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율 50%로 낮춰 고교교육 정상화해야”…자기소개서도 “개선 필요”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13 18:00

-13일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미포함 과제 논의 위한 ‘제6차 대입정책포럼’ 열려

  • 13일 서울 성동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서울지역대학 대강당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미포함 대입과제 검토'를 주제로 제6차 대입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기수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 모습. / 오푸름 기자
    ▲ 13일 서울 성동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서울지역대학 대강당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미포함 대입과제 검토'를 주제로 제6차 대입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기수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 모습. / 오푸름 기자

    “70%에 달하는 수능 EBS연계율을 50%로 축소해 점진적으로 고교교육 정상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또 대입 단순화와 공정성 제고 차원에서 교사추천서 폐지를 검토하고, 현재 문항당 1000~1500자에 달하는 에세이 형식의 자기소개서 분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사실을 나열한 개조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13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한국방송통신대학 서울지역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제6차 대입정책포럼’에서 강기수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 같은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열린 대입정책포럼에서는 국가교육회의가 2022 대입제도개편 공론화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수능-EBS 연계율 개선,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발제에 따르면 수능 EBS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줄어들고 과목별 특성에 맞춘 간접연계로 전환될 계획이다. 또 대학별 적성고사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하고, 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기준을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포럼 이후 대학 및 교육청 대상 간담회와 온-교육 홈페이지 등 온ㆍ오프라인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8월 ‘2022학년도 대입개편방안’ 에 포함돼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31일 국가교육회의는 이 같은 쟁점을 공론화 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교육부로 돌려보내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으므로 교육부가 이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 “고교교육 정상화 위해 변화 필요” VS “사교육비 낮추려면 현행 유지해야”

    이날 발제를 맡은 강 교수는 “2011학년도 수능부터 70% 수준으로 유지된 EBS 연계율을 50%로 축소하고, 과목별 특성에 맞춰 간접연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그간 고교 교실 현장에서 이뤄지던 EBS 문제풀이 수업이 바뀌는 등 점진적으로 안정적인 교육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정환 강원고 진학부장은 “현재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 외에 EBS 교재를 한 권이라도 더 가르치기 위한 파행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능 점수만을 위한 교과 활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박찬호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EBS 연계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 과정 중심 평가를 안착시키는 데 있어 큰 걸림돌”이라며 “간접연계 전환에서 더 나아가 EBS 교재 연계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EBS연계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기능을 고려해 현행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고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유미선씨는 “EBS 교재로 수능 준비를 하면서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행 연계율이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자기소개서 분량ㆍ방식 개선”…추천서 폐지는 “신중해야”

    교사추천서 폐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강 교수는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을 채택하는 대학 150개교 중 21.4%(28개교) 정도가 교사추천서를 전형자료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가교육회의에서 이에 대한 특별한 의견을 내놓진 않았지만, 교사 의견은 학생부를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므로 대입 단순화 및 공정성 차원에서 교사추천서 폐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여한 임성용 광주상일여고 교사는 “교사추천서는 학생부의 행동특성 및 발달사항으로 대체 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석범 공주대 입학본부장은 “현 교사추천서의 자유기술문항을 통해 학생부에서 확인되지 않는 지원자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교사추천서 항목 중 학업이나 인성 및 대인관계 부분은 삭제하더라도 자유기술문항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기소개서는 분량과 방식을 개선하되,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강 교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는 학교 150개교 중 약 80%(119개교)가 수험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현실”이라며 “다만 ‘자기소개서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상당히 제기되고 있으니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가교육회의의 부대의견을 고려해 대폭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문항당 1000~1500자에 달하는 서술형 에세이 방식의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데, 이를 문항당 500~800자로 사실을 중심으로 나열하는 개조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선 연세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실제 건국대를 포함한 6개 주요대학이 공동연구를 통해 4번 문항을 통일해 적용한 것처럼 모든 대학이 4번 문항까지 통일한 단일 자기소개서를 활용한다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는 내용을 학교장의 허가를 받고 참가한 대외활동 등 외부활동을 제외한 교내활동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 '제6차 대입정책포럼'에서 박찬호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 윤석범 공주대 입학관리본부장, 임성용 광주상일여고 교사, 박정선 연세대 책임입학사정관, 박정환 강원고 진학부장 교사, 이재희 가천대 입학처장, 심재연 학생, 유미선 학부모(왼쪽부터) 등이 토론하고 있는 모습. / 오푸름 기자
    ▲ '제6차 대입정책포럼'에서 박찬호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 윤석범 공주대 입학관리본부장, 임성용 광주상일여고 교사, 박정선 연세대 책임입학사정관, 박정환 강원고 진학부장 교사, 이재희 가천대 입학처장, 심재연 학생, 유미선 학부모(왼쪽부터) 등이 토론하고 있는 모습. / 오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