 회장(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2)은 "연세대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건 학부생들이 구성한 학회"라며 "블록체인으로 기부금을 투명하게 관리하며 블록체인 게시판을 구현해 기부금을 재학생들에게 토큰형식으로 나눠주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캠퍼스를 계획하는 또 다른 대학인 포스텍은 졸업생이 창업한 기업이나 동문이 운영하는 기업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심재윤 포스텍 블록체인캠퍼스분과위원장(전기전자공학과)은 "대학 측은 학생들이 개발한 어플을 캠퍼스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생 주도적인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배 연세대 블록체인캠퍼스분과 위원장(전기전자공학과)은 "최근 1년간 여러 대학에서 자생적으로 블록체인 학회가 생기는 등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대학에서의 블록체인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블록체인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캠퍼스에서 블록체인을 곧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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