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에서 교사란… 어디에 있고 누구인가”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5.19 15:25

- 한국교원교육학회 5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 열려

  • 한국교원교육학회가 19일 서울 중구 동국대 혜화관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손현경 기자
    ▲ 한국교원교육학회가 19일 서울 중구 동국대 혜화관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손현경 기자
    ‘선생(先生)은 누구인가’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간 신뢰와 질서가 무너짐에 따라 교사, 교수들이 자신들의 올바르고 적합한 역할과 정체성을 찾고자 머리를 맞댄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교원교육학회(회장 박남기)가 19일 동국대 혜화관에서 ‘한국교원의 정체성: 한국교원, 그들은 누구인가?’ 주제로 창립 5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교원 정체성의 일반론과 쟁점을 비롯해 유·초·중등·특수교육 각 분야 교원의 발전과제도 별도로 다뤘다.

    ◇ “교권 침해 갈수록 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되는 직업 중 하나가 교직이라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매 맞고 욕먹는 교사들’이라는 기사들이 눈에 띄게 많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 교사들은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며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교직 대신 다른 직업을 선택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김규태 계명대 교수)

    첫 번째 세션을 맡은 김 교수가 ‘교원 정체성 이론과 쟁점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실제로 인권 운운하며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학생도 갈수록 느는 추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2007년 204건에서 지난해 508건으로 10년 사이 2.5배가량 증가했다. 교권침해 사례 중에는 스승을 '성적 대상'으로 보고 몰래카메라를 찍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학생마저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현실은 교사들로 하여금 그들의 역할과 자존감을 상실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교사로서의 정체성 위축과 회의를 갖게 한다”며 “이는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과다한 요구와 불만 및 책임 추궁을 받을 때 심리적 위축, 스트레스, 감정노동과 소진을 받고 그에 따라 보육사, 학원장 등의 정체성으로 변화한다는 연구결과에서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남기 한국교원교육학회장은 “급변하는 시대 한국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교원들의 정체성은 중요 화두”라며 “‘교원의 정체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수 충북대 교수 역시 “교육청 및 교육부 등 교육 당국이 우리나라 교원의 정체성과 위신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창의적 인재 계발’ 강조…필수일까”

    최근 ‘4차 산업혁명’ ‘지능정보사회’에 따른 교원 정체성 변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 같은 시대 흐름은 현재의 학교교육을 비판하고 새로운 학교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교사들에게 창의적 인재 계발을 더욱 강조하는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스스로 창의성 계발을 위한 활동이나 (학생들을 위한) 창의성 계발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지식위주의 암기중심 교육, 획일적 교육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무비판적으로 교사들이 수용해왔기 때문이죠.” (김왕준 경인교육대 교수)

    그러나 김 교수는 창의성 계발이 온전한 학교교육의 목적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지적발달, 도덕적 및 정서적 발달, 신체의 발달의 고른 계발이라는 전인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교육의 성과로서 ‘창의성 계발’은 전체가 아닌 부분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창의성 계발‘은 중요하지만, 창의성 계발만으로 우리나라 학교교육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회장은 “교원 정체성 문제는 한국 교육 현실 개선과 공교육 혁신에 필요한 교직 사명감 제고 및 교원 전문성 개발을 위한 핵심요인”이라면서 “학회는 앞으로도 한국 교원교육 이론체계 확립과 현장실천 지식 기반 정립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 /손현경 기자
    ▲ /손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