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대입엔 정답 없어… 혁신 대학에서 새 역사 쓸래요"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2018.09.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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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황준영, 미네르바스쿨 합격 인터뷰

자질·잠재력 평가, '학종'과 비슷
온라인 수업… 생각하는 법 배워

대학 졸업장이 곧 취업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이에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 소위 취업 잘되는 학과에 지원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찾아나서거나.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에 합격해 9월 학기부터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황준영(19·대원외고 졸)군과 김수민(19·용인한국외대부설고 졸)양은 후자에 속한다. 간판에 기대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기관을 선택한 이들은 "명문고를 나와서 명문대에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일 스스로 치열하게 노력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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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스쿨 신입생 김수민(위)양과 황준영(아래)군./양수열 기자
미네르바스쿨은 기존의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교육계에 새로운 해결책을 던지겠다는 목표로 2014년에 설립됐다. 그에 걸맞게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교육 과정을 시도한다. 정해진 교실에서, 정해진 교수가, 정해진 진도를 나가는 것을 거부하고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고정된 캠퍼스가 아닌 다양한 국가(런던,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를린, 서울, 샌프란시스코, 타이베이, 하이데라바드)를 이동한다.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이름을 따온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식보다는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는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전 세계에서 수재들이 몰려 입학경쟁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미네르바스쿨의 합격률은 1.6%로 평균 5%대인 하버드대, 예일대보다 낮다.

미네르바스쿨 입시는 우리나라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유사하다. 지원자의 자질, 잠재능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하는 형태다. 입시는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 위주다. 황군은 "우리나라의 학종처럼 대학이 합격한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인재상으로 ▲학문적 호기심 ▲협동심과 소통 능력 ▲세상을 향한 관심을 꼽고 있다"며 "아직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았고 소수학생만 선발하기 때문에 입학정보를 얻는데 애를 먹었다.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 나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해외 대학으로 진로를 정한 김양은 미국이나 홍콩 대학을 염두에 두던 중 지난해 가을 미네르바스쿨에 대한 기사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유학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준비 과정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다른 대학과는 다소 다른 점에 당황할 때도 있었다. 특히 고교생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5가지 활동을 꼽고 이를 사진과 동영상을 활용해 설명하라는 부분에서는 애를 먹었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교내 음악회 때 아코디언 독주를 한 것 ▲캄보디아에서 도서관을 짓는 봉사활동을 한 것 ▲인천 젓갈시장에서 아르바이트한 것을 꼽았다. 김양은 "미네르바스쿨은 따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제출 서류에서 자신을 알리고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과 달리 황군은 고교 재학 내내 국내 대학 입시에만 매달렸다. 그러다 3학년 2학기에 미네르바스쿨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생각을 바꿨다. 수능은 봤지만, 정시 입학원서는 쓰지 않고 미네르바스쿨만 공략했다. 그는 "국내 대학을 생각했기에 모든 입학 관련 자료를 영어로 준비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합격의 비결로 '부모님의 응원'을 공통으로 꼽았다. 김양은 "인지도면에서는 더 알려진 다른 대학에 합격했지만, 부모님께서 새로운 도전을 허락해주셨다"며 "부모님의 믿음이 아니었으면 용기를 못 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군 역시 "부모님께서 수동적인 교육보다 다양한 나라에서 주체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좋겠다고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이번 달부터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기에 졸업 후 상황을 미리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수많은 국가에서 온 학우들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더 많이 배우고 아이디어를 얻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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