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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인 내 자녀, 어떻게 키워야 할까

최예지 조선에듀 인턴기자

2018.05.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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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에게 듣는 ‘디지털 페어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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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의진 소아정신과 의사, 윤명희 미디어문화 사회학자, 정현선 경인교대 교수/ 이신영 기자, 조현호 객원기자

스마트폰으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가 손안에 들어오자, 부모의 고민이 늘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틀어달라는 영유아부터 게임과 SNS에 빠진 중고생까지. 자녀의 연령을 불문하고 과거와 달라진 현실에 부모는 우려가 크다. 디지털 습성을 타고난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인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디지털 시대의 아이 교육법인 ‘디지털 페어런팅’에 관심을 가져온 전문가 3인에게 물었다.

◇영유아기, 스마트폰 쥐여주면 ‘뇌 발달’ 저해

신의진 연세 세브란스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영유아기에 스마트폰을 자주 보여주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영유아기에는 뇌 안쪽의 변연계가 발달해요. 변연계는 충동, 쾌락과 같은 기분을 조절하는 영역입니다. 여기가 발달하지 않으면 사회성이 떨어지죠. 학습 같은 고급 기능은 뇌의 겉껍질에서 담당하는데, 이곳은 세, 네 살이 지나야 발달하기 시작해요. 결론적으로 영유아기는 스마트폰을 본다고 학습하는 게 아닙니다. 이때는 부모가 안아주고 노래 부르며 달래주는 과정을 통해 공감 능력, 감정 조절 능력을 길러야 하는 시기죠.”

이와 함께 영유아기에 사람과 교류가 적으면 유사자폐와 같은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법적으로 6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디지털 기기를 금지하고 싶은 심정”이라고도 강력히 말했다.

그러나 부모가 스마트폰을 빈번히 사용한다면 아이는 그것에 대해 궁금해할 수밖에 없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 교육 전문가인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아이에게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의 개념을 가르쳐준 사례를 들었다. “아이가 노래 부른 동영상을 외할아버지께 보내드린 적이 있어요. 그러면 외할아버지가 다른 동요를 불러서 메신저로 다시 보내주시곤 했죠. 저는 아이에게 이렇게 메신저 사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요. 그 과정에서 아이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금 눈앞에 볼 수는 없지만, 소통할 수 있는 도구’라고 그것을 이해하게 되죠.”

◇초등학생, 부모와의 약속으로 스스로 통제하는 법 배워야

전문가들은 학령기 아이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부모와 ‘약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언제, 얼마 동안 사용할 것인지 약속하는 건 아이가 자기조절력을 기르는 데 핵심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30분 보자고 하면 시간관념이 없어서 몰라요. 아이에게는 ‘세 개 보고 끌까?’ 이런 식으로 단위를 알려주며 약속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 아이가 더 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 ‘그럼 약속을 어기는 건데’라고 이야기할 수 있죠.” 아이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육아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그는 말했다. 아이는 단번에 배우지 않는다. 정 교수는 부모가 수천 번을 반복해서 얘기할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의사도 학령기 아이의 통제능력을 강조한다. “충동을 억제하는 힘은 전두엽에서 나옵니다. 전두엽은 유아기에 발달하기 시작해서 만 10세에서 12세에 완성이 돼요.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디지털 기기는 부모와 약속을 한 다음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게 좋습니다.” 그는 이들에게는 놀이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심심함을 디지털 기기로 달래기 시작합니다.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고, 뛰어노는 법을 알려줘야 해요. 어떻게 보면 디지털 시대일수록 아날로그 교육이 더 중요한 거죠.”

◇중고생, “너는 중독이야” 지적보단 이해하고 소통해야

사회학자 윤명희 박사는 청소년의 디지털 생활을 ‘중독’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너는 중독이야’라고 말하면 아이는 환자가 됩니다. 의사와 환자처럼 부모와 아이 사이에 위계 관계가 형성되죠. 부모는 아이를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조절하게 되는데, 이때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는 아이를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화의 가능성이 달라진다며 “누가 자신을 환자로 보는 사람하고 이야기하고 싶겠냐”고 말했다.

윤 박사는 아이의 디지털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 부모와 아이는 ‘친숙한 이방인’의 관계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방인이라는 건 우리가 서로 잘 알기 어렵고 다른 경험을 해온, 독립된 존재라는 의미예요. 부모와 아이가 대화와 소통의 가능성을 늘 열어두는 친밀한 이방인이 돼보는 거죠.” 이러한 관점에서 아이를 보면, 서로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자녀가 학령기, 청소년기가 되면 스마트폰은 더는 단순한 기기가 아닙니다. 메신저 프로필에서 아이들은 시시각각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바꿔가며 자신을 드러냅니다. 게임도 10대의 동기는 (온라인에서 현실의) 친구랑 만나는 겁니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매개로 ‘관계 맺기’ ‘소통하기’에 몰입하는 거죠.”

세 전문가는 부모가 디지털 페어런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디지털 생활이 사회·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 교수는 부모가 아이들만큼이나 디지털 세상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기 위해 부모 교육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IT 업계가 사회 환원 차원에서 아이들의 올바른 디지털 사용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정 교수는 “부모가 학교에 미디어 교육을 요구하는 것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 박사는 “모든 부모가 쉽게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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