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인재 ‘뉴 칼라’, 한 우물 파…전문성 갖춰야”
최예지 조선에듀 인턴기자
기사입력 2018.06.27 19:45

-27일, 과기부와 한국과총 ‘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열어
-"전문성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을 세계화할 수 있어야”

  •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약학, 기계공학, 의학 등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최예지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약학, 기계공학, 의학 등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최예지 기자

    ‘뉴 칼라(New Collar)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일각에서는 ‘뉴 칼라’라 부른다. 기존의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와 다른 덕목과 자질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에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복합이 강조되고는 하지만, 뉴 칼라에게도 ‘전문성’이 여전히 중요한 역량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개최한 '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다.

    미래를 이끌어 갈 뉴 칼라의 전략은 ‘한 우물’을 파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통섭과 융합이 중요해졌다지만, 한 분야에 강점이 있어야 다른 기업과 협업기회가 열린다는 얘기다. 요즈마그룹의 이원재 아시아총괄법인장은 이스라엘은 해외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이 하나의 회사를 세우는 '조인트 벤처' 전략으로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R&D가 강점이니, 시장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중국 기업과 협업하는 전략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외국 투자자들도 한국의 기술에 놀라고 있는데, 이 뛰어난 기술을 활용할 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세대 벤처 기업가인 이영 테르텐 대표는 "이스라엘의 경우는 기술이 좋으니 다른 부분을 채워줄 해외 기업과 협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한 가지를 완벽히 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시기다. 한국도 기술이라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한다면, 다른 분야에 강점 있는 파트너를 만나 해외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대표, IT 업계 관계자 등은 한 가지에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선행돼야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취미박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라돈’의 오서빈 대표는 자신이 지금의 사업을 하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일명 ‘딴짓’을 많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과학을 좋아했고 한국과학기술원에 진학했지만, 산업디자인학으로 석박사를 했다. 딴짓을 많이 하다 보니 적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미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도 “적성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경험 중 전문성을 지닐 분야를 찾아내는 과정을 상세히 안내했다. “다양한 경험을 한 후에는 해본 일을 세분화해 나열해보고 나서, 이를 적성적합도와 시장가치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해보면 좋습니다. 이중 적성적합도와 시장가치가 모두 높은 일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장가치가 낮더라도 적성적합도가 높은 일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즐거운 일을 해야 지속 가능할 수 있어요. 뉴 칼라 인재는 직장인이 아니라 ‘장인’이 돼야죠.”

    이미 전문성을 갖춘 뉴 칼라 인재를 활용할 방안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연구원이나 교수가 스타트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800만 명으로 작지만 인구당 창업 수가 세계 1위에 달하는 스타트업의 성지다. 이 법인장은 "이스라엘이 창업을 선도할 수 있었던 건, 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과대 교수가 기술을 사업화해 설립한 ‘바이오 센스’라는 의료 벤처 기업이 3년 반 만에 4억3천 달러에 존슨앤드존슨에 매각된 사례, 농부가 자신의 기술로 경수로 창업을 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예를 들었다. 그는 "한국의 기술이 사업화되면 세계적인 유니콘(기업가치가 큰 비상장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며 “지금 한국은 기술이 있음에도 사업화하지 못해 ‘미운오리새끼’로 보이지만,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져 ‘백조’의 성공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자들도 같은 의견을 보탰다. 중소벤처기업부 변태섭 창업진흥정책관은 "우리나라에는 이미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다만 이들이 연구에 매달리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으로 나오는 게 창업 생태계 발전에 큰 도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스탠퍼드 대학 주변으로 형성된 실리콘 밸리처럼 스타트업, 대학, 대기업 등이 연결되는 촘촘한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카이스트가 있는 대전과 같은 우리나라 대학가에서도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협업하고, 대학은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드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 '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김영덕 롯데 엑셀러레이터 센터장이‘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대기업 활동’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최예지 기자
    ▲ '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김영덕 롯데 엑셀러레이터 센터장이‘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대기업 활동’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최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