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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어의 출발, ‘엄마’로부터 시작합니다"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2018.08.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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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영어·중국어·스페인어·일본어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이서연양
-서연맘, 이지나씨가 알려주는 ‘엄마표 다개국어’ 교육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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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다개국어를 실천하는 ‘서연맘’ 이지나씨는 “외국어 교육 관련 교재, 영상 등이 넘쳐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외국어 노출을 엄마와 함께 즐기는 놀이로 인지했을 때 아이는 학습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신영 기자

김연아·정현·방탄소년단(BTS) RM….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해당 분야에 대한 특기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언어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이다. 세계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영유아 외국어 교육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등 제3외국어도 부수적으로 익히는 추세다. 육아파워블로거 ‘서연맘’으로 유명한 이지나(33)씨 역시 일찍이 외국어 학습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했다. 그는 아이가 본격적으로 언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유아기부터 ‘엄마표 다개국어’ 교육을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외국어를 접하며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딸 이서연(7)양은 철저하게 엄마표 교육만으로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자유롭게 읽고 듣고 말하는 것은 물론, 작문까지 가능하다. 서연이가 이처럼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 언어발달 느렸던 아이… 다양한 언어 배우는 ‘전화위복’ 돼

서연이가 처음부터 언어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서연이는 말문이 터지는 속도가 또래보다 유독 느린 아이였다. 두 돌 무렵 받은 영유아검진에서는 “언어 발달이 느리니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까지 받았다. 당시 서연이가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오직 ‘지나(엄마 이름)’, ‘물’, ‘할미’ 뿐이었다. 이씨는 “서연이가 태어나고 두 달 만에 복직하면서 육아 부담을 오롯이 친정엄마에게 넘겼다”면서 “엄마와 상호작용이 없다보니 말로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갔다”고 말했다.

“회사 일이 바빠서 아이와 함께 교감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추적 검사를 위해 찾은 언어치료센터에서도 아이와 한마디 대화를 나눌 수 없었죠. 평소처럼 아이와 놀아보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저도 아이도 어색해할 정도였죠. 그렇게 1시간이 흐르자, ‘주 양육자인 할머니를 모시고 다시 오라’고 하시더군요. 정말로 가슴 아팠어요. 그 이후로 하던 일을 줄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다짐했습니다.”

그 이후 엄마 이지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이의 언어적 능력 키워주기 위해 수다쟁이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매일 수십 권의 책을 읽어주고 의성어·의태어 등 소리도 과장되게 표현하며 아이의 주의를 끌었다. 영어 노출도 이때부터 시작했다. 소리에 대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아이가 새로운 언어를 들으면 조금이나마 달라질까 싶어 선택한 방법이었다. 이씨는 “처음 서연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줬는데, 책을 덮어버리고 도망가는 모습을 보곤 속으로는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그 당시엔 오히려 그런 아이의 반응에 안도감을 느꼈어요. ‘그래도 모국어는 충분히 알아듣고 있구나’, ‘낯선 영어는 이렇게 거부감을 보이는구나’ 싶었죠. 지금 돌이켜보면 아이의 언어가 빠르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아요. 아이의 언어 발달에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됐으니까요.”

◇ 엄마표 다개국어 실천하려면… “이것만은 기억하라”

이후 이씨는 아이와 소통할 기회를 더욱 늘리고자 ‘엄마표 다개국어’를 시작했다. 그가 가장 먼저 선택한 방법은 유튜브, DVD 등 동영상 콘텐츠 활용한 놀이형 학습이었다. 책 읽기보다 영상을 보고 듣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서연이를 위한 맞춤형 공부법이었다. 이때 이씨가 반드시 지키려 노력한 것은 바로 ‘새로운 영상을 볼 때는 꼭 엄마와 함께하자’는 것이다. 처음 보는 콘텐츠만이라도 엄마가 즐거운 기억으로 함께해준다면, 그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간다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어느 날 아이와 애플(Apple), 바나나(Banana)가 나오는 영상을 보곤 함께 냉장고에서 이를 꺼내 먹는 놀이를 했더니, 아이가 다음 날에도 영어 단어를 정확하게 기억하더라”라면서 “아이에게 영상물을 틀어주고 내버려두면 독이 될 수 있지만, 엄마가 옆에서 함께 상호작용한다면 아이의 기억력은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루에 한 마디라도 외국어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일이 바빠 늦어지는 날에는 잠든 아이 곁에서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등 원칙을 지키려고 애썼다. 특히 화장실, 식탁, 놀이터, 마트 등에선 되도록 외국어를 사용했다. 상황에 따라서 하루에 10분도 외국어 노출을 할 수 없는 날이 생기기 때문에 적어도 세수할 때, 양치할 때만이라도 자연스레 외국어를 들려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심리적으로 외국어 첫 노출을 시작하면 아이가 무언가 듣거나 말해야 하는 상황을 불편해하는 ‘언어 거부기’가 온다”며 “이때는 아이가 기분이 좋아지는 식사 시간이나 놀이터 등에서 한 문장만이라도 외국어로 짧게 치고 빠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아직 모국어도 잘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다개국어를 가르치려 한다며 그를 일명 ‘극성엄마’라고 표현했다. 또 외국 국적도 아니고, 외국어 전공자도 아닌 그가 아이에게 5개 국어를 가르친다고 잠을 아껴가며 공부하는 모습에 친정엄마와 남편 등 가족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이씨는 “아이에게 어떤 결과를 기대하며 외국어 노출을 시작한 게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시작한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듯 외국어를 들려줬어요. 보통 아이의 음악성을 길러주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지, 그 곡의 작곡가나 구성을 줄줄 꿰길 기대하는 부모는 없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저 아직 언어적으로 민감한 나이에 다양한 언어를 접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를 통해 아이의 세상이 더욱 넓어지고, 언어가 더는 두렵게 느끼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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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기자
◇ 단기간의 성과를 바라기보단, 기다려 주는 자세 '중요'

최근 이씨는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거나 앞으로 겪을 엄마들을 위해 ‘엄마표 다개국어(지식너머)’ 신간을 펴냈다. 책을 쓰는 내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아이에게 외국어를 노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엄마들을 떠올렸다고. 그는 “수많은 외국어 교육 마케팅에 의해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에 노출만 하면 어느 순간 말문이 터진다’는 잘못된 인식이 부모들 사이에서 만연하다”며 “하지만 이보단 단계별로 아이의 외국어 발달을 엄마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매 순간 닥쳐오는 고비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해주세요. 아이 혼자 보고 듣게 해주기보단, 엄마가 아이와 함께하며 어떤 걸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관찰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혼자 몰아붙이는 엄마는 성공하기 어렵지만, 아이 곁을 지키면서 함께 노력하는 엄마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습니다. 또 단기간에 어떠한 성과가 나오길 바라지 마세요. 조바심이 엄마와 아이를 모두 지치게 할 수 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이어가며 아이가 내뱉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엄마와 아이가 계속해서 외국어에 대한 즐거운 기억을 쌓아간다면, 외국어 능력뿐 아니라 엄마와의 소중한 정서적 유대감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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