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통일 한국,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 2편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6.12 14:37
  • 통일 한국에는 어떤 4차 산업교육이 필요할 것인가? 참 어려운 질문이다. 지난 칼럼에서는 20-40대의 젊은 인력들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청소년들의 관점에서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소프트웨어(SW) 즉, 코딩 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학교에서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에는 2019년부터 SW교육이 단계적으로 필수화된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은 실과과목을 통해 17시간 이상, 중학생들은 정보과목을 통해 34시간 이상 SW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계에서는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책에서는 이 같은 코딩 교육이 90년대 초중반 진행된 컴퓨터 교육과 다르지 않으며 결국은 흐지부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논리는 3차 산업혁명에서도 똑같이 필요했던 코딩 교육이 굳이 4차 산업혁명에서 더 강조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질문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1번. 코딩 교육이 ‘통일 한국’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YES’ 다. 지식이 귀했던 과거에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었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하며, 코딩 교육은 이와 같은 능력을 키우는데 가장 적합한 도구이다.

    통일 한국의 영토는 약 22만km2 에 불과하고, 이는 일본의 5개 본토 중 하나인 혼슈보다도 작은 수준이다. 북한에는 희토류 등 경제성 있는 광물자원이 있지만, 미국∙중국 등 자원 대국에 비할 바는 아니다.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는 여전히 동북아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는 뜻이고, 이 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결국 인적 자원이다. (이스라엘은 한국과 외형적으로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우수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전세계 스타트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적 자원은 ‘값싼 노동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특정 직무 수행을 위한 단수노동은 인공지능, 드론 등이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사물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문학적 사유는 오직 인간만이 가능하다. 즉 최신 기술에 대한 이해와 프로그래밍 지식을 갖추고 인문학적 소양을 더했을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필요로 하는 완벽한 인재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교육은 기존의 국∙영∙수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어렵다. 창의성 교육과 디지털 교육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코딩 교육은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스티브 잡스, 빌게이츠 등 세계적인 기업의 리더들이 이구동성으로 코딩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2번. 코딩 교육이 정부의 기획의도대로 잘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

    현 상태로는 어렵다. 코딩 학원들은 우후 죽순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막상 교육 일선에서는 관련 자원 및 인프라들이 미비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쟁력 있는 4차 산업형 인재 탄생이 어렵다. ‘통일 한국’으로 고민의 영역을 확장하면 더 힘들어진다.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교사 양성이 시급하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중학교 3200개 중에서 약 60%는 정보 컴퓨터 담당 교사나 강사를 단 한 명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현장의 분위기도 회의적이다. 등 떠밀려 억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고 4-50대 교사들이 젊은 교사들처럼 SW교육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통일 한국’에서는 문제가 심각하다. 교사 1명이 담당해야하는 학생의 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력 공급이 미비한 상황에서 수요만 폭발하는 형국이다.

    일단, 교사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관련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며, 교사 연수에도 온라인/오프라인이든 국내/국외이든 SW 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지난 칼럼에서도 얘기했듯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5년간 'SW교사 1만 명 양성’을 공약했는데, 이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팩트는 통일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코딩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다. 소프트뱅크의 창업자인 손정의 회장은 ‘변화를 미리 준비하고 흐름을 파악하여 길목을 지키는 병법’의 중요성을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통일’ 이라는 큰 변화를 받아드리고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통일 한국’의 청소년들을 위한 4차 산업혁명 교육, 지금부터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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