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할 수 있다’ 가 되기 위한 공부법 – 질문학습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5.18 10:34
  •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사 중심의 가만히 듣기만 하는 수업에 익숙해져 있으며, 이런 수업은 지식을 빠른 시간 내에 주입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지식이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생각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수업은 자신이 어느 정도로 수업을 이해하고 있는지 체크하기 어렵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며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인 소크라테스는 거리의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철학적 대화를 하였다. 그는 정해진 진리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대화를 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듣는 이들은 스스로 무지를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문답법(dialektike)은 현대의 교육에도 적용되고 있다. 학생에게 답을 알려주고 풀이를 보여주는 수업이 아닌, 적절한 질문을 던져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명확하게 깨닫게 하며 질문을 이어나가 학생을 완벽한 앎의 상태로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평소의 공부에 적용해보자.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며 자기의 학습 과정을 체크하는 이른바 "메타인지능력"을 훈련하는 것이다. 스스로 대답을 하고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생각해가며 공부를 하게 된다. 또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 습관화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도 길러진다. 특히 질문에 대답을 하며 이루어지는 지식의 인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재점검하고 체계화함으로써 공부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에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질문과 답변 이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공부야 말로 ‘알 수 있다’에서 ‘할 수 있다’ 로 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시험은 출력이고 할 수 있는지를 보는 과정이다. 평소의 자습이 입력에만 치우친다면 당연히 공부는 많이 하고 시험은 못 보는 현상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평소의 자습도 입력과 출력을 동시에 해봐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질문학습법의 원칙과 동일하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이 바로 출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출력할 수 있다면 결국 ‘알 수 있다’ 가 ‘할 수 있다’ 로 발전한 결과라고 볼 것이다.

    그러면 질문과 답변 방법은 어떻게 하며 좋을까?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수학에서 어떤 개념을 공부했다면 개념을 책을 보지 않고 써볼 수 있는지, 즉 정의나 정리를 책에 적힌대로 말하고 공식을 유도할 수 있는 확인해보자. 과학에서 실험을 공부했다면 실험 과정을 기술하고 원인과 결과를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험에 쓰인 특이한 도구나 물질 내지 방법을 설명할 수 있는지 답해보자. 국어에서 용어나 문법을 배웠다면 용어의 정의를 말할 수 있는지 문법사항을 설명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 영어에서 문법 사항을 공부했다면 그것을 책을 보지 않고 꺼내서 말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사회에서 특정 국가의 성립과정과 국가 초기의 행정 조직 완비 과정을 공부했다면 이 내용을 책을 보지 않고 구술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이런 답변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실질적으로 그 내용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으며 실제로 할 수 있는 수준인지 스스로 점검하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잘 대답할거란 기대는 잠시 내려둬도 좋다. 답을 할 수 있다면 좋지만 설사 그렇지 못해도 나쁘지 않다. 왜냐면 이제는 답을 못하는 줄을 알았으니까 말이다. 예전에는 그런 줄도 모르고 마구 놀았다면 이제는 답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서 복습 할 것이고 사실은 이 복습의 과정이 진짜 공부가 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러니 나쁘게 생각할 게 아니라 오히려 좋게 봐도 무방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부는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를 알아나가는 과정이다. 질문학습법을 통해 그 진리를 터득한다면 비로소 할 수 있다 의 상태에 도달하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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