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인터넷 커뮤니티가 엄마를 구할 수 있을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7.03 10:26
  • 월 1회 '자녀교육'이라는 주제로 독서 모임을 합니다. 어머니, 학교 선생님, 교육 기자 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자녀 교육'을 주제로 책을 읽습니다. 모여서 책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모임에서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를 가진 어머니에게 가장 큰 고민은 '주변에 같은 어머니가 없다'는 거란 겁니다. 친구들이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겪는 행운이 없는 경우, 갑자기 고민을 들어주고, 노하우를 공유할 선배 엄마가 필요해집니다.

    전통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가장 강했던 건 종교 단체였습니다. 정부에서도 모임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는 충분치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모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 강점은 무언가를 만들기보다는 연결해주는 일이니까요. 공동체는 인터넷이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모임은 지역으로 어머니를 모아주는 모임입니다. 지역별 '맘카페'가 대표적이죠. 가까운 지역에 사는 어머니들은 아무래도 원하는 바도 비슷해집니다. 비슷한 지역에서 정보를 교류하는 맘카페가 큰 영향력을 갖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 외에도 강남, 목동 등 소위 말하는 '사교육 특구'에는 그런 사교육을 묶은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런 사이트들은 입시를 성공한 엄마와 학생을 모아 후배 엄마들을 연결해줍니다. 엄마는 자식에게 맞는 좋은 사교육을 찾기 위해 커뮤니티를 가입합니다.

    지역이 아닌 '카테고리'를 통해 묶은 커뮤니티도 있습니다. '잠수네 커가는 아이들'은 공부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입니다. 운영진은 정기적으로 어머니들의 노하우를 묶어 책을 냅니다. 시간이 갈수록 노하우는 쌓여 더욱 효율적으로 어머니들은 노하우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모바일 앱으로 자리를 옮긴 커뮤니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밴드'에는 진로, 입시 밴드가 유독 많습니다. 이곳에는 전문가들이 정보를 올리고, 어머니들은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받습니다. 밴드에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의 어머니들이 모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엄마를 교육 스트레스에서 구할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인터넷이라는 특성상, 익명성 때문에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많아야 2~3명을 키웁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두 번째 기회는 없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어머니는 최고를 추구하게 됩니다. 고액의 사교육이 아닌 인터넷의 관계로는 고급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회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 교육' 모임에 게스트로 입시 컨설팅 강사분이 오셨습니다. 그분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정보는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세일즈 피치와 진짜 정보를 구별하기 어렵다고도 했지요. 인터넷에 한계가 유독 교육에서는 크게 느껴집니다.

    인터넷의 핵심은 '관계'입니다. 인터넷이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런 기술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 겁니다. 그보다는 관계를 잘 묶지 못한 사람의 기획력의 한계 때문일 겁니다. 아직 한계가 부족하지만, 교육 커뮤니티, 양육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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