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마지막 토론회에서도 이어진 ‘동상이몽’…“대안 마련” 목소리 나와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10 21:32

-10일 ‘2022학년도 대입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서울서 열려

  • 10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1부에서 박윤근 양정고 교사,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연구소장, 은재호 한국갈등학회장,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대표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10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1부에서 박윤근 양정고 교사,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연구소장, 은재호 한국갈등학회장,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대표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동점자가 무더기로 나오면 정시 지원자들은 큰 혼란을 겪을 텐데…어떤 대책이 있나요?”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면 학교별ㆍ교사별 역량 차이에 따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듣고 싶어요.”

    10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106호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서 진행된 ‘시민과 열린토론’에 참여한 학생, 학부모 등이 시나리오별 가정 상황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각 의제에 대한 발제를 맡은 교사, 교육단체 대표 등이 이와 관련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각 시나리오 지지자들의 입장 차는 여전했다.

    특히 토론회 개최에 앞서 교사단체와 교육시민단체는 이번 대입개편 공론화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기자회견을 연이어 개최하며 “이번 정부에서 교육적폐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열린 수도권ㆍ강원권 국민대토론회를 끝으로 오프라인 토론회는 마무리되며 이후 400명의 시민참여단이 8월 초까지 공론화 결과를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서 김영란 대입개편 공론화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서 김영란 대입개편 공론화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서로 다른 수치 인용…시나리오별 입장 차 '여전'

    가장 큰 쟁점으로 꼽히는 수시와 정시 비율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별 발제자마다 각각 다른 근거자료를 활용하며 입장 차를 드러냈다. 시나리오 3안을 지지하는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전체의 8.9%로, 20%대의 기존 정시 모집 비율에 이만큼 더해졌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시를 무작정 45%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것은 실제로 55%를 정시로 뽑자는 얘기와도 같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큰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나리오 4안에 대한 발제를 맡은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대표는 상위권 14개 대학의 전형 간 비율을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주요 상위권 대학이 실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은 52.3%, 학생부교과전형은 9.7%, 정시는 22.7%로 나타났다”며 “이처럼 수시가 대입전형 비중에서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치열한 내신경쟁으로 인해 고교 1학년 말에 대학입시 패배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시나리오 1안을 지지하는 박윤근 양정고 교사는 “수능 위주 정시전형 45% 이상, 학생부종합전형 25%, 학생부교과전형 20%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며 “정시 전형이 20~25% 비율을 차지하는 현 상황에서 정시를 준비하는 재학생과 재수생 등을 합치면 18만명에 이르는데, 정시모집 선발인원은 그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2022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 오푸름 기자
    ◇학부모 “수능 절대평가 전환하면 변별력 대안 있나” 우려 커

    이날 시나리오별 발제가 끝난 뒤에는 시민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학생, 학부모 등 시민들의 질문은 주로 시나리오 2안에 집중됐으며, 해당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학부모 황현화씨는 “시나리오 2안대로 수능 시험이 절대평가로 전환돼 동점자가 무더기로 나오면 정시전형 지원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어떤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시나리오 2안 발제를 맡은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연구소장은 “대입제도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 불편한 점이 생길 수 있지만, 선발보다 배움의 관점으로  우리 교육이 전환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며 “절대평가를 적용할 때 올해 전체 성적분포를 살펴보고 몇 점대까지는 1등급으로 산정한다거나 주요 과목에 가중치를 둬서 영역별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연하영씨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면 현재 내신시험에 관한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 학부모로서 학교ㆍ교사별로 내신 시험 출제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고 느껴 학부모의 우려가 크다”며 “이러한 학교교사별 역량 차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소장은 “시나리오 2안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동시에 내신 산출방식도 절대평가로 시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별 격차 문제는 사학문제가 얽혀 있는 등 단순히 입시제도만의 문제로 몰고 갈 수 없다. 또한 교사별 평가에 대한 문제도 학생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가 학생을 직접 평가하지 않고 결국에는 일제고사 방식을 따르기 때문”이라며 “우리 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지금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입시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