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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확대에…세상을 바꾸는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뜬다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18.06.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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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부터 지역사회까지 내 손으로 바꾸는 ‘체인지메이커’
-교내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문제까지 다뤄…“학생 스스로 변화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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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경기 안산 양지고등학교에서 손지원·윤서연·이세은(16)양이 체인지메이커 활동 중 ‘공감캠페인’의 일환으로 교내 식수대 위생 관리와 관련해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조현호 객원기자
“각팀이 발견한 문제가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타인이 공감할 수 있을지 팀원들과 논의해보세요. 또한 학생들의 공감 표시를 자료로 활용해, 공감캠페인을 하며 알게 된 점과 아쉬운 점, 보완할 점 등을 발표해봅시다.”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도 안산에 있는 양지고등학교의 두 교실이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 동아리 수업으로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체인지메이커는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 노력하는 사람. 올해 양지고 체인지메이커 동아리에는 1~2학년 52명이 가입했다. 지난해에는 7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6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체인지메이커 교육 확산…‘공감캠페인’으로 문제 구체화해

최근 자유학기제 등을 활용해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는 학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미래 시대의 인재상과 체인지메이커에게 필요한 자질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체인지메이커의 자질로 공감능력, 팀워크, 협력적 리더십, 문제해결능력 등 크게 네 가지를 꼽는다.

체인지메이커 교육은 크게 네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찾고 나서 행동하고 퍼뜨리는 것이다. 이 중 문제 발견 단계에서 진행되는 공감캠페인은 핵심 활동으로 꼽힌다. 각 팀이 발견한 문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해당 문제에 공감하는지, 왜 공감하는지 피드백을 얻는 데 이 캠페인의 목적이 있다. 공감캠페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주얼싱킹(Visual Thinking)으로 팀의 문제의식을 사람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시각화하고, 이들에게 확인하고 싶은 질문 몇 가지를 던져 반응을 살피는 식이다.

이날 강사로 나선 임세은 유쓰망고 부대표는 학생들에게 공감캠페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유쓰망고는 아쇼카재단에서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지원사업을 담당했던 유스벤처가 독립해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이다. “공감캠페인을 통해 프로젝트 주제로 삼은 문제가 우리가 실제 겪고 있는 문제인지(Reality),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Valuable),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감 혹은 동기 부여가 이뤄지는지(Inspiring) 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나 이를 위해선 함께 변화해야 할 사람들과 충분한 상호작용이 필수적이죠.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사람들에게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공감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인지메이커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고 입을 모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체인지메이커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박수빈(17)양은 “평소에 듣는 학교 수업에서는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체인지메이커 동아리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나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속가능한 솔루션 찾고 직접 행동도 나서

공감캠페인으로 문제를 구체화해 접근하는 단계를 거치면 솔루션 찾기 단계로 접어든다. 이때, 제시하는 솔루션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팀원들과 브레인스토밍을 비롯해 결과를 예측해보는 느슨한 상상을 하거나 아이디어 구체화를 위한 시제품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한 예로 지난해 초, 강원도 화천의 사내고등학교 체인지메이커 동아리 ‘나비야날자’팀은 일본어 수업 시간에 위안부 문제를 접한 것을 계기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위안부와 관련된 이미지를 그려넣은 열쇠고리를 만들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보고, 교내에 작은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해 모금활동 계획도 짰다. 여러 가지 솔루션을 고민하던 중, 강원도 춘천 의암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듣고 위안부와 나비가 함께 그려진 스티커를 직접 제작‧판매해 기금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온ㆍ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홍보한 덕에 900여장의 스티커를 판매해 거둔 수익 약 88만원을 춘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기금에 보탰다. 이처럼 체인지메이커들은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면 행동하기와 퍼뜨리기에 나선다.

사내고의 또다른 체인지메이커 '스케치'팀이 참여한 지난해 화천 토마토 축제는 역대 최다 방문객(15만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토마토에서 착안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만들고, 축제 부스 이벤트로 토마토 빨리 먹고 휘파람 불기, 페이스페인팅 등을 기획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홍보에도 열을 올린 덕분에 지역 토마토 축제 평가 보고회 발표에서 군수 표창장을 받았다. 당시 사내고 '스케치' 팀장을 맡았던 엄지원(19)양은 "주변을 바꾸기 위해 체인지메이커 동아리에 들어갔지만,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건 무엇보다 저 자신이었다"며 "이번 계기로 한 걸음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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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4~7일 열린 강원 화천 토마토축제에서 사내고등학교 체인지메이커 동아리인 ‘스케치’팀이 이벤트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 / 사내고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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