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여름방학 알차게 보내려면…“저학년부터 비교과 활동 준비하라”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19 11:10

- 입시전문가가 알려주는 고1·2 여름방학 비교과 활동 계획 수립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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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고교 1·2학년생에게 여름방학은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고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탐구·체험학습을 하는 등 실력을 키워야 하는 기간이다. 특히 대학들 사이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여름방학 동안 교과학습 보충과 더불어 비교과 활동을 점검해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고교 1·2학년생에게 여름방학은 진로를 고민하고, 진로 방향에 맞춘 다양한 독서와 체험·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라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저학년에 비교과 활동을 착실히 준비해야 3학년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조언했다. 입시전문가들과 함께 ‘여름방학 비교과 활동 계획 수립 포인트’에 대해 들어봤다.

    ◇ 1단계 | 학생부부터 분석하라

    새로운 비교과 활동의 시작은 자신의 학생부를 관찰·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한때 남들과 다른 특화된 이력이나 교외활동이 중요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학교 안에서 펼쳐진 크고 작은 활동들이 입시를 위한 주요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학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학생 잠재력과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결국 학생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간의 학생부 내용과 앞으로 기록 예정인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자신이 의도했던 계획대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주로 학습과 활동의 균형, 학습과 활동의 연계성, 진로와 학교생활(교과/비교과)의 연관성을 위주로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학생부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여름방학 비교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름방학은 겨울방학보다 기간이 짧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시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학생부 분석을 토대로 이번 방학 동안 주력할 것을 1~2가지 정해 실천하는 것이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1·2학년부터 본인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관련 비교과 활동을 한다면 학종에 유리함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봉사활동, 독서활동, 교과 외 수상경력 등 항목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 2단계 | 자신에게 유리한 주력 분야 정하라

    진로활동은 모든 비교과 활동의 출발점이며, 장차 작성하게 될 대입 자기소개서의 마침표 역할을 한다. 특히 아직 진로가 불분명하고 진학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 학생이라면, 여름방학을 이용해 이 같은 진로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과거 우수 직업과 유망 직종, 인기 학과에만 매달리기보다는 본인의 소질과 능력을 바탕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스스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부터 선행돼야 한다. 김 소장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공신력 있는 각종 인·적성 검사(MBTI·MMPI·진로탐색검사·진로심리검사·진로적성검사·진로역량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방학 기간엔 지자체나 교육포털 등에서 다양한 무료 이벤트 행사를 열기도 하고, ‘워크넷’ ‘커리어넷’ 등의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나 대학별 사이트에서 전공별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진로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것도 좋다. 입시전문가들은 “학기 중에 비교적 꾸준히 해 온 활동이 있다면, 방학을 통해 한 학기를 정리하는 형태의 봉사활동을 실천해 보라”고 강조한다. 예컨대, 사진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이라면 ‘독거노인 영정사진 찍어 드리기’나, 학내 오케스트라에 참여 중이라면 ‘자선 연주회’ 등을 기획해 보는 등이다. 김 소장은 “만일 봉사활동 이력이 산만하고 일관성이 없다면 ‘e-청소년’ 내 ‘Dovol(두볼)’ 등의 사이트에 방문해 자신에게 딱 맞는 봉사활동을 검색해 실천할 수 있다”며 “자신이 속한 지역을 기준으로 찾아볼 수도 있고, 여름방학이라는 기간을 이용해 평소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장기간 봉사나 장거리 봉사도 기획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외부 활동이 어렵다면, 학기 중 소홀했던 독서 이력을 채워 나가는 것도 의미 있다. 독서활동은 현재 ‘학생부 독서활동상황’란에 도서명과 저자명 정도만 기재 가능하지만, 여전히 진로나 학습과 연계도가 높은 독서는 입시에 도움이 된다. 유성룡 커넥츠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3학년이 되면 학생들의 심적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폭넓은 독서가 힘들어진다”며 “1·2학년부터 진로를 심화하는 내용의 서적이나 전공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주는 책읽기를 통해 틈틈이 전공에 대한 기본지식을 쌓고, 앞으로 있을 면접에도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3단계 | 방학 활동 정리·기록하라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학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방과후 학교’가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평소 부족했던 교과 또는 심화가 필요한 교과 강의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김 소장은 “방과후 학교는 학습적인 장점뿐 아니라,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방학 중 학습 리듬을 유지하고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며 “의지가 부족하거나 교과학습이 시급한 학생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모두 계획하고 실천했다면 이에 대한 정리와 분석이 필수다. 이를 통해 다가올 2학기와 겨울방학에도 이 같은 활동을 더욱 발전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아울러 자신이 했던 활동과 다양한 사례를 데이터화함으로써 앞으로 입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김 소장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귀찮고 번거로운 작업으로 느껴지겠지만, 이 과정까지 마무리해야만 비로소 한 가지 활동을 끝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번 여름방학을 통해 활동뿐 아니라 정리·기록 훈련까지 병행한다면, 짧지만 알차게 방학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