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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입 개편] ‘무늬만 소통?’ 마구잡이식 온라인 의견 수렴에 성난 학부모들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18.04.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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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내 주제토론방에는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 파일만 첨부된 채 ‘토론에 필요한 핵심 내용은 자료의 논의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쟁점이나 논의사항별 게시판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갈무리

# 학부모 정성훈(44·대구광역시)씨는 며칠 전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에 2022학년도 대입 개편에 관한 의견을 직접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대감을 가지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본 정씨는 크게 실망했다. 홍보가 안 된 탓인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임에도 게시글 조회 수가 한두 자릿수밖에 안 될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국민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대다수 학부모가 이런 공론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며 “지금처럼 형식적으로 의견 수렴을 하고 나서 나중에 국민의 뜻이라고 치부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미희(가명)씨는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의견 수렴 방식을 보고 답답함을 느꼈다. 주제 분류조차 돼 있지 않아 여러 쟁점에 대한 글이 두서없이 게시되고 있어서다. 김씨는 “과연 담당자들이 토론방에 올라온 내용을 다 읽어보고 정책 수립에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학부모들이 온라인에서 감정싸움을 벌이도록 뒷짐 지고 내버려둔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2022학년도 대학 입시 제도 개편 방향과 관련해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이하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에서 지난 16일부터 다양한 국민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주제토론방에 게재된 의견은 상시 모니터링되며, 앞으로 대입 개편안을 마련하는 데 국민 의견 수렴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찾은 학부모 등에게 구체적인 토론 주제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의견을 모으고 있어 실질적인 여론 수렴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해당 사이트는 현재 실명인증조차 하지 않고 누구나 익명으로 글을 게시할 수 있는 상태다.

◇핵심 쟁점에 대한 안내 없어… “의견 반영될 수 있나”

교육부는 지난 11일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전형 간 비율, 수시와 정시 통합 여부, 수능 절대평가 전환 혹은 상대평가 유지 등을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내 주제토론방에는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 파일이 첨부된 채 ‘토론에 필요한 핵심 내용은 자료의 논의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만 안내돼 있다. 쟁점이나 논의사항별 게시판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게시판에 서로 다른 쟁점에 관한 의견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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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회의 주제토론방 1페이지에 ‘학생부종합전형 폐지’ ‘적성고사 폐지 반대’ ‘내신과 수능 반영 비율 조정’ ‘수능 상대평가 유지’ ‘정시 축소’ 등 여러 쟁점에 대한 의견이 한꺼번에 개진되고 있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현재(오전 기준)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내 주제토론방에는 359건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이 토론방의 첫 페이지에 실린 글만 살펴봐도 ‘학생부종합전형 폐지’ ‘적성고사 폐지 반대’ ‘내신과 수능의 반영 비율’ ‘수능 상대평가 유지’ ‘정시 축소’ 등 여러 의견이 게시돼 있다.

‘중3 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부모는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이하 대입특위) 구성원을 보고 나니 제 의견이 실제로 반영될지 의구심이 든다”면서도 “학부모나 학생이 의견을 낼 곳이 따로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여기에 글을 쓴다”고 토로했다. 한 40대 학부모는 “대입제도 관련 이해당사자들끼리 큰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의견을 표출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있다”며 자조 섞인 감정을 내비쳤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여러 가지 주제를 섞어놓은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보고 나니 지금의 방식으로는 제대로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중구난방으로 제기되는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겠다는 것인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주제토론방에서는 주제별로 별도 코너를 두고 그에 걸맞은 주장과 이유를 국민이 쓸 수 있도록 안내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학생부 관련 정책생각함 의견 ‘13건’뿐… 교육부 “구체적 쟁점은 5월에 정리”

온교육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의견 수렴은 더욱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1호 안건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때 국민 중 100명 내외를 무작위 추출해 구성한 시민정책참여단을 통해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교육정책 모니터링단 조사와 온교육 사이트를 통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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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기준 온교육 홈페이지 내 정책생각함에 등록된 의견목록은 13건에 그쳤다. 정책생각함의 핵심쟁점란에는 ‘구체적 쟁점이 정리되는 대로 안내하겠다’는 내용만 적혀 있다. /온교육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오전 기준 온교육 홈페이지 내 정책생각함에 등록된 의견은 13건에 그쳤다. 그나마도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과는 관련 없는 ‘정시 확대’ 등에 대한 의견까지 뒤섞인 상황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정시 비중을 확대해 달라”거나 “공정하게 내신과 수능으로만 선발해 달라”는 등의 의견이 눈에 띈다. 해당 게시판에서 학생부 개선과 관련해 어떤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탓이다.

현재 정책생각함의 핵심쟁점란에는 ‘구체적 쟁점을 발굴·정리하고 있다. 정리가 이뤄지는 대로 바로 안내하겠다’고만 나와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탁기관을 통해 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5월 첫째 주나 둘째 주쯤 쟁점을 정리해 게재할 예정”이라며 “정책생각함을 통해 모인 의견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위탁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통해 의견수렴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학생부 기재와 관련한 실질적인 온라인 의견 수렴은 쟁점 정리가 게재되는 5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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