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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선진국'의 꿈 220㎞ 상공으로 솟는다

장지훈 기자

2018.09.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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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누리호 시험발사체'

8년 연구·개발의 산물… 내달 25일 발사
다른 나라 도움 없이 만든 첫 우주 로켓
시험 성공하면 2021년 '누리호' 발사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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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우뚝 선 ‘누리호 시험발사체’. 지난 2013년 ‘나로호’ 발사 당시 사용했던 발사대를 개조해 쓰고 있다.
우주 정복을 향한 인류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태양 탐사선 '파커'를 쏘아 올렸습니다. 앞선 4월에는 '외계행성 탐색위성'을 발사해 '제2의 지구' 찾기에 돌입했죠.

2018년은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해입니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 로켓이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거든요. 지난 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내달 발사 예정인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오는 2021년 쏘아 올릴 우주 로켓 '누리호'에 앞서 시험 비행할 발사체입니다.

'나로'가 못 이룬 꿈, '누리'가 잇는다

"10, 9, 8, 7, 6, 5, 4, 3, 2, 1, 발사!"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 우주 로켓 '나로호'가 거대한 화염을 뿜었습니다. 육중한 기체가 둥실 떠오르더니 54초 만에 음속(초속 340m)을 돌파했고, 7분이 채 되지 않아 지구 공전궤도에 안착했죠. 태극기가 새겨진 발사체가 처음으로 우주에 길을 낸 순간이었습니다. 아쉬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우리 힘만으로 일군 성과가 아니었거든요. 나로호는 제작부터 발사까지 우주 강국 러시아에 의존했습니다.

오는 10월 25일 발사될 누리호 시험발사체는 다릅니다. 높이 26m, 무게 52t에 달하고, 75t급 대형엔진을 장착한 발사체를 오롯이 우리 기술로 만들었습니다. 발사 이후의 운영도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 직접 할 예정입니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지난 2010년 시작됐는데요. "인공위성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정작 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를 기술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죠. 누리호 시험발사체는 지난 8년 세월의 결과물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발사 313초 만에 최고 220㎞ 상공에 도달하고, 이후 10분간 비행하다가 제주도 남쪽 바다에 떨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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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연료 탱크를 점검하는 모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시험이 성공하면 드디어 '누리호'가 출격합니다. 2021년 발사될 누리호는 높이 47m, 무게 200t에 달하는 대형 발사체로 1.5t급 인공위성을 실어나르는 역할을 하게 된답니다.



'우주 선진국' 성큼… "10년 내 세계 시장 두드릴 것"

발사체 개발 사업은 막대한 자본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발사체를 만든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으로 10개국뿐인데요. 우리도 머지않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겁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나왔다." 발사체 개발을 이끄는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개발단장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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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로켓 조립건물에서 나와 발사대로 이동하는 ‘누리호 시험발사체’./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특히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을 만드는 일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수천 개 부품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엔진은 연료·산화제의 배합량, 발화 온도·시간 등 조건이 조금만 어긋나도 폭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최소한 140초 이상 지속해서 불꽃을 뿜어낼 힘과 안정성을 갖춰야 하죠.

오 단장은 "재작년 5월에 처음 엔진 연소 시험을 했는데 1.5초 타는 데 그쳤다. 이게 15분처럼 느껴질 만큼 긴장했다. 폭발만 안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엔진은 이제 완성 단계입니다. 최대 연소 시간이 154초에 이릅니다. 모두 89회에 걸쳐 7000초 넘게 시험했지만, 단 한 번도 폭발하지 않았습니다.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도 '우주 선진국'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리 아르주마냔 러시아 S7스페이스 고문은 "한국이 10년 내 세계 시장에 발사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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