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변화 뚜렷…결과보다 ‘과정’ 평가하는 현 체재 유지될 것”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5.27 10:44

- 교육·입시 전문 팟캐스트 ‘입시왕’ 진행자 3인 인터뷰
-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 등 교육 패러다임 크게 달라져
- 현 상황에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게 대입 핵심 전략

  • (왼쪽부터)교육·입시 전문 팟캐스트 ‘입시왕’을 진행하는 강성한 나다어입시센터 소장, 최승해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 홍석철 전 스카이에듀 영어강사. 이들은 “학생과 학부모가 최근 대학 입시 제도 변화를 이해하고, 서로 깊은 대화를 통해 학생에게 맞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김종연 기자
    ▲ (왼쪽부터)교육·입시 전문 팟캐스트 ‘입시왕’을 진행하는 강성한 나다어입시센터 소장, 최승해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 홍석철 전 스카이에듀 영어강사. 이들은 “학생과 학부모가 최근 대학 입시 제도 변화를 이해하고, 서로 깊은 대화를 통해 학생에게 맞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김종연 기자

    “5년 동안 지켜본 대학 입시 제도의 변화 추세는 명확합니다. 대학에서 점수와 등수보다는 과정과 노력을 더 많이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최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관련 공론화가 진행되는 등 교육환경이 꾸준히 달라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관심을 끄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교육·입시 전문 팟캐스트 ‘입시왕’을 진행하는 ‘하니쌤’ 강성한(37) 나다어입시센터 소장, ‘펜타킬’ 최승해(35)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 ‘홍프로’ 홍석철(36) 전 스카이에듀 영어강사다. 지난주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현재 교육과정과 대입에서는 ‘점수’보다 ‘과정’이 중시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유지되거나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입시왕’ 팟캐스트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청취한 학부모들은 “정책이 오락가락해서 힘들었는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복잡하고 어수선한 입시현장에 세 사람이 있어 든든하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시 위주 대입제도 변화 파악하면 불안할 이유 없어”

    이들은 지난 5년간 대입제도가 변화한 것은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중심으로 수시 체제를 강화해 주입식 수업과 지필고사로 등수를 매기던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으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이 과정에서 일반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며 “예컨대 ‘흥부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표현하는 식의 발표나 프로젝트식 수업이 많아졌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등 동아리가 이전보다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소장은 “과거에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몇 점인지’ ‘몇 등인지’를 물었다면, 최근에는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묻는다”며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학생·학부모가 잘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홍 전 강사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와 학급, 교사 등에 따라 교육 내용과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또한 시험 점수 외 다른 요소를 선발 기준에 포함하는 일도 여전히 쉽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입제도 변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 강 소장은 “예를 들어 2020학년도에서 서울 주요대학 위주로 정시 비중이 소폭 늘어나지만, 사교육 시장에서 이를 과장해 일부 학부모가 혼란스러워했다”며 “(정시·수시 비중을 바꾸는 큰 변화가 아니라) 학생부 중심의 수시 전형이 전체 선발인원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대입제도에서 ‘수시 확대’ 기조가 확립된 상황에서, 그 외 세부적인 전형이나 내용을 조정하는 과정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경우 2015 개정교육과정 도입으로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고1 학생들은 문·이과 구분 없이 수업을 듣습니다. 그렇지만 수능은 문·이과를 나눠서 보죠. 이때, 학교수업에 열심히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수능에 해당 과목이 포함되지 않아 다른 과목을 따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엔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 서볼까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선택과목이 운영돼야 하는데, 각 학교장이 이를 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선택과목이 다양하게 개설되지 않아 선택에 제약을 받는다면 (진로 관련 과목을 듣지 못해) 수시 전형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개별 학교 교육과정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친화적이지 않을 경우, 학교생활을 충실히 했음에도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죠.” (최승해 소장)

  • (왼쪽부터)교육·입시 전문 팟캐스트 ‘입시왕’을 진행하는 최승해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 홍석철 전 스카이에듀 영어강사, 강성한 나다어입시센터 소장. / 김종연 기자
    ▲ (왼쪽부터)교육·입시 전문 팟캐스트 ‘입시왕’을 진행하는 최승해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 홍석철 전 스카이에듀 영어강사, 강성한 나다어입시센터 소장. / 김종연 기자

    ◇학교생활 충실히 하고, 학부모와 학생 대화 통해 입시 전략 마련해야

    ‘입시왕’의 문을 두드리는 중·고교 학부모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다. 홍 전 강사는 “‘중학생은 특목고·자사고·일반고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고등학생은 대학 입시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를 묻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방송에서는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의대나 미대 입시 전략, 수시 농어촌 특별전형 등 공통 주제를 묶어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11일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방안(시안)’ 발표한 후에는 학생부 내 자율동아리 항목 삭제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강 소장은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이 확정되고 나서 이에 대한 전략을 세우면 되므로 불안해할 필요 없다”며 “자율동아리 대신 학급활동이나 독서활동, 진로활동 등을 더욱 꼼꼼히 채우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학습부, 도서부 등 학급자치활동에서 진로탐구게시판을 만들고, 독서와 진로활동을 연계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율동아리 못지않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대입제도에서 수시 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강 소장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다는 것은 교과서 내용에서 관심 있는 부분은 호기심을 갖고 더 찾아보고, 진로와 관련된 책이나 신문 기사를 틈틈이 읽고, 학교에서 열리는 진로 특강이나 동아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별한 학생부를 만들 수 있다’는 입시 학원이나 컨설팅 업체의 과장된 말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최 소장은 “대입 체제가 정시에서 수시 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학생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입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학부모 상당수가 대입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게 있으면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과거 수능 중심 정시 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했을 땐 성적을 올려주는 학원에 다니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죠. 그러나 현재의 대입제도에서는 다릅니다. 지금은 입시 전략을 짤 때 문제의 근원을 학생에게서 찾아야 해요. 학부모도 무작정 학원을 찾기보다는 먼저 자녀와 깊은 대화를 나눠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