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김무섭의 대입 전형 소개서] 좋은 비교과에 대한 평가 기준은 무엇일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5.21 09:12
  • 지난 시간을 통해 정량적 요소인 교과 성적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정성적 평가 대상인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대하여 알아보고 경쟁력 있는 비교과의 평가 기준은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비교과의 범위
    많은 수험생 및 학부모들은 비교과 영역을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중 ⑧번 교과학습 및 발달상황을 제외한 전 영역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정의를 살펴보면, ‘학생부 비교과’란 ‘학생들이 교육과정 중에서 경험한 모든 활동 내용’으로서 교과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모든 내용은 학생이 학교 활동 중 경험한 내용을 기준으로 교사가 작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이 ‘비교과’ 평가 대상이며, 이 내용의 우수성 여부를 근거로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 좋은 비교과의 판단 기준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우수한 입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수상실적’이나 ‘학교생활기록부 페이지 수가 많아야 한다’는 등의 오해가 많다. 대학에서는 꾸준히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한양대에서는 2018학년도 입시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런 소위 ‘설’들에 대한 반론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2018학년도 한양대 학생부 종합 전형 합격자 중 교내 수상 기록이 가장 많았던 학생은 88개였지만, 가장 적은 학생은 8개였다. 학교생활기록부의 페이지 수 역시 가장 많은 학생은 34페이지에 달했지만 가장 적은 학생은 12페이지였다. 한양대 외에도 각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 등을 통해 수상 수, 페이지 수, 독서량(도서 수) 등의 ‘숫자’보다는 ‘의미’에 중점을 두고 평가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수상경력은 ...중략... 학생의 관심 분야와 성장과정에 대한 기록의 의미도 갖습니다... 중략... 지원자의 수상 실적에 기록된 수상 개수와 수상 등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보다 지원자에게 열려 있던 모든 기회와 가능성 중 지원자의 성취 정도를 파악함으로써 주어진 환경 내에서 어느 정도 노력했는지 주목하기 위함입니다.” – 2019 고려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 中

    “...중략... 비교과영역 평가에서는 단순 실적만이 아닌 동기와 열정, 과정 등을 고려한 종합적 평가를 진행합니다. 입학사정관들은 각 학생에게 주어지는 고등학교의 환경과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학교 정보와 프로파일을 활용하여 해당 고등학교의 특성을 반영하여 지원자의 평가에 임합니다.” - 2018 연세대 학생부 종합전형 안내서 中

    “많은 학생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창체동아리, 자율동아리를 모두 해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중요한 것은 ‘내가 왜 이 동아리활동을 하게 됐는가 그리고 활동을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성장했는가?’에요. 자신의 역할이 뚜렷하지 않은 동아리 활동을 여러 개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창의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2018 한국외대 대학입학안내자료 中

    ■ 좋은 비교과 준비 방법은?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비교과 관리 방법은 ‘학교생활에 충실하기’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정답에 가깝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학생들은 그저 학교에서 ‘시키는’ 모든 활동에 충실히 참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 했으며, 활동 결과 나에게 어떤 생각 또는 행동의 변화가 있었는지 또는 성장하게 되었는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실시하는 체육대회에 참가하여 열심히 응원 또는 체육활동을 하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일반적인 일이다. 이런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체육대회에 참가하여 능동적인 자세와 공동체 정신을 배우는 계기를 마련함’ 정도의 내용이 전교생에게 공통적으로 기록된다. 그런데 체육대회를 치르면서 어떤 학생이 ‘A는 3, 4개 활동에 참여하는데, B는 마지못해 1개 활동만 참여한다. 왜 그럴까? 적극적이지 않은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체육대회의 종목이나 방법을 개선한다면 어떨까? 이 때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어떤 내용이 기재될까? 이 활동을 통해 학생은 사회 시간에 배운 ‘설문조사분석’에 대한 심화학습을 할 수도 있고, 나아가 마케팅 시 고려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하여 경험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상의 내용은 가상의 사례이지만 다양한 활동이 제공되는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문제의식을 갖는다면 학생들이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요소는 더욱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 활동이 스펙에 도움이 될까?’, ‘이런 활동을 하다가 성적이 떨어지면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을까?’ 등과 같은 질문의 벽에 갇혀 적극적인 도전, 활동보다는 안정적인 ‘참여’에만 의미를 두는 활동에 치중한다면 대학에서 묻는 ‘의미 있는 활동’과는 거리가 있게 된다. 그리고 학교생활기록부에 비교과가 ‘많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물론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모든 활동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 즉 많은 학생들이 의미 있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서도 3개 이내로 작성하라는 지침을 두고,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대학에서 꾸준히 안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론적으로 비교과를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학교생활을 비롯한 학생의 주변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학업을 비롯한 모든 활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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