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어른들 싸우는 것 같아”…입장차 여전한 대입개편 공론화 현장

최예지 조선에듀 인턴기자

2018.05.15 10:12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14일 오후,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 부산 벡스코에서 열려

기사 이미지
14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에서 김진경 대입제도 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 최예지 기자

“입장이 서로 다른 게 신기하면서도 입장 차로 어른들이 싸우는 게 유치한 것 같아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 논의하는 영남권 열린마당을 앞두고 교육단체들의 기자회견에서 단체 간 입장이 달라 고성이 오가자, 이를 지켜보던 중고등학생들이 남긴 말이다. 영남권 열린마당에서도 여전히 쟁점마다 이견이 드러났고, 의견 합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14일 오후 4시 30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이하 열린마당)’이 열렸다. 열린마당은 지난달 16일 국가교육회의가 발표한 공론화 과정의 첫 단계로, 대입개편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게 목적이다. 이날 영남권 열린마당은 충청권과 호남·제주권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됐다. 지난 열린마당과 마찬가지로 직접발언, 메모지 제안, 모바일 제안, 서면제안 등 4가지 방식으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정시 vs 수시 비율 간 여전한 입장 차

열린마당에 앞서 장외에서는 교육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진로학교협의회 등 6개 진로교사 단체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같은 시간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하 공정사회)은 정시 확대를 주장했다. 전교조 대구·경북지부와 부산학부모연대 등으로 이뤄진 영남권 교육단체도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부교과전형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열린마당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활동가 등 지역 교육 관계자들의 발언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어졌다. 이 중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한 쟁점은 수시와 정시 전형 간 비율이었다. 부산 서구의 한 고교 2학년생은 “수능은 서울 지역이나 공부 잘하는 친구들만 유리하다”며 정시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부산의 한 고교 교사는 “수능 중심의 전형이 이뤄지면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지한다”며 “교과 중심의 전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 남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정재원씨는 수능을 지지한다면서 “학종이 사교육을 줄인다는 보장이 없다”며 “컨설팅 등의 비용이 늘기 때문”이라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자유발언을 이어간 여러 학부모와 학생들도 “꾸준히 교과를 챙기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서 정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정시를 일정 비율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학종은 반드시 개선해야

학종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쏟아졌지만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달랐다. 이종배 공정사회 대표는 “학종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며 “다만 학종 개선안이 충분히 구체적이어야 학부모들이 판단할 수 있다”며 현재 국가교육회의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함을 꼬집었다.

한 학부모는 “지금 학종에서는 (활동을 지원해줄) 인맥이 중요하지 않냐”며 “상위권이 아니더라도 세부 특기사항을 상세하게 써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대학 측에서도 학종 평가를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들의 학종을 평가한다는 한 대학 교수는 “내가 교수임에도 대학의 평가자에 불신이 있다”며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해 열심히 기록하지만, 대학은 평가자료에 쓰인 걸 진정성 있게 보지 않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진로교사 단체 소속의 한 교사는 학생부를 교사들이 미흡하게 기입한다는 지적에 대해 "교사들이 아직 일정부분 미숙한 건 사실이지만 개선책이 있으면 (학종도 입시제도로) 괜찮을 것"이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정 중심 교육과정을 해야 하는데 여태껏 해온 게 결과 중심 교육과정인 것도 문제다. 교사도 과정 중심 교육과정 연수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평가방식과 시기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지만, 어느 쟁점에서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는 “지금은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추후 의제 설정을 준비하는 단계”라면서 “열린마당을 거듭하면서 주제와 발언자가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논의가 깊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은 오는 17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4차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기사 이미지
열린마당이 열리기에 앞서 교육단체들(진로교사 단체, 공정사회, 영남권 교육단체)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 최예지 기자

기사 이미지
영남권 열린마당 현장 모습 / 최예지 기자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