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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대학가, 졸업이수학점·시수 줄여 비용 절감하나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18.08.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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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학습권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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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 올해 경희대 정경대학에 입학한 김지혜(가명)씨는 2학기 수강신청 전에 미리 짜둔 시간표대로 희망 강의를 신청하려다가 당황했다. 학칙에 명시된 18학점보다 3학점 적은 15학점까지만 강좌를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강좌 신청 기간 첫날인 지난달 18일, 김씨의 동기들도 한바탕 혼란을 겪었다.

최근 몇몇 대학이 졸업이수학점을 축소하거나 예체능대학의 실기수업 시수를 조정하는 등 학사제도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학생들은 '학습권 침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은 졸업요건 중 하나인 졸업이수학점을 학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이 졸업이수학점을 기존 130~140학점대에서 120학점대로 낮추면서 한 학기에 수강할 수 있는 강의 수도 이전보다 제한되고 있다. 실제로 경희대는 2018학년도 정경대학, 경영대학, 호텔관광대학(Hospitality 경영학부), 음악대학, 무용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현행 졸업이수학점 130학점에서 120학점으로 축소‧적용키로 했다. 이 때문에 2학기에 수강할 수 있는 최대 학점도 기존 18학점에서 15학점으로 줄었다. 경희대 커뮤니케이션센터 측은 “졸업이수학점을 줄이는 대신 창업 교육, 오픈 랩(Open Lab), 교수와 학생이 일대일로 연구를 진행하는 독립심화학습 등 새로 개설된 교과목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교내에서 취‧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는 내년(2019년) 1학기부터 예체능대학의 실기수업 시수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부산대가 추진 중인 '대학 실기수업에 관한 시수조정안'은 예체능계열 전 학과에서 이뤄지는 실기과목 수업에 대해 1시간 강의시수를 0.5시수로 조정하고, 강의료 역시 해당 시수만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예체능 계열의 실기수업 시수조정안은 교무회의 등 내부 논의를 거치고 관련 규정 공포만을 앞둔 상태다. 부산대 교무부 측은 "10년째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운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예술대학 시간강사에 대한 강의료 지출 비중이 높다"며 "이를 교육과정에 맞게 적정 규모로 운영하기 위해 예체능계열 실습교과목의 강의시수도 타 학과 실습 강의시수와 동등하게 조정하고자 한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희대 정경대학 학생회 측은 "졸업이수학점이 줄어 학기당 최대로 수강 가능한 학점이 1년에 36학점이 아닌 33학점으로 제한된다면 1년 동안 3학점씩, 4년 동안 총 12학점을 수강할 수 없다"며 "등록금 인하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만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 예체능 계열 학생들 역시 "시수 감축을 통해 기존 수업량을 유지한다고 해도 강사료를 절감한다면 강사진이나 수업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 이러한 학사제도 개편 방향은 이미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3월 창원대는 학칙을 일부 개정해 졸업이수학점이 120학점인 단과대학 소속 학생의 학기별 최대 수강허용학점을 18학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학기당 최대 수강허용학점은 학칙 개정 전 21학점에서 3학점이 줄었다. 성결대 또한 졸업이수학점 축소 등을 중점으로 하는 학사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며 지난달 학부 전임교수를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진행한 바 있다.

전문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인천재능대 총장)은 지난 6월 8일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임시총회 정견발표에서 전문대학의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졸업이수학점을 현행 80학점에서 70학점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대안이 전문대학 사이에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학사제도 개편에 열을 올리는 대학가의 모습에 대해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학이 원가절감을 하는 차원에서 고육지책으로 학사제도를 개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등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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