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한 학기 한 권 읽기’ 어떻게 수업 적용할까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5.07 17:13

-서울시교육청, 초등학교 현장 적용 방안 보고서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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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등 3,4학생들은 교사로부터 “이번 학기에 우리는 어떤 책을 골라 읽어볼까요? ”라는 질문을 첫 수업부터 듣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새롭게 개발된 국어과 교과서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개월이 넘었지만 많은 초등학교 교사들이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과에 대해 낯설어하고 있다. 교사들은 “어떤 수업활동이 새 교육과정 취지에 맞는 가장 적합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인지 궁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좋은 작품 고르기에서 수업의 반은 성공”

    7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은 ‘한 학기 한 권 읽기 학교 현장 적용 방안(초등학교)’ 연구보고서를 내놓으며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의 성공은 교사의 ‘좋은 작품’ 고르기 안목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독자 ▲텍스트 ▲교육과정 세 가지로 작품성에 따른 도서선정의 기준을 크게 나눴다. 먼저 독자부분에서는 ‘학생의 발단 단계를 고려했는가’ ‘학생의 독서 수준에 적합한가’ ‘학생의 흥미와 정서에 적합한가’ 등을 살펴본다.

    이어 텍스트 부분에서는 ‘우리 문화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가(국내 문학)’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가’ ‘시대가 달라도 학생들이 공감할 만한 배경, 정서를 담고 있는가’ ‘편견 없는, 영원하고 보편적인 가치관을 담고 있는가’ ‘상상력을 발휘하며 아이들의 생각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인가’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가’ 등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과정에서는 ‘교과 핵심청취 기준을 달성할 수 있는가’를 엿봐야 한다.

    도서선정 방법 또한 학생 자율성을 0에서 4가지 단계로 나눴다. 0단계는 교사가 선정 기준에 맞는 작품 선택 후 책을 바로 소개하는 방법이다. 1단계는 교사가 몇권의 권장 도서를 제시하고 아동들이 학급의 책 한 권을 선정하는 형태다. 2단계는 교사가 책 선정 기준의 범위를 제시하고 아이들이 모둠별로 또는 개인별로 책을 고르는 형태, 3단계는 책 선정 전략을 배우고 각자 읽을 책을 선정하는 방법이다. 4단계는 학생이 책 선정 기준을 정해서 책을 선정하는 수준까지 간다.

  • 교사가 책 선정 기준의 범위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책 선정하기 활동 예 /서울시교육청 제공
    ▲ 교사가 책 선정 기준의 범위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책 선정하기 활동 예 /서울시교육청 제공
    ◇”‘훑어 읽기 등 ‘미리 보기 전략’ 활용해 책에 대한 학생 기대 높여”

    책 선정이 끝나면, 독서 참여 형태가 정해져야 한다. 교육청은 학년, 학급, 모둠, 개인별 독서 참여 형태를 나누고, 책 선정과 읽기 전 활동으로 독서 활동을 나눴다. 여기서 읽기 전 활동은 ‘미리 보기 전략’을 활용한다. 책 제목, 표지의 소개 내용, 작가, 삽화, 차례 등을 살펴보고 내용을 예상해 보는 것이다. 교육청은 “훑어 읽기 등 방법으로 책 내용을 미리 예측해 책에 대한 학생의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리 보기 전략은 5학년 국어 1학기 ‘추론하기’ 단원에도 소개하고 있다. 책 제목이 담는 뜻과 그림이 풍기는 분위기, 표지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기, 장르, 차례를 살펴보고 책의 내용을 예상하는 활동이다. 이 전략은 책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선정할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

    ◇ “‘더 읽어 보기’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독서활동 돼야”

    미리 보기 전략 이후 본격적인 독서 활동인 ‘읽기(읽어주기) 방법’을 정해야 한다. 방법에는 교사가 읽어주는 방법과, 집단으로 번갈아 읽기, 짝과 번갈아 읽기, 혼자서 묵독하기 등이 있다. 읽을 때에는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읽기 ▲궁금한 점 질문하며 읽기 ▲읽은 부분 내용 정리하기 ▲단어 확인하며 읽기 등이 있다. 이외에도 독후 활동이 있다. 교육청은 “작가에게 편지쓰기, 찬반 토론하기, 뒷이야기 상상해 쓰기, 독서경험 나누기 등 그동안 독서 지도이 방법으로 다양한 독 후 활동을 소개했다”며 “책에 대한 흥미가 생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더 읽어보기’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독후 활동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청은 가정 및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푸른 사자 와니니-창비> <빨강 연필-비룡소> <돌 씹어 먹는 아이-문학동네어린이> <UN 미래 보고서-매일경제신문사> <무기 팔지 마세요-청년사>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바다출판사> <감정종합선물세트-문학동네어린이> <드림 하우스-문학과자성사>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