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청춘이여,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9.12 16:14

-서울대 교수 13명에게 인생 조언 구한 졸업생 김대환씨 인터뷰

  • 서울대 졸업생 김대환씨는 교수 13명에게 인생 조언을 구해 '소울대학교(꿈결)'을 펴냈다./김종연 기자
    ▲ 서울대 졸업생 김대환씨는 교수 13명에게 인생 조언을 구해 '소울대학교(꿈결)'을 펴냈다./김종연 기자
    ‘불안한 청춘에 마침맞은 이정표는 없을까.’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김대환(29·동양화과 졸)씨는 이런 고민을 내내 이어갔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부모님은 취직하거나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라고 재촉했지만,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 길이나 택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문득 다양한 분야를 깊이 있게 고민한 교수라면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에 서울대 교수 수십명에게 메일을 보냈다.

    “최대의 관심사인 취업과 진로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구체적으로 물을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인생 전반에 관한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김씨는 교수께 보낸 메일에 ‘당신의 마지막 강의를 듣고 싶다’고 요청했다. 물론 답변을 듣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교수 대다수가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기에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2년에 걸쳐 13명의 교수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저마다 전공은 달랐지만, 이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얘기가 있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기준으로 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철현 종교학과 교수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해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만든’ 기준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또한 김광현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셨지요.”

    이들이 이런 조언을 하는 건, 사람은 저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서다. 김씨는 “제가 만난 교수들은 모든 사람은 다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진 특별함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실제 많은 대학생이 타인의 기준에 지배당해 원치 않는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고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이에 인터뷰 내내 김씨는 자신과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돌아봤다. 그는 “대다수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엇 때문에 열심히 하는지 몰라 막막해하거나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명문대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스스로 설정한 목표가 아니기에 만족감이나 확신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타인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서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청춘들이 느끼는 불안은 여기서 오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불안이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 김씨는 인터뷰를 엮어 최근 ‘소울대학교(꿈결)’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제가 그러했듯,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불안해하는 청춘들에게 교수들의 메시지가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타인과 비교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을 들여다보면, 불안이 조금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