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동, 사설 키즈카페 이용률 높아…공공 놀이공간 부족 심각”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24 16:14

-24일 국회의원회관서 ‘도시 아이들의 삶과 아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 열려
-“도시 아동 놀이 격차 없애려면 지역사회 차원 환경진단 필요”

  •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 놀이를 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 놀이를 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도시 아동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놀이시설은 사설 키즈카페입니다. 이는 도시 내 이용 가능한 공공놀이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죠.”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 아이들의 삶과 이동, 놀이에 관한 토론회’에서 조숙인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이 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도시에 거주하는 아동의 놀이 실태와 삶에 초점을 맞춰 공공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조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아동의 놀 권리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 환경 조성 방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발제에 나섰다. 이번 토론회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으며,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와 세이브더칠드런이 주관했다.

    ◇대도시 놀이시설 ‘사설 키즈카페’ 이용률 가장 높아…“놀이 공간 불평등 심화”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 부연구위원은 “14개의 지역사회 놀이시설 중 대도시 아동의 사설 키즈카페 이용률은 연간 이용률은 89.1%로 나타났다”며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도시 내 이용 가능한 공공 놀이 공간이 부재하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아동의 71.3%가 주로 ‘집’에서 놀이를 하고 있으며, 뒤이어 18.5%만이 ‘놀이터, 공원’을 주요 놀이 공간으로 활용한다”며 “면담에 참여한 읍면지역의 초등 저학년 아동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경우가 많았지만, 도시 아동에게서는 이러한 경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공간 부족 문제와 함께 사교육으로 인한 놀이 대상이 부재한 현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사교육은 아동의 놀이 경험을 제한하는 주된 요인으로, 무엇보다도 같이 놀 또래 친구가 부족한 현상은 사교육의 영향이 큽니다. 이런 현상은 아동의 나이가 높아질수록 더욱 두드러지죠.”

    토론자로 참여한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 사회 내에 아동들의 놀이 공간이 부족하고, 놀이 공간이 있어도 아동들의 욕구에 적합하지 않을뿐더러 아동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공 창구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놀이 공간의 시장화와 불평등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키즈카페는 돈을 내야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돈의 유무에 따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며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아동들의 놀이공간 편차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불평등은 놀이 공간이 점차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 등 사적 주거 영역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 아동 놀이 환경 개선 위한 공공의 역할 중요

    이날 토론회에서는 도시 아동의 놀이 공간을 신설하거나 보완하기에 앞서 놀이 자원이 부족한 지역을 찾아내는 전체 맵핑(mapping)과 환경진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충만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팀 과장은 “도시 안에서 어린이의 놀이 자원에 대한 전체적인 맵핑이 필요하다. 놀이 자원과 그 범위를 바탕으로 놀이 자원이 부족한 지역 등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며 “주변에 다른 자원과의 연계성을 살펴 지역에 부족한 놀이터의 특성을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놀이터를 만드는 식으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컨대 대상 지역의 환경진단 결과를 살펴, 인근 어린이공원이 유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초등학교 고학년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모험 요소를 보완한 놀이터를 계획하는 식”이라며 “지역사회가 놀이터부터 바꿔 아동친화적인 공간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도시 아동의 놀이 환경과 관련해 공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 부연구위원은 “누구나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유화되고 있는 놀이 공간을 어떻게 모두에게 개방할 수 있을 것인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이 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는 “개별 단위의 놀이터가 아니라 마을 단위에서의 놀이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라며 “마을 단위에서 아동들의 일상과 성장에 맞춰 체계적인 놀이 환경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전했다.

  • 24일 국회에서 열린 ‘도시, 놀이를 품다’ 토론회에서 조숙인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과 놀이 실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24일 국회에서 열린 ‘도시, 놀이를 품다’ 토론회에서 조숙인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과 놀이 실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