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평가 비중 커지는 ‘학종’…“학생부 평가요소 꼼꼼히 살펴 지원하라”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8.24 15:27

-서울시립대·경희대 등 학종 서류평가 비중 확대 추세
-주요 대학 꼽은 학종 학생부 평가 요소 4가지 꼼꼼히 살피고 지원해야
-전문가들 “요소별로 평가하는 학생부 항목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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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학년도 대입(大入)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서울대(79.1%)를 비롯해 고려대(62.8%)·서강대(51.7%)·경희대(50.6%) 등 서울 상위권 대학의 올해 학종 선발비율이 정원의 50%를 넘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학종은 대개 서류·면접 등을 바탕으로 정성평가를 하기 때문에 어디서 합격·불합격이 갈리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입시전문가들은 “보통 학종의 주요 평가요소는 서류와 면접이지만, 최근엔 서류평가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부터 연세대 등 서울 소재 6개 대학이 학종의 핵심 평가요소를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으로 표준화하기로 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시 원서 접수 전에 이를 기준으로 자신의 학생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과 함께 올해 학종 지원 전에 반드시 짚어봐야 할 학생부 체크포인트에 대해 알아봤다.

    ◇ 올해 학종 서류 반영 비율 증가…서류평가만 하는 대학도 있어

    올해 학종의 특징은 ‘서류 반영 비율의 증가’다. 학종은 보통 1단계 서류평가로 일정배수의 인원을 선발하고, 2단계 면접을 실시해 1단계 성적과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하지만 올해는 서류 반영 비율이 늘어난 대학이 많아지면서, 서류평가의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일례로, 서울시립대의 경우 학종 2단계 면접 비율을 100%에서 50%로 줄이고, 2단계에서도 서류를 50% 반영한다. 경희대 고교연계전형·경기대(수원) KGU학종·상명대(서울) 상명인재전형 등도 2단계 서류 반영 비율이 50%에서 60%로 증가했다.

    학종에서 제출 서류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단국대(죽전) DKU인재전형·서강대 학종(자기주도형·일반형)·성균관대 성균인재전형·인하대 학교장추천전형·한양대(서울) 학종(일반) 등처럼 면접고사를 시행하지 않고, 제출 서류만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을 뽑는다.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도 지난해 단계별 전형으로 2단계에서 면접고사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이를 폐지하고 서류평가만으로 선발한다. 아주대 역시 자기추천전형을 확대한 다산인재전형을 신설, 서류 100%로 합격자를 가른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제출 서류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학종의 경우 면접고사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서류평가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방법이 없다”며 “따라서 서류를 통해 그동안의 활동 내용과 진학 목표, 학습 계획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 ‘학업역량’·‘전공적합성’·‘발전가능성’·‘인성’…요소별로 평가하는 학생부 항목 달라

    그렇다면 올해 학종 지원 시 서류평가에 유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입시전문가들은 먼저 “학종의 핵심 평가요소 4가지를 기준으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살펴보라”고 입을 모은다. 학종 서류평가는 대개 학생부를 통해 교과 관련 성취수준을 평가한다. 특히 ▲인적사항 ▲학적사항 ▲자격증 및 인증취득 상황 ▲수상경력 ▲진로희망사항 ▲교과학습발달상황 ▲독서활동상황 ▲출결상황 ▲창의적체험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학생부 기재항목 10가지를 중심으로 정성적·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건국대·경희대·서울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 등 6개 대학 입학처가 표준화된 학종 평가요소와 항목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들 대학이 '대입 전형 표준화 방안'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학종의 핵심 평가요소는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등 4가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험생들은 학생부에 기록돼 있는 내용이 지원하려는 학과와 얼마만큼 연관성이 있는지를 충분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특히 학종 평가요소 4가지를 기준에 두고 학생부 항목을 따져보며 지원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학업역량'은 고등학교 과정을 폭넓게 수행하고 대학 입학 후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을 말한다. 진학사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내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내용 중 학종을 운영하는 122개 대학의 주요 안내 항목을 분석한 결과, 학업역량을 평가요소로 하는 90개 대학이 학생부에서 가장 많이 평가하는 항목은 ‘교과학습발달사항(교과)’으로 드러났다. ▲교과 종합(87개교)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교과 세특·87개교) ▲교과 성적(84개교) 등의 순이었다. 다만, 서울 주요 11개 대학에서 평가하는 항목의 비중은 약간 차이가 있다. 전체 항목 가운데 ‘수상경력’이 ‘교과 종합’과 ‘교과 세특’과 함께 가장 높은 빈도(9개)로 나타났다. 우 팀장은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수상경력의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수상 내용은 정량적인 기준이 아닌, 교과 세특이나 창의적체험활동사항 등과 같이 정성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적합성'은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말한다. 전공적합성을 평가하는 95개 대학이 학생부에서 가장 많이 평가하는 항목은 ‘창의적체험활동상황(창체) 종합’(85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교과 종합(78개교) ▲교과 세특(76개교) 순이었다. 우 팀장은 “서울 주요 대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독서활동상황’과 ‘수상경력’ 항목의 중요성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면서 “많은 수험생이 전공적합성을 드러내기 위해 동아리나 봉사활동 등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교과와 독서, 수상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전가능성’은 학생의 현재 상황이나 수준보다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 자기주도성, 경험의 다양성, 리더십,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88개 대학이 학생부에서 가장 많이 평가하는 항목은 ‘창체 종합’(75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행특·59개교) ▲교과 종합(58개교) 등의 순이었다. 우 팀장은 “많은 학생이 학년별 진로 희망 사항을 변경하면 불이익이 있을까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진로희망사항’을 보는 대학은 많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이보다 ‘교과’ 관련 사항을 평가하기 때문에 끝까지 학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성’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을 말한다. 소통능력, 협업능력, 나눔과 배려, 도덕성, 성실성 등이 평가 대상이다. 인성을 평가하는 122개 대학이 학생부에서 가장 많이 평가하는 항목은 ‘창체 종합’과 ‘행특’(각 110개교)인 것으로 드러났다. 뒤이어 ‘출결상황’(95개교)도 많은 대학에서 평가항목으로 선정됐다. 이때 특이점은 갈수록 서울권 대학의 ‘수상경력’ 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다. 우 팀장은 “전체 대학에서 4순위를 차지하는 ‘수상경력’이 서울권 대학으로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면서 “일반적으로 봉사상이나 선행상 등을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가 있는데, 다른 활동과 함께 수상 경력란에 기재되면 인성평가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