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공부법의 변화를 통한 단어력 상승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6.15 09:30
  • 현재 학년대비 단어능력이 많이 낮은 학년을 꼽으라면 주저할 것 없이 중학교 1~2학년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 중학생들의 단어 이해 능력이 이전의 학생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상태이다. 실제로 학생들을 코칭해보면 교과서를 읽다가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의 뜻을 몰라서 해당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현 중학생들의 단어 능력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국어의 학습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나 과학 과목을 학습할 때에 어디서 한번쯤 들어보았던 단어이지만 정확한 단어 뜻 파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경우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미루어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국어 단어 공부를 위해서는 ‘한자 공부는 필수다’라고 코칭하면 코웃음을 치곤 한다. 아니 지금이 6~70년대처럼 한자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시간 아깝게 한자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학생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단어 중 65% 이상을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어 선생님께서 단어 해석이나 풀이를 할 때, 한자어 설명을 함께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개발(開發)과 계발(啓發)’의 차이는 해당 단어를 구성하고 있는 한자어를 정확히 이해했을 때보다 구분이 명확해진다. 개발(開發)의 개(開)는 ‘통하다, 열리다’의 뜻이고, 계발(啓發)의 계(啓)는 ‘일깨워주다’의 뜻으로, ‘개발(開發)’은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의미로, ‘계발(啓發)’은 잠재되어 있는 것을 일깨워주는 의미이므로 두 단어의 뜻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 두 단어가 단순히 ‘발음이 같다’라는 이유로 큰 차이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한자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또한 한자를 많이 아는 학생일수록 국어 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글을 읽을 때에도 대략적인 뜻을 유추해서 파악하는 능력이 높다. ‘폐단(弊端)’이란 한자어의 의미를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폐해(弊害)’라는 뜻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더라 하더라도, 그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즉, 전혀 모르는 단어라도 해당 글자 중 하나의 한자어만이라도 알게 되면 대략적인 뜻을 파악하여 전체 글 해석에 무리를 주지 않게 된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사자성어 공부도 단어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사자성어의 경우는 일반 한자어 실력과는 무관한 경우가 종종 있다.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사자성어가 개별 한자어와 관계가 있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뜻은 개별 한자의 뜻만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해당 한자성어의 유래나 배경 이야기를 알아야만 보다 정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사자성어는 가장 필수적인 것이므로 반드시 해당 한자와 유래를 정확히 파악하여 내 것으로 만들도록 한다. 이때 사자성어는 개별 한자 학습보다는 전체 의미 관계에 주의해서 학습해야 하며, 사례를 덧붙여서 함께 공부하면 보다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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