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통일 한국의 교육,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교육에서 답을 찾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6.19 16:01
  • 지난 15일 서울대 학생들이 김일성종합대학교에 교류를 제안하는 공식 요청을 보냈다. 체육 교류, 김일성종합대 학생들과의 토론, 북한에 있는 고구려 관련 역사 답사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이 들리는 걸 보니 남북통일이 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지난 칼럼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현실의 벽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교육이다. 국가의 뿌리는 사람이고, 사람의 뿌리는 교육이 만든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한 사람의 무지(ignorance)는 모든 사람의 불행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통일 한국이 ‘행복한 나라’가 되려면 교육을 통해 북한 동포들을 무지에서 ‘해방’ 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의 경우 김일성 일가에 충성을 강요하는 과목의 비중이 교과과정의 약 50% 가량을 차지한다. 전반적인 지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용 가능한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 역사, 정치학, 소프트웨어 교육 등 사회의 기반이 되는 핵심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문제는 교육 인프라다. 일단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북한에 있는 교사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남과 북의 격차를 빠른 기간안에 줄이지 못하면 통일의 부작용은 오랫동안 혹은 영원히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

    결국 해답은 온라인 교육이다. 예컨대 정부가 모바일 기기를 보급하여 MOOC(온라인공개수업, 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MOOC는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기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수업 완강률이 매우 낮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MOOC 플랫폼인 Coursera의 경우 수업을 완강하는 비율이 4%에 불과했다. 국내 교육프로그램인 EBS 역시 완강률이 13.8%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북한주민들은 교육이 사치라고 느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온라인 교육 이수율이 더 낮아질 확률이 높다. MOOC의 또 다른 문제점은 개인 맞춤 교육의 부재다. 사람은 개인마다 학습 속도와 지적 역량이 다르지만 MOOC는 이 같은 수요를 충족시켜줄 만큼 다양한 수준의 컨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교육’을 제시한다.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통일암호화폐(가제)’를 발행한다. 주식을 상장하듯 코인을 상장하여 자금을 모으고,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교육용 모바일 기기를 보급하는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사용한다. 북한 주민들은 통일 정부가 지정한 온라인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수하여 완강할 경우, ‘통일암호화폐’를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받는다. 학생들은 이 암호화폐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신청하거나 심화 교육과정을 수강한다 (정부 허가를 받는다면 현금화도 가능하다). 강사들이 더욱 다양하고 질 높은 컨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통일암호화폐’를 인센티브로 제공할 수도 있다.

    학생들의 수강 내역 및 컨텐츠 관련 데이터는 블록체인 시스템 상의 분산장부에 기록되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교육 관계자는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과 연결하여 최상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서버 관리 역시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예컨대 스토리지(Storj), 파일코인(Filecoin)과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는 일반 개인 사용자가 자신의 컴퓨터나 서버에 남는 저장공간을 빌려주면 그 대가로 코인을 얻는다.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저장 매체를 확보하고, 대여해주는 입장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는 win-win 구조다. 

    참고로 동유럽국가 리투아니아(Lithuania)에서는 이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비트디그리(BitDegree)가 위와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발행한 코인인 BDG 암호화폐를 통해 학생과 컨텐츠 제공자에게 매력적인 경제적 유인을 제시했다.

    필자가 제시한 방법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당면한 이 문제가 결코 기존의 틀 안에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크리스토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전형적 항로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듯,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길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남과 북의 엄청난 도전은 이제 시작되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발상으로 세계가 놀랄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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