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활동, 전공과 연계해 꾸준히 한 것이 학종 합격 비결”
오선영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6.15 11:00

[나의 대학 합격기] 경희대 건축공학과 1학년 이민섭군

  • 경희대 건축공학과 1학년 이민섭군은 “진로를 일찍 정하고 전공 관련 교내 활동을 다양하게 한 것이 학종 합격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신영 기자
    ▲ 경희대 건축공학과 1학년 이민섭군은 “진로를 일찍 정하고 전공 관련 교내 활동을 다양하게 한 것이 학종 합격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신영 기자
    경희대 건축공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민섭(19·서울 인창고 졸)군은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말 기쁜 소식을 연이어 들었다.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지원한 6개 대학 중 5곳에서 합격증을 받은 것이다. 지원한 전형은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을 포함, 모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었다. 5개 대학의 학종에 합격한 이군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전공 관련 교내활동, 고 3 1학기까지 꾸준히 해

    이군은 고교 재학 중 전공 관련 교내활동을 다양하게 했다. 고 1 때 전공 알리미 활동 등을 통해 건축에 관심을 가지면서 진로를 일찍 정한 덕분이다. 학생들이 특정 주제를 정해 견학·조사한 후 보고서를 쓰는 ‘창의 체험 활동’이 대표적이다. 2학년 때는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흡음재를 연구해 발표했다. 스티로폼, 종이 상자, 계란판, 한지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로 실험을 거듭하며 보고서를 작성했다. 3학년 때는 같은 활동에서 ‘도시 재생’을 주제로 연구·발표했다. 많은 학생이 고 3 때 교내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과 달리 이군은 고 3 때까지 활동을 지속한 점이 눈에 띈다. 그는 “2학년 때 전공 관련 활동을 다소 폭넓게 했다면, 3학년 때는 더 구체적인 분야로 활동 범위를 좁혔다”고 했다. 이런 탐구활동은 그가 가입한 ‘물리탐구반’, ‘건축의 정석’ 등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했다.

    “언론을 통해 서울역 고가도로 재생 공사에 대해 알게 됐어요.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총괄과에 전화했고, 일반인 최초로 ‘서울로 7017’ 공사 현장을 견학할 수 있었죠. 저희를 안내해준 현장소장님께 공사 개요와 도시 재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건축 가운데서도 ‘도시 재생’ 분야에 더욱 관심 갖게 됐습니다. 더 많은 사례를 알고 싶어 서울 은평구 산골마을을 방문, 주민 인터뷰 등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 전후를 비교·연구하기도 했어요.”

    그 밖에도 동아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물리탐구반에서는 수업 중에 배운 이론에 대해 실험하며 심화학습을 하고, 매년 열리는 동아리 발표회 때 ‘포물선 이론’ 등을 적용한 핀 볼 게임을 만들어 나가기도 했다. 이군은 “친구들에게 물리가 어려운 과목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서 했던 활동”이라고 말했다. 건축의 정석 동아리에선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지은 ‘빌라 사보아(Villa Saboye)’를 탐구하면서 설계도나 컴퓨터 프로그램 도움 없이 사진만 보고 모형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2학년 때 과학거점학교 수업(물리)과 후마니타스 주니어 칼리지 등에 참여해 공부한 것도 이군에겐 의미가 깊다. 그는 대부분의 활동을 전공과 연계했는데, 과학거점학교 수업에서도 마지막에 작성한 보고서 주제를 ‘구조물에 따른 소리의 울림’으로 정하고 조원들과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어 실험·연구했다. 후마니타스 주니어 칼리지는 경희대가 진행하는 고교 연계 교육 프로그램으로, 경희대 교수가 매주 목요일 인창고를 찾아 강의했다. 이군은 “인문학과 과학과학 등을 융합한 교육이 진행돼 매우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활동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군은 고 1 때부터 활동 내용을 파일에 정리해 두는 습관을 들였다. 그래야 필요할 때 쉽게 자료를 꺼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활동 내용을 정리해 두니 (학생부 기록을 위해) 선생님께 제 활동 내용을 보고하기가 한결 수월했다”며 “또 고 3 때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 준비를 할 때도 제가 했던 활동 내용과 관련 자료를 바로 찾아볼 수 있어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 이민섭군이 학년별로 정리해둔 교내 활동 내용과 관련 자료. /이신영 기자
    ▲ 이민섭군이 학년별로 정리해둔 교내 활동 내용과 관련 자료. /이신영 기자
    ◇목표 대학 입학 설명회, 모의면접 등 참가하며 정보 수집

    고 3 1학기 내신성적이 확정된 다음 이군은 담임교사와 상담하며 지원 대학과 학과, 전형을 결정했다. 이후엔 각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다. 홈페이지를 통해 대학별 인재상부터 교육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군은 “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다 보니 (해당 대학이 주최하는) 입학설명회나 모의면접 등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됐다”며 “고 3 여름방학에 설명회와 모의면접에 참가한 게 입시를 잘 치르는 데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두 군데 대학의 모의면접 프로그램에 참가했어요. 여기에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 초안도 작성했죠. 모의면접을 통해 면접장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입학사정관 등 면접관들이 보완할 점을 상세하게 알려준 점이 좋았어요. 저는 ‘답변을 더 구체적으로 하라’는 피드백을 받아 이후 면접 준비할 때 참고했습니다.”
  • /이신영 기자
    ▲ /이신영 기자
    자기소개서는 초안 작성 후 담임교사의 피드백을 받으며 고쳐나갔다. 그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어떻게 써야 입학사정관이 나를 주목할까’ ‘무슨 내용을 담아야 내가 어떤 학생인지 알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대학 자율 문항인) 4번 문항을 작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가 참석했던 대학 입학설명회에서 ‘4번 문항을 중요하게 본다’는 얘길 들어서다. 이군은 “4번 문항은 대개 지원 동기와 입학 후 학업 계획을 묻는다”며 “대학 홈페이지에서 인재상과 학과 소개, 교육 프로그램 등 내용을 숙지하고 그에 맞춰 쓰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면접 준비는 학교에서 했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 후 교사들이 교내 면접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교사 2인이 학생의 자기소개서와 학생부를 가지고, 실제 면접과 같이 진행한다. 여러 명의 교사가 번갈아가며 면접 연습을 반복하게 했다. 이군은 “학교 모의면접이지만 방식부터 질문, 진행 방식까지 실전처럼 엄격하게 진행됐다”며 “실제로 선생님들이 했던 질문이 대학 면접에서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대입에서 목표를 이룬 이군은 고 1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을까. 첫째로 내신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조언했다. 이군 자신도 내신 관리를 잘하지 못해 2학년에 올라가 후회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고 2 말 대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려고 보니 내신이 걸림돌이 되더라”며 “겨울방학에 집중적으로 공부해 2학년 말까지 3등급대 중반에 머물던 내신을 3학년 1학기에 2등급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1학년부터 내신에 신경 쓰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탐색하고 관련 활동을 해나가세요. 그래야 고 3 때 입시도 잘 치를 수 있습니다.”

    ▶ <전형 돋보기>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경희대를 대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올해(2019학년도)는 전년도보다 140명 증가한 1180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 전형 가운데 선발 인원이 가장 많다. 지원 자격은 국내·외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또는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로서, 경희대 인재상인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 중 하나에 해당하는 자이다. 올해부터 지원 자격이 바뀌어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도 지원이 가능해졌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선택)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3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평가 3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