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이 어린이] '소년체전 우승' 연가초 농구부

문일요 기자

2018.06.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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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 없는 떠돌이 팀이지만 실력·팀워크만큼은 최고예요

학교에 실내 체육관이 없어 남의 학교 체육관을 전전하며 훈련한 서울 연가초 농구부가 13년 만에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달 29일 열린 남자초등부 결승전에서 32대25로 대구 칠곡초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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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남초부 우승을 차지한 서울 연가초 농구부 선수들. /한준호 기자
"체육관 빌려 연습해도 농구가 좋아요"

"소년체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팀들이 모이는 거잖아요. 팀마다 키가 엄청 크거나 덩치가 압도적인 선수들이 있었어요. 다들 긴장은 했지만 막상 휘슬이 울리니 침착해지더라고요. 경기는 생각보다 쉽게 풀렸어요."

지난 11일 만난 주장 장혁준(6학년) 군이 말했다. 연가초는 이번 소년체전에서 특유의 '팀플레이'로 상대를 격파했다. '스타플레이어'를 내세우는 다른 팀들과 달리, 고른 실력을 갖춘 주전 선수 5명이 끈끈한 팀워크를 발휘하며 경기를 펼치는 게 연가초 농구부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황선우(6학년) 군은 "모든 경기를 영상으로 남겨 분석하는 '전략 회의'가 우리 팀의 우승 비결"이라고 말했다. 프로 팀처럼 모니터로 경기 영상을 함께 보면서 실수를 바로잡고, 보드판에 새로운 전술을 짜며 다음 경기를 대비한다.

실내 체육관이 없는 연가초 농구부는 매일 인근 중학교나 고등학교 체육관으로 원정 훈련을 간다. 수요일에는 13㎞ 떨어진 대방초까지 차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한다.

농구부를 지난 20여 년간 이끌어온 임혜영(45) 수석코치의 주요 임무 중 하나도 훈련장 임대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다. 프로선수 출신의 임혜영 코치는 "이동하는 시간이 가장 아깝다"고 말했다.

"학교에 야외 농구대가 있지만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에요. 실내 코트와 재질이 달라서 부상 위험이 크거든요. 공이 바운드 되는 느낌이나 뛸 때 움직임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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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1명으로 구성된 연가초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선배들처럼 프로 무대 뛰고 싶어요"

열악한 상황에서도 훈련을 게을리하는 법은 없다. 평일에는 오후 4시부터 7시 반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연습한다. 박지성(6학년) 군은 "가끔은 풀 코트를 못 쓰고 반 코트에서만 훈련할 때도 있다"면서 "워밍업하고 막상 훈련에 들어가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혜영 코치는 "가끔은 집에 가자고 해도 자기들끼리 훈련을 계속할 때가 있어요. 공식 훈련을 마치고 부담 없이 놀면서 농구 하는 맛이 있거든요. 저도 선수 때 그랬고요(웃음)."

현재 국내 프로농구 리그에는 연가초 졸업생이 많다. 창원LG의 김시래, 양우섭을 비롯해 이동엽(고양오리온), 장규호(안양KGC)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6년 졸업한 이종현(울산현대모비스)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연가초 선수들은 하나같이 선배들의 뒤를 따르고 싶다고 말한다. 명승현(5학년) 군은 "코치님이 항상 우리에게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선배들처럼 꼭 좋은 선수로 성장해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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