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입]'종합선물세트' 개편안에…학생·학부모 "넉 달 또 마음 졸여야 하나"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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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 부러진 대안은 없고 쟁점만 나열해 둔 시안을 보고나니, 1년을 왜 기다렸나 싶어요. 당장 고입부터 대입까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하네요." (장은지·가명·중3 학부모)

    교육부가 오늘(11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 시안에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 속에서 애를 태우고 있다. 워낙 모형이 다양한데다 ‘모 아니면 도’처럼 각 모형 간 방식의 차이가 큰 탓에 쉽사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개편안은 국가교육회의를 거쳐 8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 학생과 학부모들은 넉 달 더 안갯속을 헤매게 됐다.

    교육부는 이날 ‘단순하고 공정한 대입’을 목표로 현재 중학교 3학년에게 적용할 여러 형태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공개했다. 이들은 대입 선발 시기와 3가지 수능 평가방법을 조합해 5가지 결합모형도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선발시기는 수시와 정시모집 시기를 통합하느냐 분리하느냐, 수능 평가방법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원점수 체계 등 이들을 조합한 5가지 안으로 나뉜다.

    이처럼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오리무중 시안을 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중3 자녀를 둔 주은아(가명·48)씨는 “당장 내년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자주 입시정책이 바뀌다 보니 혼란스러울 따름"이라면서 "어떻게 결정해도 좋으니 한 번 수립된 정책은 길게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핵심 쟁점에 대해 나열만 하고 모든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실망스럽다. (‘1년 유예’ 결정 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적 관점’이 아니라 ‘정치적·경제적 관점’을 앞세우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일선 교사들도 쟁점 나열식 발표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재하 대전 중일고 교사는 “대입제도가 어떻게 변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학부모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시안이 너무 두루뭉술해 어떠한 조언도 명쾌하게 해줄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전했다. 서울 서라벌고 교사는 “이번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에 대해 지방과 서울이 다르고, 강남과 강북이 다르고, 일반고, 특목고의 의견이 모두 다를 것”이라며 “더는 초·중·고교 교육의 왜곡과 파행이 없도록 근본적이고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섣불리 유·불리를 따지기 보단 오는 8월 최종확정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라"고 조언했다. 대입제도와 관련한 쟁점들을 나열한 수준의 시안이어서 이를 이송받은 국가교육회의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보고 나서 움직이라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국가교육회의 논의 과정에서 온갖 '카더라'가 쏟아질 것"이라며 "개편안이 확정되고 나서 대응전략을 세워도 늦지 않으니 절대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중요한 건 지금 어떤 선택과 전략도 향후 대입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전형 계획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입시 유·불리를 따져가며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해야 할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이 대입에서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2022학년도에 교과·종합 등 학생부 중심 전형이 아무리 못해도 절반은 될 텐데, 이때 교과 성적뿐 아니라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한 학생일수록 대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지금부터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교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행평가 하나에도 열정을 기울이는 습관을 기울이는 것이 수 년 뒤에 치를 대입을 대비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