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학회 참가한 대학 등 연구기관 45%…‘서울대’ 가장 많아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9.12 14:30

-부실학회 2회 이상 참가자 180명…연구기관별 특별위원회 조사 및 검증

  • /조선일보 DB(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조선일보 DB(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학문의 발전보다는 영리적 목적으로 논문 심사 또는 발표 과정을 부실하게 운영하는, 이른바 ‘부실학회’에 최근 5년간 한 번이라도 참가한 연구기관이 전체 조사대상의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대의 부실학회 참가횟수와 참가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12일 오후 2시 30분 정부과천청사에서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 방안을 논의하고자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최근 논란이 불거진 부실학회 관련 실태조사 결과와 향후 조치방안이 발표됐다.

    간담회에 앞서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대학 238개교, 과학기술원(KAIST, DGIST, GIST, UNIST) 4곳,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과기출연연) 26곳을 대상으로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부실학회로 논란을 낳은 ‘와셋(WASET)’, ‘오믹스(OMICS)’ 학회 참가 실태를 전수조사했다. 이 결과, 최근 5년간 두 학회에 한 번이라도 참가한 기관은 조사대상 기관의 45%(대학 83개교, 과학기술원 4곳, 과기출연연 2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두 학회에 참가한 전체 연구자 수는 총 1317명으로, 2회 이상 참가자는 180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3회 이상 참가자는 46명이다.

    연구기관별로 살펴보면, 서울대가 부실학회에 가장 많이 참가했다. 서울대의 부실학회 참가횟수는 97회였으며, 연세대(91회)와 경북대(78회)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서울대의 부실학회 참가자 수가 8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세대 82명, 경북대 61명 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처럼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부실학회 참가행위가 국가 R&D 연구비 유용 등 연구부정에 악용될 소지가 크고, 국내 과학기술계 전반의 연구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 학회에 2회 이상 참가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각 대학 등 연구기관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검증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는 부실학회뿐만 아니라 연구비 횡령, 논문 끼워주기 등 잇따라 발생하는 연구자 윤리문제도 논의됐다. 정부는 R&D 윤리지침을 마련하고 연구비 부정사용의 유인을 제공하는 각종 규제를 해소하는 등 건강한 연구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각 기관은 부실학회 반복 참가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정부는 연구비 유용이나 부정이 드러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며 “과기정통부는 논의된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보다 구체화해 이른 시일 내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 방안’을 확정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교육부 제공
    ▲ /교육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