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잘 나가는’ CEO 엄마의 자녀 교육은?…“아이 관심사부터 꿰뚫어라”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2018.06.08 15:15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사업·육아 동시에 잡은 ‘원더우맘’] ⑧ 심여린 스터디맥스 대표

최근 창업 시장 내 엄마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과거 집에만 머물던 주부들이 직접 창업 전선에 뛰어들며 성공 사례들을 쏟아내고 있다. 결혼과 출산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키워가는 엄마 CEO들은 어떻게 자녀를 키우고 있을까. 조선에듀는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원더우맘(Wonder WoMom·원더우먼+엄마)의 자녀교육법을 듣고자 한다. 여덟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영어 마비엔 스피킹맥스’라고 외치는 TV 광고로 유명한 디지털 콘텐츠 전문기업 스터디맥스의 심여린(37·사진) 대표다.


기사 이미지
심여린 스터디맥스 대표는 "아이에게 무작정 '공부하라'는 말을 꺼내기 보다, 엄마가 먼저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꿰뚫어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현호 객원기자

소위 그는 ‘잘난’ 엄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MD를 거쳐 국내 최대 온라인 포털의 디스플레이 광고 담당을 맡아 활약했다. 2008년엔 돌연 사표를 던지고 '창업'에 도전,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던 온라인 영어 교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연 매출 150억 원에 달하는 디지털 교육 콘텐츠 기업의 대표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자녀 교육에도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기자의 물음에 심여린 대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공부하란 말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아이가 ‘재미’를 느끼는 것에 힘을 실어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거 또, 그냥 놔뒀더니 알아서 잘하더란 얘긴가' 싶었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거침없었던 심 대표에게 그만의 자녀 교육법을 들어봤다.

◇ 하루에 책 30권 읽어주기도…아이 관심 분야 찾는 게 최우선

심 대표는 현재 열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을 둔 두 아이의 엄마다. 첫 아이를 임신했을 무렵, 그는 자신의 오랜 꿈이던 사업을 시작했다. 주변에선 새로 태어날 아이와 탄탄한 직장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데 우려를 쏟아냈지만,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남들이 원하는 편하고 좋은 직장에서 샐러리맨으로 남는 것보다는 스스로 회사를 차려서 이끄는 경영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임신했다고 해서 저 자신이 달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학 시절부터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창업에 대한 관심이 컸어요.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10년 후엔 반드시 내 사업을 시작하겠노라’고 결심했죠. 그만큼 사업에 대해 오랜 시간 차근차근 준비해왔고, 제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하지만, 당시엔 ‘사업가와 엄마 역할 모두 잘해 낼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만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란 쉽지 않았다. 사업 초창기에는 일반 직장인처럼 출퇴근 개념이 없어 자나깨나 사업에 매진했다. 또 사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근거리에 사는 친정어머니의 육아 도움을 받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는 “워킹맘으로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충분하진 않지만, 일을 마친 다음이나 주말만큼은 아이들에게 집중(All-in)했다”며 “이때 단순히 함께 놀아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꿰뚫어보는 엄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책 읽어주기’다. 심 대표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걸 하루 일과 중 최우선 순위로 뒀다. 시간이 없는 엄마이다 보니, 책을 매개체로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다. 그는 매일 아이가 ‘이제 그만’이라고 외칠 때까지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하루에 그림책만 30권씩 읽어주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책 종류도 매번 직접 골랐다. 시중에 나온 전집을 사서 읽어주면 편했겠지만, 심 대표는 주말마다 도서관에서 아이의 수준과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골랐다. 특히 큰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부터는 한글책이든 영어책이든 따지지 않고 읽혔다. 독서가 영어 학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독서를 학습이 아닌 ‘재미’로 느끼길 원했습니다. 스스로 책을 읽고 싶어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 매일 연구했어요. 예컨대, 아이가 영화 ‘어벤져스’를 보고 마블 영웅들에 관심을 가졌다면, 마블과 관련된 영어책을 빌려 읽어주는 식이죠. 또 책의 클라이맥스 부분 직전에 ‘엄마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 하면서 책을 딱 덮어요. 그러면 잘 이해가 안 되더라도 혼자 책을 펴서 모르는 건 찾아가며 재미있게 읽어요.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는 거죠. 책도 그냥 읽어주기만 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반응하고, 무엇에 관심 있어 하는지 등을 살피며 읽어줬죠.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아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겨워한다면, 결코 유익한 게 아니거든요. 엄마가 먼저 아이의 취향과 성향을 정확히 알고 이에 맞는 교육을 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뉴미디어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게임이나 로봇 등 IT기술에 관심이 많은 초등생 아들에게 유튜브 등을 통해 로봇 관련 애니메이션, 게임 개발 영상, 사진 자료 등을 찾아 보여줬다. 줄 글로 이뤄진 책으로 이를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 심 대표는 “‘엄마보다 폰을 먼저 찾는’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한다면 꽤 괜찮은 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며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통제하기보다는 부모가 유용한 학습 콘텐츠를 선별해 함께 공부해보라”고 전했다.


기사 이미지
/조현호 객원기자
◇ “‘배움의 기쁨’ 느끼게 해줘야”

심 대표만의 자녀 교육관은 그의 사업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최근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초등 영어 학습 사업인 ‘스피킹덤’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스피킹덤은 아이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캐릭터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온라인 영어 학습 서비스다. 이 프로그램에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 된 큰아들의 아이디어도 대거 포함됐다. 그는 “게임개발자가 꿈이라는 첫째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 개발 단계부터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만들었다”며 “영어 공부가 지루하고 따분한 학습이 아닌, 게임을 하듯 즐기면서도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배움은 즐거워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획일적인 학원 수업이나 주입식 교육방식으로는 자칫 아이가 공부에 흥미와 재미를 잃을 수 있어요. 초등 저학년 때부터 시험 점수 1~2점 올리기 위해 열을 내기보다 학습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없애고 배움과 친해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우리 아이가 관심 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정확히 살펴보고 이를 엄마가 끊임없이 옆에서 도와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