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홍성수의 바른 공부!] 시험이 두려운 학생들에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5.28 09:07
  • 어떤 일을 반복하다 보면 그 일이 편해지고, 익숙해지고 이것이 계속되면 지루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시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시험이 다가올 때마다 불안에 떨고 초조해하는 학생들이 많다. 시험을 보러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학교에 불이 나는 상상까지 해보기도 한다. 시험이 나를 평가하고 그 평가를 통해 다른 친구들과 비교당하고 또, 경쟁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 완벽함을 꿈꾸는 학생
    이런 두려움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어떤 학생은 완벽함을 꿈꾼다. 완벽한 준비로 변수를 없애 최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완벽한 준비를 하는 것은 어렵고, 있을 수 없는 것처럼도 보인다. 내가 만났던 한 학생도 이런 경우였다. 그 친구는 암기과목에 있어 교과서와 부교재, 그리고 참고서적의 토씨 하나 안 빼고 공부해 암기하려 했다. 물론 이런 공부가 가능한 학생도 있겠지만 대부분에게는 무리다. 이 친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것까지도 ‘혹시, 만에 하나라도 여기서 시험문제가 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에 모든 세세한 사항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진도가 쉽사리 나가지 않았고,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불안감은 더 커져가 채 시험범위를 다 공부하지도 못해 결국 실망스런 결과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옆에서 보면 누가 봐도 너무나 성실한 학생이라 꼭 좋은 성적을 받아야만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 학생과 이야기를 하면서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을 연습하기로 했었다. 과목마다 목표를 달리하기는 했지만 3~4문제는 틀려도 괜찮다고, 모르는 것은 틀려도 좋다고, 그래도 성적은 지금보다는 오르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했다. 공부를 할 때,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던 것과 교과서와 부교재 참고서에 중복되어 나오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공부하게 했고, 그렇게 전체 범위를 본 다음 시간이 남으면 다시 처음부터 복습하며 추가적으로 조금 덜 중요해 보이는 내용을 체크하게 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내용을 남겨둔 채 다음 단원으로 넘어간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성실했던 덕분에 진도 범위를 다 보고도 남는 시간이 많이 생겨 여러 번 복습을 할 수 있었고, 차 순위로 중요해 보이는, 차차 순위로 중요해 보이는 것들까지도 공부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완벽함’이란 것은 무리한 목표인 경우가 많다. 내 실력과 내 준비상태에 맞는 목표를 찾고, 그것을 단숨에 이루려고 하기보다 단계별로 완성해 나가려는 자세가 갖춘다면 원하는 성적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자신감이 없는 학생
    시험에 대한 긴장감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수학에서는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를 하게 하고, ‘옳은 것을 고르시오’라는 문제에서 옳지 않은 것을 고르기도 하며, 2번을 답이라고 생각해놓고 3번으로 정답을 체크하기도 한다. 이런 실수는 많은 학생들이 경험한다. 하지만 어떤 학생은 더 크게 떨고 긴장한다. 한 친구는 평소에 국어를 잘 풀이하는 친구였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 속도도 느리지 않았고 이해력도 좋았으며 또 답을 찾을 때 그 근거도 잘 찾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수능 시험을 크게 망쳤다고 했다. 시험지를 받는 순간 눈앞이 하얘졌는데 글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는 이 학생에게 처음에는 어떤 조언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다시 열심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 밖에는 없었다. 다만 몇 번 더 만나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 학생은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음을 알 수 있었다. 까다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나에게 어려우면 남들에게도 어렵겠지’라는 생각보다 거기에서 소위 말하는 멘붕이 되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학생은 여러 모의고사를 풀이하며 본인의 위치와 실력을 자꾸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했다. 혼자서 푸는 모의고사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푸는 모의고사를 자주 경험하며 본인의 꾸준한 위치를 확인하는 경험을 가진 후에야 비로소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었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실력에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실력을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평소 문제집의 문제를 풀이하는 것은 시험과 다르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다르고 제한 받는 시간이 다르고, 한 번에 풀이해야 하는 문항 수가 다르고,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르다. 시험 전에 기출과 같은 시험 연습이 될 수 있는 문제를 풀이해 보는 것이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효과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

    사실 시험과 그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전교 1등인 학생에게도 있고, 중, 고등학생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시험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모두 존재한다. 그런데 그 크기가 각각 다르다. 주변에서 받는 기대감이나 압박감의 차이에서 올 수도 있고, 목표와 현실의 괴리 때문에 나타나기도 하며, 타고난 성정이 대범하거나 소심해서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알다시피, 어떤 일에 있어서든 적당한 긴장감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으나 그 긴장감이 두려움으로까지 변하게 되면 그 결과가 좋지 못한 일이 많다. 따라서 두려움이 큰 학생이라면 이 상황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는 두 가지 예를 들었지만 이런 상황뿐만 아니라 다른 원인과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본인만의 해결책을 스스로 고민해보고 또 주변 친구들이나 선생님, 부모님과 이야기 나누며 찾아보려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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