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평 이후 ‘복병’으로 떠오른 ‘영어 영역’… 어떻게 대비하나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6.12 15:00

-입시전문가들이 말하는 수능 영어 유형별 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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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오는 11월 15일 치러질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영어 영역이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예비 수능'으로 불리는 6월 모의평가(모평) 결과를 살폈을 때, 절대평가로 영향력이 줄어든 영어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6월 모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으로, 그해 실제 수능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입시전문가들은 “국어와 수학이 지난해 수능 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반면, 영어의 경우 전공서적에서 발췌한 고난도 지문은 물론 새로운 문제 유형이 많이 나와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며 “이번 시험으로 수능의 난도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토대로 수능이 다소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수능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영어 영역, 남은 5개월 동안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입시전문가들과 함께 수능 영어 유형별 학습법에 대해 짚어봤다.

    ◇ 듣기 | 집중력 갖고 ‘반복 청취’ 연습… EBS 교재 활용해야

    듣기의 가장 기본적인 학습 방법은 ‘반복 청취’이다. 안정적으로 듣기 영역에서 만점을 받는 상위권 학생들은 듣기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등하굣길에 틈틈이 듣기 파일을 반복 청취하는 연습을 해보자. 기본적인 듣기 실력은 있지만 일부 유형에 취약한 중위권 학생들은 취약한 유형을 파악해 대본을 보며 따라 읽고 청취하는 것이 좋다. 기본기가 부족한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매일 듣기 연습을 하면서 문제에 자주 사용되는 표현과 어휘를 암기해 청취 능력을 높여야 한다. 백소영 비상교육 영어과 수석연구원은 “듣기는 독해와 달리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비교적 쉬운 영역”이라며 “영어에서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고 싶은 하위권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에 듣기 학습에 시간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BS 듣기 교재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듣기 문항은 EBS 듣기 교재에서 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이를 풀어보며 자신이 반복적으로 틀리는 유형을 파악하고, 듣기 대본을 따라 읽는 연습이 중요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듣기 문제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과 어휘는 반드시 정리해 두라”며 “이때 듣기에서 실수를 범하는 수험생은 듣기 방송이 나오는 중간에 독해 지문을 함께 푸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어휘·어법 | 문맥 통해 어휘 익혀야… 구문 중심으로 어법 학습

    최근 문장 전체의 흐름을 통해 문맥에 맞는 어휘를 고르는 문제가 자주 출제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6월 모평에서 어휘의 함축적 의미를 묻는 ‘신유형’이 등장하기도 했다. 29번에 나오는 어휘 문제가 내용 추론 문제로, 42번 장문 빈칸 문제가 어휘 문제로 바뀐 것이다. 전홍철 엘리트모의평가연구소 영어연구소장은 “이번 6월 모평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어휘 문항에서 단어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어휘의 함축적인 의미 파악을 요구한 것”이라며 “남은 기간 다양한 모의고사 등을 통해 처음 보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완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남 소장은 “따로 어휘를 공부하는 것보다는 평소 독해 지문을 꼼꼼하게 읽고 정확한 독해를 하는 것이 어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라며 “단순히 EBS 어휘 목록을 암기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모든 어휘는 문맥을 통해서 익혀야 한다”고 귀띔했다.

    어법의 경우, 새로운 교재를 가지고 공부하기보다는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거나 이제껏 공부해온 교재로 복습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지엽적인 어법 사항을 묻기보다 독해에 필요한 구문 중심의 어법 내용이 출제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백 연구원은 “어법 문항에 대한 대비는 별도의 교재를 활용하기보다 구문 학습을 하면서 문법 지식을 쌓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남 소장은 “수의 일치, 준동사의 쓰임, 관계사, 수동태, 도치 구문 등을 확실히 정리하라”며 “특히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핵심 어법 사항만을 숙지하고, 중요 구문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 독해 | 전체 단락 흐름 정확히 파악해야… 첫 문장 해석 중요해

    이번 6월 모평에서는 전공 서적에서 발췌한 고난도 지문이 많아 문제를 풀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 일반적으로 나왔다. 특히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33번 빈칸 추론 문제는 빈칸이 포함된 문장이 길어서 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지문 내용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추가로 추론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간 영어는 다른 영역에 비해 출제 형식이 고정이었는데, 이번 모평에선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그 틀을 깨려는 의지가 엿보였다”며 “변화된 문제 등을 9월 모평에서 다시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으며, 그때까지 새로운 유형 대비 학습과 동시에 독해에 초점을 맞춰 학습해야 한다”고 전했다.

    남 소장도 독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빈칸 추론 문항의 경우 빈칸의 앞이나 뒷부분만을 읽고 문제를 풀려고 하면 절대 안 된다”며 “모든 지문은 첫 문장을 정확하게 해석해야 그다음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독해 문제는 전체 단락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문을 모두 읽었지만 선지가 헷갈려서 틀렸다고 말하는 수험생들이 더러 있는데, 사실은 본문을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또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를 다 못 푸는 학생은 평소에 시간을 재면서 푸는 연습을 하면 집중력과 글 읽는 속도를 조금씩 높일 수 있습니다.”

    논리 추론 문항도 마찬가지다. 문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제시된 정답의 단서를 토대로 답을 찾아야 하며, 정답을 고르고 나서는 반드시 검토를 해야 한다. 남 소장은 “EBS 지문의 한글 해석을 암기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영어 지문을 읽고 그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기출 문항 가운데 자신에게 취약한 유형의 문항을 찾아 풀어보라”고 말했다.

  • 지난 7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018년 6월 모의고사 영어 영역에서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29번(내용 추론)·33번(빈칸 추론)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 지난 7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018년 6월 모의고사 영어 영역에서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29번(내용 추론)·33번(빈칸 추론)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