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국민제안 열린마당 종료…여전히 궁금한 ‘대입개편 방향’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5.17 19:37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 서울 이화여고서 열려
-주요 쟁점마다 찬반 크게 충돌

  • 17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에서 학부모, 학생, 교육계 관계자들이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한 발제를 듣고 있다. / 방종임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에서 학부모, 학생, 교육계 관계자들이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한 발제를 듣고 있다. / 방종임 기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이 서울권을 끝으로 마무리됐지만, 대입 개편 방향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의견은 활발히 나왔지만, 주요 쟁점마다 찬반이 크게 격돌하며 이전 행사에서와 마찬가지로 평행선을 달렸다.

    17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주최로 서울권 열린마당이 열렸다. 전국 권역별 순회 행사는 지난 3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호남ㆍ제주권, 영남권에 마지막으로 마련됐다. 이날 열린마당에는 400명이 넘는 좌석이 참석자들로 빼곡히 채워질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될수록 의견차가 심해지자 한 고1 학생이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론, 서로 의견을 듣고 합의점을 만드는 자리라는 점에서 서로 싸우지 말고 의견을 잘 새겨야 한다”며 “같이 잘 해보면 좋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수시 정시 비율 간 의견차 심해

    이날 가장 논란이 된 쟁점은 수시 정시 비율 문제였다. 정시 및 수능 확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그나마 가장 공정한 입시제도라는 점을 들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온 고3 학부모는 “학종은 내신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에게 유리한 선발제도이며 아무리 성실한 학생도 결코 합격을 담보할 수 없다” 며 “또한 고액 컨설팅까지 받아서 지원한다고 해도 선발될지 여부를 알 수 없어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에서 온 고3 조한민군은 “입시제도는 모든 학생을 위해야 함에도 학종은 상위권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 붙거나 떨어져도 알 수 없는 전형”이라며 “수능도 물론 문제가 많지만,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를 고민해서 문제를 출제한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깜깜이전형, 금수저전형이라 비판받고 있는 학종을 더는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며 “이는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높이는 것만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정시확대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현재와 같은 줄세우기식 교육이 과연 공정하냐고 반문한다. 세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학종이 단점이 있으면 그것의 취지를 살리고 개선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며 "그것의 대안을 수능 확대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정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은 “학종이 금수저전형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객관적인 통계자료에 근거하지 않은 주관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학종은 고교 및 지역의 균형에도 기여하는 전형이며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도 맞는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 나아가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꿔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각기 다른 주장만 나왔던 마지막 공청회

    수능 정시 통합에 여부나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교육회의에 의견을 밝히는 사례도 있었다. 안연근 전문대학 진로진학센터장은 “30년간 학교 현장에서 살펴본 바, 고3이 끝날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고 3분의 1 가량은 수능을 포기한다”며 “이 학생들을 교실에서 자게 하거나 억지로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수시모집으로 일찍 선발해 직업교육과 연결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한 학부모는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썩은 나무”라며 “뿌리는 그대로 남긴 채 곁가지만 잘라낼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뿌리를 파서 건강한 토양 위에 심어야 한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가교육회의가 이를 고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마당에서는 토론에 앞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학종과 수능 각각의 문제점을 지적해 논란을 낳았다. 그는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문제가 있다. 오지선다형일 뿐 아니라 난도가 낮은 문제가 대다수이며, 그중 한두 문제만 꼬아서 출제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반면 학종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에 학종이 불공정하다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대안을 찾고, 수능이 문제라면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 되풀이되지 않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앞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학종과 수능 비율을 정하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도 내비쳤다.

    한편 지난달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2022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수능 평가 방법(절대평가 도입) ▲수능ㆍ학종 비율 ▲수시ㆍ정시 통합 등 3개 핵심 사항에 대해 답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가교육회의는 열린마당 등을 통해 나온 의견을 수렴해 공론화 범위를 설정하고 6월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협의를 거쳐 공론화 의제를 선정할 계회이다. 이후 권역별 국민토론회, TV토론회, 온라인플랫폼을 진행한 다음 8월초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 17일 오후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방종임 기자
    ▲ 17일 오후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방종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