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공부 프라임 타임'은 수업 시간… 수업 전 2분 예습·직후 3분 복습을

오선영 조선에듀 기자

2018.04.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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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균 교사가 알려주는 '9등급 탈출' 공부법
그날 배운 내용은 그날 복습해야 '색칠하기 공부법' 16년째 전수
집중한 시간 색칠해 학습 태도 분석 하위권은 기초 학습도 병행 필요

#서울의 일반고 2학년인 김현민(가명)군은 학교생활이 재미없다. 김군의 성적은 내신·모의고사 모두 7~8등급. 고교 입학 당시부터 하위권이었던 탓에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었다. 국어와 영어는 문법·독해가 다 안 되고, 수학 역시 기초가 부족해 해답지를 보면서도 문제를 못 푸는 상황이다. 김군은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며 "공부하려고 책을 폈다가도 이해가 전혀 안 돼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성적 올리기엔) 늦었다'는 생각만 든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고민을 하는 학생이 우리나라에 김군뿐일까. 그렇지 않다. 지금도 수많은 학생이 같은 이유로 공부를 포기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의욕을 잃는다. 권용균(44) 서울 성신여고 교사는 낮은 성적 때문에 '생기'를 잃은 학생들을 볼 때마다 늘 안타깝다. 그래서 교직에 몸담은 후 줄곧 이런 학생들을 위한 공부법을 연구하고 지도해 왔다. 권 교사는 "한 번이라도 집중해서 공부하고 성적을 올려본 아이들은 눈빛부터 달라진다"며 "제자들이 대학에 잘 가는 것보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은 모습을 볼 때 훨씬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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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균 서울 성신여고 교사는 “한 번이라도 집중해서 공부하고 성적을 올린 경험이 학생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살린다”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권 교사 지도로 ‘색칠하기’ 공부법을 실천한 학생들의 학습 플래너. /장은주 객원기자
◇공부의 프라임 타임은 '수업'… "3일만 집중해 보라"

컴퓨터학부를 졸업한 그가 교사가 되고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건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 때문이다. 중학교 때까진 모범생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입학 무렵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 1~2학년 때 동아리(학생회·중창단·응원단)에만 매진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했다. 고 2 말 무렵엔 한 반 53명 중 42등을 했다. 고 3에 올라가 대입 배치표를 보니 갈 수 있는 대학이 없었고, 진학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때 그의 마음을 움직인 건 어머니의 한마디였다. "부모님께선 제 성적을 모르셨어요. 그 무렵 어머니께서 건강이 나빠 입원하셨는데, 어느 날 제게 '고 3 수험생인데 뒷바라지를 못 해줘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무척 마음이 아팠죠. 그때 대학에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2년간 손 놓았던 공부를 다시 하기란 쉽지 않았다. 고심 끝에 그는 의대생인 동네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때 추천받은 공부법이 권 교사가 지금도 제자들에게 권하는 '색칠하기'였다. 하루를 한 시간 단위로 나눠 표를 만든 다음, 집중해서 공부한 시간에만 색칠하는 방법이다. "형은 '그날 배운 건 그날 전부 이해하라'고 강조했어요. 우리 반에서, 우리 학교에서, 나아가 100만명(당시 수능 응시 인원) 중에서 수업을 가장 열심히 듣는 학생이 되겠다는 각오로 수업을 들었죠. 형이 '딱 3일만 실천해 보라'고 했는데, 3일이 지나니 정말 거짓말처럼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제가 공부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천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했어요."

방과 후 자율학습 시간엔 그날 배운 내용 복습을 우선했다. 설령 (기초가 부족해) 풀이법이 이해되지 않아도 수업 시간에 어떤 문제를 풀었는지만이라도 반드시 확인했다. 그러고 나서야 고 1~2학년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공부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공부하며 성적을 올린 그는 재수를 거쳐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보통 '가장 공부 잘되는 시간이 있다'고들 하지만, 공부의 프라임 타임(prime time·가장 효과가 좋은 시간)은 '수업'시간이에요. 수업 시간을 놓치고선 성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 없는 학생이라면 저처럼 딱 '3일'만 수업에 집중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학습플래너, '질책' 용도로 쓰면 안 돼

권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자들에게 '색칠하기' 공부법을 16년째 전수하고 있다. 이 방법으로 내신 3등급이던 학생을 서울대에, 내신 8등급이던 학생을 경희대에 진학시켰다. 작년에 담임을 맡은 반(3학년)은 학교 시험에서 전 과목 1등이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내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공부법은 간단하다. ▲수업 직전 2분 예습하기 ▲집중해서 수업 듣기 ▲수업 직후 3분 복습하기다. 그리고 방과 후 자율학습 시간에 그날 배운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며 다시 한 번 복습한다. 권 교사는 "이 과정을 잘해놓으면 (요약정리가 잘 돼 있기 때문에) 학교 시험 대비가 쉬워진다"고 했다. "이때 쓴 학습 플래너를 교사나 부모가 혼내는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됩니다. '왜 이것밖에 못 했느냐'고 야단칠 게 아니라 '이 시간만 잘 집중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내일 더 잘하자'고 격려하는 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에요."

다만 이렇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장벽이 하나 있다. 하위권 학생의 경우, 이전 학년의 기초 학습이 안 돼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날 배운 내용 복습과 함께 기초를 다지는 학습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국·영·수 주요 과목은 기초 학습을 잘해야 해요. 예컨대 저는 영어 5등급이 안 되는 학생에게는 초등학교 6학년용 문법 교재를 보게 합니다. 고교생용 문법 교재를 보게 하면, 거기 나온 단어 뜻을 찾느라 문법 공부를 제대로 못 하거든요. 초등생용 문법 교재는 훨씬 쉬운 단어가 쓰이기에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죠."

권 교사는 색칠하기 공부법을 실천할 때, 학생·학부모 각자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고 했다. 학생에게는 '가짜 플래너를 쓰지 말 것'을, 학부모에겐 '자녀의 의욕을 꺾는 말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가짜 플래너'란 공부 시간에 집중하지 않았음에도 '이만하면 됐다'며 후한 평가를 주는 것을 말한다. 권 교사는 "자신의 학습 태도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반성해야 성적이 오른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학부모의 지지가 중요합니다. 설령 아이 성적이 오르지 않더라도 '잘하고 있다'든가 '넌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정에서 용기를 줘야 해요. 만약 부모가 성적만 보고 '이래서 대학 가겠느냐'는 식으로 말하면, 아이의 공부 의욕은 단번에 꺾입니다. 입시는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가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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