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이제는 중학교도 ‘과정중심평가’…어떻게 바뀌었나

최예지 조선에듀 인턴기자

2018.07.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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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평가 방식
-선발·분류보다는 ‘학습 확인’, 지식보다는 ‘역량 평가’
-프로젝트, 활동 중심 수업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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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과정중심평가와 연계된 사회 수업의 모습. 학생들이 스마트폰 GPS를 이용해 학교 건물 위치를 위경도로 표시하고 있다. /조경철 교사 제공

#오지선(가명·46)씨는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의 사회 수업을 참관했다가 격세지감을 느꼈다. 아이들이 사는 지역인 서울시 송파구의 브랜드를 디자인해보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재학 중인 학교는 중간ㆍ기말고사와 같은 지필고사가 없는 대신, 프로젝트 수업을 하며 수행평가 비중 100%로 과정중심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강의형 수업과 객관식 시험에 익숙했던 오씨는 이러한 수업과 평가방식이 낯설지만 신선하게 느껴졌다.

중학교서도 학생 평가에 변화의 움직임이 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22개의 중학교를 ‘과정중심평가 선도학교’로 지정해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수행평가를 확대했다.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과정중심평가’를 내세우는 것과 같은 맥락의 변화다. 새 교육과정은 2020년까지 전학년을 대상으로 확대될 계획이라, 과정중심평가 역시 많은 학생들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기존의 평가방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과정중심평가를 연구하고 실천해온 교사들에게 평가의 변화에 대해 물었다.

◇선발·분류보다는 학습 확인에 중점

교사들은 수행평가는 과정중심평가의 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모든 수행평가를 과정중심평가로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학생의 학습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기능을 해야 과정중심평가로 볼 수 있어서다. 조경철 배명중 교사는 “과제부가식 수행평가가 과정중심평가라고 할 수 없는 경우”라며 “단순 점수 산출을 목적으로 수업과 분리돼 진행되는 수행평가는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부담이 될 뿐, 학습을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정중심평가는 학습의 말미가 아니라 진행 중에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중간·기말고사로 몰아서 평가하기보다는, 틈틈이 학생의 학습 상태를 확인한다.  강대일 덕천초 교사는 초등학교 6학년이 ‘면담’을 주제로 평가를 진행하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과거에는 아이들이 면담 후 써온 보고서라는 결과물만 가지고 수행평가를 했지만, 과정중심평가를 할 때는 계획서를 수립할 때부터 조언을 건네고, 보고서를 완성하고 나서까지도 계속 피드백을 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결과중심적인 평가는 선발·분류의 기능을 했습니다. 즉, 학습이 끝나고 나서야 점수나 등수를 알려줘, 배움을 촉진하는 기제로 작용하지 못했어요. 과정중심평가는 학습 중에 아이에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학습을 확인하는 목적의 평가라면 자가평가·동료평가 등도 과정중심평가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들은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창규 둔대초 교사는 “학습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평가해 모든 학생이 교육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과정중심평가는 과정에 올인(all-in)하는 게 아니라, 학습이라는 결과가 좋기 위해 과정을 더 잘 살피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무엇을 ‘아느냐’보다 ‘할 수 있는가’가 중요

정 교사는 오늘날의 학력(學力) 관점에서는 과정중심평가가 적합한 평가방식이라고 말했다. “과거 학력은 얼마큼 많이 알고 있느냐는 ‘지식’의 측면에서 다뤄졌어요. 예를 들면 10문제 중에 9개 이상 맞춘 학생은 똑똑한 학생, 6개 이하 맞은 학생은 학력이 부족한 학생, 이런 식이죠. 그런데 최근 학력 개념에서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인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학력을 지식이라고 한다면, 학력 저하를 우려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배운 바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과정중심평가는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가방식으로 수행평가나 논·서술형이 강조되는 것도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강 교사는 “임진왜란을 배울 때 지식 중심 교육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연도’를 단편적인 객관식으로 물었다. 그러나 역량이 중요해진 지금은 임진왜란이 왜 일어났고, 원인이 무엇이며, 전개 과정은 어떠하며,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논·서술형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들은 일본 대학입학시험에 논술형 평가가 도입되는 점과, 제주도교육청 등에서 토론과 논술을 중심의 IB 교육과정 도입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변화라고 봤다.  

조 교사는 “강의식 수업과 지필고사가 이뤄질 때는 뒤에서 그림만 그리고 있던 학생도, 지역 브랜드 구상하는 활동에서는 디자인에 관심이 있으니 자신이 모둠을 이끌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며 “(과정중심평가와 활동 중심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지필평가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아이들에게도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수업 방식도 활동 중심, 프로젝트로 변화

정 교사는 “(결과중심평가에서는) 시험 점수에 따라 아이들을 독려했지만, 지금은 아이들도 저도 결과에 대한 압박이 준 상태”라고 말했다. 강 교사는 “부족한 부분을 교사가 틈틈이 발견하고 채워주니, 아이들도 성취동기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조 교사는 “지필평가가 없고, 수행평가도 수업 중 활동으로 이뤄지니 학업 부담감이 줄었다”며 “지필고사를 볼 때는 수업시간에 배운 것 이상으로 고등학교 수준까지 학원에서 외워오곤 했는데, 수행평가 100%를 진행하니 같은 걸 배워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정중심평가에서는 수업과 평가가 긴밀히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과정중심평가로의 변화는 곧 수업의 변화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강의형 수업 대신 프로젝트나 활동 중심 수업이 눈에 띄는 이유다.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하니, 과정중심평가에서 단순히 지식만 암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활동 중심 수업에서 지식은 학생들이 형성해 내기에, 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무엇을 학습해야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싶다면, 교수학습설계의 기준인 ‘성취기준’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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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자가평가지를 통해 자신의 학습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조현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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