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클릭으로 출석체크 완료…전자식 출결시스템 속속 도입하는 대학가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9.14 10:31

- 위치 기반부터 음파 출결까지…학사관리 효율성 기대
- 대학들 “스마트캠퍼스 구축의 일환…대학 기본역량 진단도 한몫”

  • 삼육대 스마트폰 출결시스템인 ‘su-출석체크’/ 삼육대 제공
    ▲ 삼육대 스마트폰 출결시스템인 ‘su-출석체크’/ 삼육대 제공
    삼육대학교 재학생 김연궁(가명ㆍ26)씨는 강의실에 스마트폰을 꼭 챙겨간다. 강의내용을 녹음하거나 촬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2학기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위치 기반 출결시스템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에는 수업에 5분 정도 늦더라도 출석체크에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학교가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강의 도중 강의실 밖을 나갔다 들어오는 등 불필요한 습관을 없애고 강의 시간도 잘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 출석 확인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이에 목소리를 바꿔가며 친구의 출석을 대신해주던 대리출석이 캠퍼스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삼육대·건국대·영남대 등은 이번 학기부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먼저, 삼육대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폰 출결시스템인 ‘su-출석체크’를 도입했다. 학생이 스마트폰 앱을 열어 클릭하면, 각 강의실에 설치된 위치 단말기 신호를 통해 현재 위치가 전송되는 방식이다. 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단 이러닝센터 과장은 “이를 통해 효율적인 학생 이동 동선 등 첨단 맞춤형 학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건국대 역시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eCAMPUS’에 접속 후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교수가 출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마련했다. 안혜영 건국대 학사지원팀 담당자는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통해 실제 출석자 수와 온라인상 출석자 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리출석을 없앨 것”이라고 했다.

    영남대도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이번 학기부터 도입했다. 강의실 교탁용 PC에 설치된 블루투스 동글(Dongle)과 학생 스마트폰 앱과의 블루투스 통신을 활용한 출결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영남대 재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전자식 출결시스템 앱만 설치하면 자동으로 출석체크를 할 수 있다.

    청주대는 국내 최초로 음파 통신을 활용한 자동출결 시스템을 지난 1학기부터 도입했다. 음파통신은 사람이 들을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주파수 음성에 디지털 정보를 담아 스마트폰 마이크에 정보를 보내는 기술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교수의 음성이 학생들의 스마트폰 마이크에 전달되는 것을 확인해 출석을 파악한다. 김정호 청주대 학사지원팀장은 “이 방식은 소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벽이나 유리창 밖으로는 그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강의실에 있는 학생만 출석으로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식 출결시스템은 출석 확인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학사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국민대, 숙명여대, 인제대, 동명대 등은 지난해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도입했고 몇몇 학교는 도서관 좌석 배정 등의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대학들이 전자식 출결시스템 도입에 박차를 가한 또 다른 배경에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도 한몫했다. 일부 대학들은 “교육부가 ‘투명한 학사관리’ 등을 이유로 출결과 관련된 부분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정성평가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대학들에 꾸준히 강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대학 기본 역량진단 평가요소 중 ‘수업관리의 적정성 및 운영성과’가 포함됐다. 그중 ‘학점당 수업시간 규정시간 요소’ 란 부분에 대해서, 대학들이 학생 출결관리 등을 잘 살펴봤는지도 살펴봤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안정적이고 편리성이 높은 출결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올해부터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도입한 중앙대의 김창수 총장은 “전자식 출결시스템을 도입해 대리출석을 막자 오히려 학생들이 크게 반기더라”며 “앞으로도 대학이 보유한 우수 기술력을 활용해 스마트캠퍼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학생들이 위치 기반의 스마트 출석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삼육대 제공
    ▲ 학생들이 위치 기반의 스마트 출석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삼육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