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그것이 알고 싶다 ] 복잡한 대학 재정사업 편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17 15:30
  • # 00 대학, ACE+·CK·LINC+·PRIME 등 정부 사업 쾌거!

    “건축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수험생입니다. 관련해 지원 대학 정보를 살펴보다가 이러한 문구들을 심심치 않게 봤습니다. 이 같은 사업들이 제가 지원하려는 학과 또는 대학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저의 대학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나요. 예를 들어 장학금을 더 준다든지, 실습실 환경이 좋아진다든지…”(정영찬ㆍ가명ㆍ고3)

    조만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우수한 신입생들을 모집하려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시기다. 오는 26일부터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주최하는 2019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입시박람회)도 열린다. 이때 대학들이 앞다퉈 내세우는 소개 문구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위와 같은 대학 재정관련 사업들이다. 이는 곧 해당 대학은 정부에서 재정지원을 많이 받으니 학생들에게 지원을 많이 해주겠다는 외침과 다름없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크게 확대하기 시작해 2016년에는 큰 규모의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신설했다. 그러나 목표부터 성과관리까지 정부 중심으로 추진해 대학의 자율성이 저해되고 시장주의적 사업 방식으로 대학 간 소모적 경쟁이 심화했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또한 대학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업 단어와 문구들이 행정ㆍ재정적이라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교육 당국은 내년부터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 목적성 8개 사업 부분통합…일반재정지원 포함 4개 사업으로 단순화

    교육부는 그간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최근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와 맞물려 통합ㆍ재편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 3월 8개인 대학재정지원사업을 3개 유형 (국립대학·일반재정지원·특수목적지원) 및 4개 사업(국립대학육성·대학혁신지원·산학협력·연구)으로 재편하는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내년 2월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오는 9월 시범사업을 통해 10개 안팎의 대학에 22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강복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장은 “사업마다 그 특성이 각각 달라 수험생·학부모뿐만 아니라 대학구성원에게 피로감을 준 것이 사실”이라며 “대학의 교육여건과 학습의 질 개선 투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혁신적으로 통합 개편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기초학문 보호와 국가 전략적 기술 연구·개발, 고등교육 기회 제공 확대라는 국립대학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학 육성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또 LINC+(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 BK21 플러스, 글로벌 박사양성 등은 산학협력(LINC+)과 연구(BK21플러스)로 각각 개편돼 특수목적지원으로 단순화하고, 일반재정지원사업의 기본적 지원을 바탕으로 수월성 제고 등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한다.

    대학의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ACE+(자율역량강화) CK(특성화) 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CORE(인문역량강화) WE-UP(여성공학인재양성) 등 5개 사업은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통합해 대학의 기본역량 제고를 일반재정으로 지원한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지원 대상과 선정방식에 따라 ‘자율협약형’(Ⅰ유형)과 ‘역량강화형’(Ⅱ유형)으로 나뉜다. 최근 발표된 대학 기본역량 진단(前 구조개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Ⅰ유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본역량이 다소 미흡해 ‘역량강화대학’이 된 학교 일부는 정원감축과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Ⅱ유형 지원을 받는다.

    이에 따라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최종 발표인 8월 이후부터는 입시설명회 또는 박람회에서 ‘자율개선대학 유형 I 사업 선정’ 이라는 대학 소개 문구를 수험생들이 쉽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방재현 대교협 입학지원팀장은 “수험생이라면 대학을 선택할 때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선정 여부도 고려하되, 그것만을 우선으로 하기보다 본인의 적성과 흥미에 적합하게 전공과 진학 계획을 세우는 노력을 해야 할 것”고 강조했다.

  • 대학 재정지원사업 재구조화 표 /교육부 제공
    ▲ 대학 재정지원사업 재구조화 표 /교육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