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대입 기조 크게 바뀌는 것 아냐… 학생부 관리·수능 준비 충실히"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2018.04.08 16:33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정시 확대·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로 요동치는 2020 대입… 어떻게 대비하나

연세·성균관대 등 정시 확대키로 최저학력기준 폐지, 대학별 달라
오락가락 정부 방침에 수험생 혼란 "대학가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며
학습방향 바꾸는 것은 어리석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강화하겠다는 건지, 죽이겠다는 얘긴지…. 앞뒤 안 맞는 교육정책을 계속해 내놓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최윤수·가명· 46·고 2 학부모)

대입 정책을 둘러싼 교육 당국의 오락가락 행보에 학생·학부모가 혼란에 빠졌다. 교육부가 최근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에 현재 고 2가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을 확대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그간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추진해온 현 정부 기조와는 완전히 거꾸로 가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25일엔 각 대학에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고 2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혼란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지금까지 해온 공부 방향을 갑자기 바꾸기보다는 계획한 대로 학생부 관리와 수능 대비를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 이미지
/조선일보 DB
◇교육부, 대학에 '정시 늘려라'… 연대·성대 등 확대 방침

당장 내년 입시부터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리라는 교육부 요구에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2020학년도 대입이 불과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유지된 '수시 확대' 기조에 교육부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대입 정책 포럼 등에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수시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상황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우려가 컸다"며 "2020학년도 대학별 입학전형 시행 계획 확정을 앞두고 일부 대학에 그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9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 비중이 역대 최고인 76.2%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재 주요 대학 사이에서는 정시 확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장 먼저 연세대가 202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인원을 1136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학년도보다 125명 늘어난 규모로, 전체 모집 인원의 33.1%에 해당한다. 성균관대도 내년 대입 정시모집 인원을 올해보다 5% 정도 늘릴 예정이며, 동국대·이화여대 등도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학들의 정시 확대 추진이 교육부가 권고 때문이라기보다는 "수시 비중 자체가 임계점(臨界點)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시모집 비중이 해마다 늘면서 80%에 가까워졌다. 입시업계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수시와 정시 비율이 6대 4 정도인데, 이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교육부 권고도 있지만, 이미 대학 자체적으로 정시 확대를 추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이번 발표가 대학과의 협의는 물론 공식적인 정책 발표도 없이 이뤄져 혼란이 일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정시모집 인원이 크게 늘거나 근본적인 수시 중심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지나치게 확대됐던 수시모집 비율이 소폭 조정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학생들은 자기가 계획한 입시 전략에 맞춰 준비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수시에선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유도… 대학마다 반응 달라

교육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유도와 관련해서는 대학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유지하는 대학과 완화·폐지하는 대학들의 행보가 갈린 것이다. 고려대는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려대 관계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면 수시 지원자가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신입생 선발 시스템상 이들 모두를 자세히 평가할 수 없다. 이는 학생 선발의 공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에 부정적"이라며 "이번 주 입학전형위원회가 열리면 최종 입시요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경희대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이미 많이 완화한 상태여서 폐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한국외국어대 역시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연세대는 2020학년도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동국대도 논술전형에만 있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2020학년도 입학전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학생들의 지원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세대의 경우 내신성적이 최상위권인 일반고 학생들이 몰려 경쟁률이 높아지고, 고려대는 내신이 약간 좋지 않은 일반고 상위권이나 특목고 학생들이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학의 움직임에 벌써 혼란스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2020학년도 대학별 입학전형 계획안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더러 교육부 권고 사항이 기존 대입의 흐름을 거스를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밀실에서 이뤄진 교육부의 갑작스러운 대학 입시 정책 변경에 대해선 불만을 터트릴 순 있지만, 지금 교육부가 밝힌 일련의 사항이 고 2 학생에게 굉장한 손해라는 것은 다소 억측"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전형 계획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입시 유·불리를 따져가며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해야 할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도 "대입 전형 변화로 현재 고 2 수험생들은 불안감이 커질 순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학습 방향을 바꾸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충고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나 정시모집 확대 등에 흔들리지 말고 지금껏 해온 대로 학생부 관리와 수능 대비를 충실히 해야 합니다. 오는 4월 말 발표될 대학별 전형 계획을 꼼꼼히 분석해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을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