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새 학기만 되면 알림장 앱 새로 설치하고 사용법 익히는 학부모들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15:01

-학교ㆍ유치원ㆍ학급마다 사용하는 앱 달라 ‘불편’…최근엔 학원 알림장 앱도 등장
-“한 학교에서만큼은 하나만 사용했으면…”

  • # 최근 막내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학부모 A씨는 새로운 모바일 알림장 앱을 깔았다. A씨의 스마트폰 바탕화면에는 알림장 앱이 두 개나 더 있다. 초등학생인 첫째와 둘째의 담임교사도 각각 다른 알림장 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새 학기 이후로 A씨는 하루에도 세 개의 앱을 서너번씩 클릭해 확인하곤 한다. A씨는 “학교에서 만든 앱이 불편하니 선생님마다 다른 알림장 앱을 사용하는 것 같다”며 “새 학기를 맞아 중요한 전달 사항을 놓칠까 싶어 주의 깊게 살피고는 있지만, 퇴근 후 일일이 들어가 확인하려니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 초등 2학년 아들을 둔 워킹맘 B씨는 알림장 앱과 종이 알림장을 일일이 들여다볼 때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B씨는 “아이가 직접 손으로 쓴 알림장을 확인하고, 이보다 더 자세한 학급 내 알림사항은 C앱으로, 중식메뉴나 전국대회 등 학교 공지사항은 또 다른 D앱으로 받아보고 있다”며 “기능이 겹치는 두 가지 앱과 종이 알림장까지 모두 챙겨보기가 번거롭다”고 말했다.

    최근 대다수의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교내 소식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전달하기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활용하고 있다. 알림장 앱을 통해 학교 공지사항은 물론, 행사 일정, 식단표, 준비물 등을 전달한다. 그러나 학교 차원에서 사용하는 앱 이외에도 담임교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SNS 또는 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해마다 담임이 바뀔 때면 기존에 사용하던 앱이 아닌 다른 앱을 깔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은 가뜩이나 신경 쓸 것이 많은 새 학기에 알림장 앱까지 새로 설치해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실제로 엄마가 주요 회원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림장 앱 실행이나 조작법을 묻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교나 유치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학원에서도 개별적으로 출결상황이나 원생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알림장 앱을 활용하면서 학부모들의 불편은 더 심해졌다.

    각 학급 교사들이 서로 다른 알림장 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기존에 교육청 등이 주도해 만든 앱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탓이 크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개발한 ‘학교 쏙’을 시작으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지역 내 학교 통합 알림장 앱을 제작했지만,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거나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등의 이유로 현재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반면 교육업체들이 새로운 기능을 탑재해 만든 모바일 알림장 앱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검색 가능한 앱을 살펴보면, 알림장 앱이 20여개에 달한다. 이 밖에도 SNS를 통해 학교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학부모 간 교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각 앱마다 특성과 기능이 달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한 학부모는 “내주 정보를 제공하는 금요일에는 알림이 수도 없이 울린다”며 “차라리 이전처럼 아이에게 알림장을 쓰게 하는 것이 낫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 홈페이지에 일일이 접속하기보단 앱으로 확인하는 것이 편리하긴 하지만, 새 학기마다 다른 앱을 설치하고 활용법을 익히는 것은 부담된다”며 “한 학교에서는 알림장 앱을 서로 통일해 하나로 정해서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