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스크래치 교육의 명과 암

조선에듀

2018.03.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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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국영수코다”

SW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초∙중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코딩 교육 광풍이 불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딩이 향후 필수과목이 될 것이라는 점을 반영해 '국영수'가 아닌 '국영수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스크래치(Scratch) 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교들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부모 및 교사들의 스크래치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본 칼럼에서는 스크래치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꼭 알아야 하는 장단점을 정리해보겠다.

스크래치 프로그램은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SW 교육용 도구이다. C나 JAVA처럼 직접 타이핑 하지 않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퍼즐 맞추듯이 옮기기만 하면 된다. 8-16세 학생들이 코딩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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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래치 프로그램 예시 (출처: Scratch 홈페이지)

스크래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교육용 도구 중 하나이다. 총 사용자는 약 2600만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며, 이들은 현재까지 2900만여개의 프로젝트를 공유했고 430만개의 스튜디오를 생성했다. 시장 점유율이 제일 높은 국가는 미국이다 (46%, 1600만명). 2위인 영국이 8.3%, 3위인 호주는 3.8%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2.1%, 약 528,000명의 사용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크래치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본인들의 결과물을 전 세계 모든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간단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구글에서 발표한 리서치 결과는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한다. 이들은 39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크래치 수업을 진행한 후 7일 뒤에 설문 조사를 했는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니?’라는 질문에 교육 전에는 48%가 ‘Yes’라고 응답했지만, 교육 후에는 69%로 그 수치가 급증하였다. ‘나는 코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대답한 학생은 교육 전에는 38%였지만 스크래치 교육 후에는 74%로 약 2배 가량 올라갔다.  

하지만 스크래치는 단점 또한 분명하다. 8-16세가 권장 대상이긴 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학습 속도가 상당히 빨라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 이상부터는 단순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그 목적이 교육 자체이고 플래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에 비해 활용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직접 코딩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블록 형식으로 만들어진 코딩들의 순서만 고려하여 앞 뒤로 잇는 활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래치가 국내 코딩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다. 이는 표준화된 형식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교사들의 부담이 적어지고, 모든 교육기관들이 스크래치를 사용하면 동일 기준에 의한 시험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이 향후 직업을 갖게 되었을 때 실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보다 실용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필자의 추천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스크래치로 코딩 교육을 시작하되, 초등학교 5학년 이상부터는 GameMaker나 Unity같은 소프트웨어로 게임을 만들면서 좀더 상위레벨의 코딩 교육을 접하는 방식이다.

이미 미국 등 코딩교육을 일찍 시작한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SW 교육법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게임을 통한 코딩 교육에서는 아이들 스스로 원하는 규칙대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하게 코드를 짜며 끊임없이 사고하게 된다. 이러한 학습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단순히 코딩 능력뿐만 아니라 어떻게 코드를 짤지 고민해보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도 기를 수 있다. 여기에 학생들 여럿이 서로 의사 소통하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볼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협동심과 리더십까지 겸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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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래치는 코딩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이나 저학년에게 매우 적합한 교육용 도구이다. 하지만 우리가 코딩 교육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핵심 역량들을 고려해본다면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코딩을 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친구와 토론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고치는 일련의 과정들은 스크래치 이상의 코딩 교육에서 가능하다.

코딩 교육의 정답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앞서 코딩 교육을 시작했던 국가들을 참고해본다면 우리가 따라가야 할 길은 명확해 보인다. SW 교육, 스크래치를 영리하게 활용하되 집착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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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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