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THE 인터뷰] 국제 발레 콩쿠르 3관왕… 국내 최연소 프로 발레리나 김유진

하지수 기자

2018.05.16 16:12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발레는 나의 친구, 기뻐도 슬퍼도 늘 함께하죠"

생일·명절에도 어김없이 연습
부족한 점 자꾸 보여 쉴 수 없어
토슈즈 닳아 이틀마다 바꿀 정도

발레, 힘든 적은 있었지만 싫었던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기사 이미지

최근 한국의 10대 소녀가 유명 발레 콩쿠르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만 16세의 나이로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국내 최연소 프로 발레리나'가 된 김유진(17) 양이 주인공이다. 김유진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개최된 '2018 아라베스크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주니어(13~17세) 부문 1위를 포함해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8일 김유진을 만나기 위해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으로 향했다. 그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연습실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매일 8시간 넘게 연습해요. 최근 8개월간 딱 하루 쉬었어요. 국제 콩쿠르 끝나고 한국에 돌아온 날요(웃음). 생일에도, 설날에도 평소처럼 발레를 했어요. 거울 앞에만 서면 부족한 점이 자꾸 보여서 도저히 쉴 수가 없거든요."

◇고난도 기술로 심사위원들 감탄 이끌어

올해 '아라베스크 국제 발레 콩쿠르'에는 전 세계에서 온 120여 명의 무용수가 기량을 겨뤘다. 김유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외국인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와 다르게 서로를 경쟁자라 여기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각자 속한 발레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죠. 다 같이 한 편의 '갈라 쇼'를 펼친다고 생각하면서 서로 응원했어요. 이때 친해진 친구들과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요."

김유진은 3라운드에 걸쳐 총 네 개의 공연을 선보였다. 이 중 심사위원과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부분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뽐낸 32회전 푸에테(fouette)다. 푸에테는 한쪽 발만 땅에 짚은 채 제자리에서 몸을 계속 회전하는 고난도 동작. 무용수의 기량에 따라 한 바퀴씩 나누어 도는 싱글 턴을 할지, 두 바퀴씩 나누어 도는 더블 턴을 할지 결정한다.


기사 이미지
지난 8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야외에 마련된 공간에서 김유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유진은 지난해 10월 유니버설발레단 입단 후 ‘호두까기인형’ ‘ 지젤’ 등에서 주역을 맡아 활약했다. / 이신영 기자

김유진은 "더블 턴으로 32회전을 다 채웠는데, 이렇게 하는 사람을 실제로 처음 봤다는 분들이 현장에 많았다"고 말했다. "'오!' 하면서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저도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기술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실수 없이 해냈을 때 관객들의 함성이 평소와 다르게 들렸어요. '내가 그동안 연습을 헛되이 하지 않았구나' 싶었죠."

◇고된 연습으로 이틀에 한 번씩 토슈즈 갈아

김유진이 토슈즈를 신은 건 다섯 살 때다. 어린이집에서 하는 발레 교실에 참여한 게 계기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학교를 그만두고 발레에만 전념했다. 김유진은 "하루에 9시간씩 연습하니까 이틀에 한 번꼴로 토슈즈를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너무 힘들기 때문에 잘 먹지 않으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요. 그래도 남자 파트너한테 미안해서 식단 관리에 어느 정도는 신경 써요. 저를 들어 올릴 때 '얘가 어제 많이 먹었구나' 느낄까 봐서요(웃음)."


기사 이미지
연습실에서 강민우 발레리노와 호흡을 맞추는 김유진.

풍부한 무대 경험은 김유진을 성장시킨 또 다른 밑거름이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횟수는 300회 이상.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2015년 첫 주연을 맡은 '지젤'이다. 지젤은 시골 아가씨 지젤과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해봤다면 연기할 때 도움이 됐을 텐데, 그런 사랑을 못 해봤어요. 대신 '노트북' 같은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간접 경험을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여주인공의 표정이라든지 말할 때의 동작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지 고민했어요."

김유진은 발레를 또 하나의 '친구'라고 표현했다. "제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친구예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늘 저는 발레라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요. 힘든 적은 있어도 발레가 싫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죠. 앞으로도 발레와 쭉 함께하고 싶어요."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