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전형 비율이 30% 이상 확대된다. ‘기하’ ‘과학Ⅱ’는 수능 출제 범위에 다시 포함됐다. 수능 EBS 연계율은 50%까지 축소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했다. 이번에 확정 발표한 대입 개편안은 지난해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 데 따른 것으로, 1년여간 진행한 교육부 대입정책포럼,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도출한 결과물이다. 적정 정시 비율, 수능 평가방식,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를 비롯해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 EBS-수능 연계율 등이 담겼다.

◇ 수능 위주 정시전형 비율 ‘확대’…대학엔 재정지원사업으로 유도

먼저 2022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위주 정시전형 비율이 30% 이상 확대된다. 다만, ▲산업대학 ▲전문대학 ▲원격대학 등은 제외된다. 대학에는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를 통해 정시확대를 요구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그간 수시 확대 기조를 이어오면서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대학들에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를 유도해온 바 있다.

이를 정시 확대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면, 수능 위주 정시전형 비율 30% 이상 대학에 사업참여 자격 조건을 부여하는 식이다. 단, 전체 선발인원의 30% 이상을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뽑는 대학은 정시전형 비율을 자율로 정해도 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대학 자율로 돌렸다. 단, 과도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경우 재정지원사업에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 ‘기하’ ‘과학Ⅱ’ 수능 출제 범위 다시 포함…“학생 선택권 확대”

수능 체제는 문·이과 통합이라는 새 교육과정 취지를 고려해 국어·수학·직업탐구를 ‘공통형+선택형’ 구조로 개편했다. 특히, 수능 출제범위 제외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수능 수학영역의 ‘기하’와 과학탐구영역의 ‘과학Ⅱ’는 다시 출제범위에 포함됐다. 애초 교육부는 지난 6월 공개한 2022학년도 수능과목 시안에서 기하와 과학Ⅱ를 제외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생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기하와 과학Ⅱ 과목을 출제하기로 했다. 국어영역의 경우 독서, 문학을 출제범위로 하는 공통과목 시험을 치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가운데 1개를 선택하는 형태로 바뀐다. 수학은 문·이과 통합 취지에 따라 가·나형으로 분리된 출제구조를 없애고 수 I와 수 II는 공통과목으로 출제되며,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는 학생이 한 과목을 선택해 치른다. 탐구영역에서는 사회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등 17과목 가운데 2과목(계열구분 없음)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문·이과 통합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수능 과목에서 제외했다.

수능 평가방법의 경우. 현행처럼 영어와 한국사에 한해 절대평가를 하고 국어, 수학, 탐구영역은 상대평가가 유지된다. 이와 함께 과목 쏠림 현상 문제가 있는 제2외국어와 한문 과목의 경우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한편, 수능 출제 시 EBS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축소하고 과목 특성에 맞춰 간접연계로 전환한다. 간접연계란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요지가 유사한 지문을 다른 책에서 발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김상곤 부총리는 “사회적 요구와 교육과정에 맞는 대입제도와 교육혁신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대입개편 및 공론화 과정을 추진한 결과”라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이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공정한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