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초등 아고라] 먹방 규제, 어린이들의 생각은?

오누리 기자

2018.08.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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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폭식 조장해 규제 필요… 개인 자유 침해 아닐까요?"

"자극적 내용 많아 초등생엔 부적절" 의견 일치
가정·학교 등서 올바른 시청 지도 필요해
아동 비만 증가세…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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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규제’를 주제로 토론한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들. 왼쪽부터 원정완 군, 이영주 양, 권수진 양, 강승수 군, 신예은 양. / 이경호 기자
'정부의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규제 정책에 반대합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먹방을 꼭 규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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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가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을 발표하자마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다. 이날 정부는 폭식을 조장하는 미디어(TV, 인터넷 방송 등)에 대한 지침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2019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비만을 조장할 수 있는 먹방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맞섰다.

어린이조선일보는 명예기자들과 함께 '먹방 규제'를 주제로 토론했다. 강승수(부천 중흥초 6) 군, 권수진(서울 갈현초 4) 양, 신예은(서울 후암초 4) 양, 원정완(서울 진관초 5) 군, 이영주(서울 명덕초 6) 양이 지난 7일 한자리에 모였다.

"비만 일으킬 수 있어 시청 규제해야" vs. "먹방 보며 힐링해"

"주변에 먹방을 보는 친구가 많아요. 저도 밴쯔나 슈기 같은 인기 먹방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려놓고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스마트폰 화면 안에 손을 넣어서 크리에이터가 먹는 음식을 꺼내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아요."

이영주 양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먹방 규제에 찬성한다는 이 양은 "저녁밥을 먹어 배가 부른 상태인데도 먹방을 보면 야식이 당긴다"며 "먹방을 자주 접하면 살이 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만이라도 먹방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원정완 군은 "판단력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은 먹방을 따라 하느라 과도하게 많은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며 "초등학생들이 먹방을 보지 못하게 법을 만들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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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권수진 양은 "먹방을 보는 건 개인의 자유"라며 규제에 반대했다.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홀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그중 일부는 먹방을 보면서 위로와 힐링을 받기도 한대요. 혼자 먹는 외로움을 먹방이 조금이나마 해소해준다는 거죠. 먹방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닌 만큼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먹방을 찍거나 보는 건 모두 개인의 자유예요."

'매운 라면 10봉지' 자극적인 콘텐츠 많아… 시청 주의해야

이날 아이들은 대체로 먹방에 등장하는 콘텐츠가 청소년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에는 동의했다.

신예은 양은 "먹방에 나오는 음식은 대부분 몸에 좋지 않은 정크 푸드"라며 "먹방을 제작할 때 정크 푸드 대신 샐러드나 한식 등 몸에 좋은 음식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원정완 군도 신 양의 의견에 동의했다. 원 군은 "일부 먹방 크리에이터는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매운 라면 10봉지 끓여 먹기' 등 자극적인 영상을 올린다"며 "이는 먹방을 찍는 사람에게도, 보는 사람에게도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권수진 양은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먹방이 많으므로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적절한 지도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토론이 막바지에 이르자, 대화는 '청소년 비만'으로 흘러갔다. 강승수 군은 "우리나라 남자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은 26.0%로 OECD 평균인 25.6%보다 높다"며 "비만 예방과 관련해 먹방 규제와 같은 근시안적인 방법보다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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